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갈림길에 선다. 어떤 길은 분명하게 보이지만, 어떤 길은 처음부터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흔히 멈춘다.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을 조금 돌아보면, 누군가 미리 깔아둔 길을 따라 걸었던 순간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스스로 만들어 왔던 순간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 또한 그러했다. 사연 없는 인생이 없듯, 나의 길 또한 곧고 단순하지 않았다. 처음엔 체육인이었다.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며 꿈을 키웠고, 이후 예술의 세계로 발을 들여 연예계라는 낯선 무대 뒤에서 삶을 배웠다. 그 시절, 나는 H.O.T.의 막내 매니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무대 뒤편에서 열정과 치열함이 세상을 움직이는 방식을 눈앞에서 보았다. 하지만 그것이 내 여정의 끝은 아니었다. 다시 체육인의 길로 돌아와 농구 지도자가 되었고, 지금은 대학 강단에 서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살아가고 있다.
체육인에서 예술인으로, 다시 체육인으로, 그리고 교육자로. 내 길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지만, 단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멈추지 않고 걸어왔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짧은 영상에서 들은 한 문장이 유난히 가슴을 울렸다.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시면 됩니다. 그것이 곧 길이 됩니다.”
이 단순한 문장 속에는 의외로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길이 안 보일 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전략도, 화려한 도약도 아니다. 꾸준함 그 자체다. 보이지 않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만이 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지금도 진로의 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한다. “이 길이 정말 나에게 맞는 길일까?”
어느덧 나이 50을 바라보는 지금도, 여전히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다. 하지만 그 고민 속에서도 내가 멈추지 않은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화려한 재능이 아니라, 무언가를 꾸준히 해온 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꾸준함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다. 꾸준함은 불확실함을 이겨내는 용기이며, 끝내 길을 만들어내는 힘이다. 길이 없다고 느껴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속도가 느려도 괜찮다. 하루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면 된다. 언젠가 그 길 위에는 나의 발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을 것이고, 그것이 또 다른 누군가의 이정표가 된다. 처음엔 혼자였지만, 나중에는 함께 걷는 사람들이 생긴다. 그것이 길을 만든 사람의 보람이다.
요즘 들어 나 역시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혹시 나만의 만족을 좇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맴돌 때마다, 나는 처음 걸었던 그 순간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시 걷는다. 누군가 만들어준 길이 아닌, 내가 걸어 만든 길을 믿기 때문이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처럼 인생의 큰 갈림길 앞에 서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수많은 고민과 불안 속에서 포기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나 역시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멈추지 않고 걸어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라. 계속 걸어가라. 그 걸음이 곧 길이 되고, 그 길이 누군가의 희망이 된다.
세상에 정석은 없다. 정답도 없다. 다만, 걷는 자에게만 길이 생긴다.
그러니 오늘도 묵묵히 걸어보자. 나 역시, 여러분과 함께 그렇게 걷고 있다.
#사진 - 국제스포츠전문지도자협회, 이형주교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