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좋은 분이지." 당신이 착각하고 있는 그의 진짜 정체: 포스트모던 시대의 종교적 딜레마

-세상은 예수를 위대한 스승으로 타협하려 하지만, 그는 유일한 구원자로 우리 앞에 선다.

-성육신은 하나님이 인간의 비참함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우리와 함께 떠는 아픈 사랑이다.

-예수는 미치광이나 사기꾼이거나 아니면 진짜 하나님일 뿐이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우아한 저녁 파티의 불청객

 

상상해 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지혜롭다는 성인들이 모인 근사한 저녁 파티가 열렸다고 가정해 보자. 소크라테스, 공자, 석가모니, 그리고 현대의 지성인들이 원탁에 둘러앉아 와인을 마신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주제는 '진리'다.

 

"결국 모든 강물은 바다로 흐르는 법이지요." 누군가 말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요. 등산로는 달라도 정상은 하나 아니겠습니까?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지성인의 태도죠."

 

이 세련된 '상대주의'의 파티장은 따뜻하고 평화롭다. 그런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온다. 덥수룩한 수염에 먼지 투성이 옷을 입은 나사렛 출신의 목수, 예수다. 사람들이 그에게 묻는다. "어서 오세요. 당신도 좋은 길을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시죠?"

 

그런데 이 남자가 대뜸 찬물을 끼얹는 말을 던진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순간 정적이 흐른다. 사람들은 당황한다. '아니, 저 말은 너무 독선적이지 않나? 다른 길도 있다고 말해줘야 우리가 그를 껴주지.'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예수를 마주할 때 느끼는 첫 번째 당혹감이다. 세상은 예수를 '세계 4대 성인'이라는 부드러운 포장지에 싸서 박물관에 전시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포장지를 뜯어보면, 예수는 박물관 진열대에서 튀어 나와 우리 멱살을 잡는 충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예수를 사랑해요"라는 함정

 

많은 사람이 예수를 '위대한 도덕 선생님' 정도로 합의를 보려 한다. "원수를 사랑하라니, 얼마나 멋진 말인가! 인류애의 교과서지."

 

재미있는 사실은, 무슬림들도 예수를 끔찍이 아낀다는 것이다. 그들은 예수를 '이싸'라고 부르며 알라가 보낸 가장 위대한 선지자 중 한 명으로 존경한다. 꾸란에도 예수의 동정녀 탄생과 기적 이야기가 나온다. 

 

겉으로 보면 완벽한 평화 협정 같다. "기독교나 이슬람이나 불교나, 다 예수를 존경하니 된 거 아닌가?" 하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당신의 연인이 당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치자. "나는 당신을 정말 존경해. 당신은 내 인생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야."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면 이 말은 칭찬이 아니라 모욕이다. 연인은 파트너 이상의 존재, 나의 '전부'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종교, 특히, 이슬람은 예수를 '최고의 메신저(전달자)'로 대우한다. 하지만, 예수는 자신이 편지를 배달하러 온 우체부가 아니라, '편지 그 자체'라고 주장한다. 이 지점에서 예수는 세상의 '존경'을 거부하고 홀로 위험한 길을 걷기 시작한다.

 

수영 강사와 구조 대원의 차이

 

예수가 다른 성인들과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지점은 바로 '접근 방식'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깊고 어두운 지하 감옥이라고 가정해 보자. 우리는 죄와 죽음이라는 죄목으로 갇혀 있다. 다른 위대한 스승들은 감옥 창살 밖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다. "마음을 비우면 감옥도 천국이 됩니다."(깨달음) "하루에 다섯 번 절을 하고 규칙을 지키면 석방될 수 있습니다."(율법) "착하게 살면 다음 생에는 간수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윤회)

 

이 모든 것은 훌륭한 조언이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창살 밖'에 있다. 기독교의 '성육신(Incarnation)'은 장르가 다르다. 신이 창살 밖에서 책을 넣어주거나 마이크로 훈화 말씀을 하는 게 아니다. 갑자기 감옥 문이 열리더니, 왕이 화려한 옷을 벗어 던지고 죄수복을 입고 들어오는 것이다. 그리고 육중한 철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다.

 

그는 냄새나고 축축한 바닥에 우리와 함께 주저앉는다. "내가 너와 함께 여기에 있겠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수영 영법을 가르치는 '강사'가 아니다. 물속으로 뛰어들어 목덜미를 낚아채 줄 '구조대원'이다. 예수는 우리를 가르치러(Teach) 온 것이 아니라, 건져내러(Save) 왔다. 그래서 그는 신의 자리를 버리고 인간이라는 좁은 잠수복을 입고 이 땅에 뛰어든 것이다.

 

왕이 마신 독배

 

그렇다면, 왜 그는 죽어야만 했을까? 그냥 기적을 펑펑 터뜨리고 "짜잔, 나 신이다!" 하고 올라가면 안 되었을까? 여기서 '십자가'라는 미스터리가 등장한다.

 

이슬람이나 다른 종교에서는 신이 자신이 사랑하는 선지자가 비참하게 죽도록 내버려 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신은 전능한데 왜 패배해?" 그래서 그들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고 믿거나, 그 죽음을 실패로 본다.

 

하지만, 여기에 기독교만의 역설적인 '사랑의 방정식'이 있다.

 

한 왕국에 엄명(Law)이 있다. "반역자는 반드시 독배를 마시고 죽어야 한다." 그런데, 왕이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반역을 저질렀다. 왕은 '공의로운 재판관'이기에 법을 어기고 아들을 그냥 봐줄 수 없다. 그랬다간 나라의 기강이 무너진다. 동시에 왕은 '사랑의 아버지'이기에 아들이 죽는 꼴을 볼 수 없다.

 

진퇴양난의 상황. 왕은 어떻게 했을까? 왕은 재관석에서 내려와 아들에게 선고된 독배를 빼앗는다. 그리고 자신이 그 독배를 단숨에 들이킨다. 법(공의)도 지켰고, 아들(사랑)도 살렸다. 대신 왕이 죽었다.

 

이것이 십자가다. 타 종교인이 보기에 십자가는 '신의 무능력'이지만, 예수를 아는 이들에게 십자가는 '신의 아픈 사랑'이다. 창조주가 피조물에게 죽임을 당함으로써 피조물을 살려낸 사건. 이 말도 안 되는 드라마가 기독교의 심장이다.

 

미치광이, 사기꾼, 아니면...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영국의 지성인 C.S. 루이스가 우리에게 던진, 피할 수 없는 외통수 질문을 당신에게 건네고 싶다. 

 

만약 당신의 직장 동료나 이웃집 남자가 진지한 얼굴로 "나는 신이다. 나를 본 것은 곧, 신을 본 것이다. 내가 너의 죄를 용서한다"라고 말하고 다닌다면, 당신은 그를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루이스는 우리가 예수를 바라볼 때,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딱 세 가지뿐이며, 어정쩡한 중간 지대는 없다고 단언한다.

 

첫째, 미치광이(Lunatic)일 가능성이다. 루이스는 이를 설명하며 아주 기발한 비유를 들었다. 그는 예수가 신이 아닌데 신이라고 주장했다면, 그것은 "자신을 사람이 아니라 '반숙 계란(poached egg)'이라고 믿는 사람과 똑같은 수준의 미치광이"라고 말했다. 멀쩡한 사람이 진지하게 "나는 계란이야! 건드리면 노른자가 터져!"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그를 정신병원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를 우주의 창조주라고 착각하는 것은, 자기가 계란이라고 믿는 것만큼이나 현실 감각이 완전히 망가진 망상이라는 뜻이다.

 

둘째, 사기꾼(Liar)일 가능성이다. 자신이 신이 아닌 걸 뻔히 알면서도, 사람들을 속여 숭배를 받고 결국 지옥으로 끌고 가기 위해 연기하는, 역사상 가장 악질적인 거짓말쟁이일 수 있다.

 

셋째, 그 말이 모두 사실로, 진짜 신(God)일 가능성이다.

 

여기서 핵심은 '중간은 없다'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아, 나는 예수가 '신'인 건 안 믿지만, 참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도덕 선생님이라고 생각해"라며 점잖게 타협하려 한다. 하지만, 이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는 정신이 완전히 나간 '계란 망상 환자'나, 역사상 최악의 '사기꾼'을 향해 "위대한 4대 성인"이라 부르며 존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예수는 우리에게 '적당한 존경'을 받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는 우리에게 양자택일을 요구한다. 그를 미친 사람 취급하며 무시하든지, 아니면, 그 발 앞에 엎드려 "나의 주님"이라고 고백하든지. 안개처럼 모호한 세상 속에서, 예수는 녹지 않는 바위처럼 서서 당신에게 묻는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너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작성 2025.11.21 11:37 수정 2025.11.2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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