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시대의 리더십과 칸트의 ‘목적의 왕국’이 만나는 순간

정치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칸트적 관점

시대정신은 충돌이 아니라 반사와 조화에서 태어난다

 

따뜻한 배경 위에 한 인물은 명확한 표정으로, 다른 인물은 자연 풍경이 담긴 실루엣으로 표현된 두 캐릭터가 조화롭게 대비되는 장면

 

정치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장면은 단순한 정치적 갈등이나 세대 대립의 언어로 요약되지 않는다. 우리는 더 깊고 느린 층위에서 ‘시대정신’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방식으로 시각화되는지 질문해야 하는 지점에 와 있다.
밝은 얼굴의 인물과 어둠 속 실루엣이 나란히 놓인 한 장면은 과거와 현재, 경험과 가능성, 현실과 이상이 서로를 반사시키며 긴장과 조화를 만들어낸다.
이 구성은 칸트가 말한 ‘이성의 공공성’, 즉 개인의 판단이 공동체의 규범적 기준으로 이어지는 사유적 메커니즘을 떠올리게 한다. 시대정신을 해석하는 데 필요한 정치적 상상력은 바로 이러한 대비 속에서 출발한다.

 


오늘의 정치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개인의 영웅 서사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공동체적인 기반을 필요로 한다. 서로 다른 세대,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동일한 공간 안에서 보완 관계를 맺는 방식은 칸트의 ‘목적의 왕국’ 개념을 시각적으로 환기한다.
그는 “모든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한쪽의 표정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다른 쪽은 자연 풍경으로 채워진 실루엣으로 표현될 때, 우리는 개인과 공동체가 서로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읽게 된다.
이것은 특정 지도자가 누구인가를 넘어, 리더십이 어떤 윤리적 구조로 구성되어야 하는가라는 근본 질문을 우리 앞에 가져온다.

 


세대가 같지 않다고 해서 공론이 갈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경험, 다른 역사, 다른 시계를 가진 사람들이 한 프레임 안에서 공존할 수 있을 때 공론장은 더욱 고도화된다.
칸트는 사적 이성이 아닌 공적 이성의 사용, 즉 공동체 보편성을 위해 사고하는 역량을 시민의 핵심 능력으로 제시했다.
밝은 인물과 그림자 실루엣은 이 공적 이성이 작동하는 현장을 은유처럼 보여준다. 한쪽은 현실의 무게를, 다른 한쪽은 미래의 사유를 담고 있으며 둘은 충돌하지 않고 균형을 이루려 한다.
지금 한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이 균형, 즉 경험과 상상력이 함께 일하는 정치적 구조다.

 


정치란 결국 ‘현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싸움이기도 하다.
칸트는 이성이 실천적 영역에서 스스로 법칙을 수립한다고 보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정치적 상상력은 특정 진영의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시민 개개인이 세계를 재해석하고, 기존 판단을 춤추게 하며, 더 나은 공동 규약을 상상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리더십과 시대정신을 바라보는 시각적 은유들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합리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어느 정치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 모두를 향한 질문이다.

 

편지든, 이미지든, 정치적 메시지는 항상 ‘누군가에게’ 건네는 형식이다. 이 ‘누군가’는 특정 인물이라기보다 시대를 공유하는 시민 전체다.
칸트가 말한 공론장의 핵심은 시민이 각자의 이성을 스스로 사용하고,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며, 공동체 전체의 보편 규범을 생산하는 과정이다.
정치적 담론은 단지 갈등을 증폭시키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서로 다른 가치가 대화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실천 이성이 작동하도록 돕는 장이어야 한다.
시대정신은 바로 이런 공론장 속에서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움직인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소음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정작 ‘이성’이라는 단어가 실천되는 장면을 보기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세대적 경험이 다르더라도, 서로의 실루엣을 비추며 공존하려는 장면이 존재할 때 시대정신은 조용히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칸트가 강조한 이성의 공공성과 목적의 왕국은 결국, 정치적 상상력의 바탕에는 시민의 사유 능력이 있다는 오래된 진리를 다시 상기시킨다.


정치란 소란이 아니라 성찰이며, 경쟁이 아니라 공론이며, 갈등이 아니라 조화를 향한 행위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11.21 09:46 수정 2025.11.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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