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음악이 울린 ‘통일의 떼창’ NMK On & One Korea, 객석을 하나로 묶다

국제 공모작부터 국악 협주곡까지, 통일과 화합을 품은 한국 창작음악의 밤

시민이 보낸 ‘우리의 소원은 통일’ 메시지, 공연장 전체가 함께 부른 마지막 합창

NMK “창작음악으로 시대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

NMK ‘On & One Korea’ 공연 모습(한경arte필하모닉, 국악앙상블-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 월드비전 합창단, On & One Korea 합창단)

한국 창작음악을 통해 통일과 화합의 가치를 노래한 NMK(Neue Musik aus Korea, 한국으로부터의 새로운 음악)의 프로젝트 공연 On & One Korea가 관객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후원하고 NMK가 주최한 무대로, 통일을 주제로 한 창작곡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결합해 음악이 사회적 메시지를 품는 방식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

 

공연의 문을 연 곡은 국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영국 작곡가 필립 로빈슨(Philip Robinson)의 작품 United in Peace였다. 한경 arte 필하모닉이 이 곡을 연주해 관객을 맞이했고, 서양 현대음악 어법 안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담아 한국의 통일 화두를 세계 보편의 언어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한국 무대에서 다시 되새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어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악장 서수복의 협연으로 국악 타악 협주곡이 무대에 올랐다. 진득한 장단과 타악의 에너지가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지며 분단과 갈등을 상징하는 긴장감, 그리고 이를 넘어 화해와 상생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전통 장단과 현대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관객에게 “전통도 새로운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월드비전 합창단이 부른 아름다운 세상은 부드러운 선율과 아이들의 음성이 어우러져 미래 세대가 꿈꾸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떠올리게 했다. 이어 On & One Korea 합창단이 나 하나 꽃피어를 노래하며 개인의 작은 실천이 모여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더해져 큰 울림이 되는 과정이 공연의 기획 의도와도 맞물렸다.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위촉된 창작곡도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정미선 작곡가의 신작 그곳에는 분단의 상처와 그 너머에 있을 화해의 풍경이 섬세하게 담겼다. 서정적인 선율과 절제된 화성이 어우러지며, 관객 각자가 떠올리는 통일의 이미지를 조용히 끌어올리는 구조를 취했다. 음악 안에서 직접적인 구호 대신 여백을 남김으로써, 객석이 스스로 의미를 채워 넣게 한 구성이다.

 

하이라이트는 윤현진 작곡가의 창작 작품 아리랑 2025였다. 이 곡은 전통 아리랑 선율을 바탕으로 서양 악기와 국악기가 함께 호흡하도록 구성한 작품이다. 익숙한 가락 위에 현대적인 리듬과 화성이 더해지면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한 무대에서 공존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관객은 끝까지 이어지는 강렬한 클라이맥스에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한국 창작음악이 가진 잠재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순간이었다.

 

이번 공연의 또 다른 축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었다. 사전 예약 단계에서 통일·화합 메시지를 공모해, 관객이 공연의 일부가 되도록 기획했다. 공모의 대상에는 오랫동안 한국인이 가슴에 품어온 문장,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선정됐다. 이 문구는 공연의 전체 주제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단순한 수상 문구를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대상 수상자 신지호 씨에게는 상금이 전달됐고, 무대 위에서는 수상 메시지가 다시 한 번 소개되며 공연의 의미를 되짚었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뒤 이어진 앙코르에서는 우리의 소원이 연주됐다. 지휘자 윤현진이 지휘봉을 들자,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객석에 앉은 전 관객이 자연스럽게 노래를 따라 불렀다. 공연장은 순식간에 하나의 거대한 합창 무대로 변했고, 통일과 화합이라는 추상적인 가치가 노랫소리와 호흡, 떨리는 공기 속에서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순간이 연출됐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눈시울을 붉히거나 서로 손을 잡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NMK 대표이자 지휘자인 윤현진은 공연을 마친 뒤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지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연주하는 동안 무대 위에서도 여러 번 감동의 순간을 느꼈고, 그 감정이 객석에도 잘 전해졌기를 바란다”며 “이번 공연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앞으로 NMK 활동에도 계속 관심을 보내 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NMK는 창작음악이 단순한 예술적 실험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MK는 On & One Korea가 한국 창작음악이 시대적 질문과 사회적 의제를 담아낼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향후에도 통일, 인권, 환경 등 다양한 주제를 음악으로 풀어내고, 국내외 무대를 통해 한국 창작음악을 널리 소개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해외 작곡가와의 협업, 국제 공모 확대, 시민 참여 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한국에서 시작된 목소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돕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공연 및 향후 프로그램에 대한 소식은 NMK 인스타그램 계정과 카카오 채널,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공연 영상 일부와 비하인드 스토리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공연장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도 이번 무대의 여운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On & One Korea는 한국 창작음악을 중심에 두고 통일과 화합이라는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주제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공연이다. 국제 공모를 통한 해외 작곡가의 참여, 국악과 서양음악의 융합, 시민이 직접 보낸 메시지까지 더해져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완성됐다.

이번 공연을 통해 창작음악이 사회적 메시지를 품고 대중과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통일 담론을 정치나 이념의 언어가 아닌 음악과 이야기로 풀어낸 덕분에 세대와 입장을 넘어선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한 국내 작곡가와 연주단체, 합창단에게는 새로운 레퍼토리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고, 관객에게는 “통일을 어떻게 기억하고 말할 것인가”를 차분히 되묻는 시간이 되었다.

 

NMK의 On & One Korea는 창작음악이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무대이다. 무대 위에서는 국악과 서양음악, 국내와 해외가 만났고, 객석에서는 세대와 생각이 다른 시민들이 하나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통일을 향한 길이 여전히 멀고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늘의 작은 합창이 미래의 변화를 향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음악으로 공유한 셈이다.

 

NMK는 앞으로도 창작음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전파하고, 한국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국내외 청중에게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의 여운이 다음 작품과 무대로 이어질지, 창작음악이 어떤 방식으로 또 다른 시대의 메시지를 품게 될지 주목된다.

 

엔엠케이 소개

NMK(독일어 ‘Neue Musik aus Korea(한국으로부터의 새로운 음악)’의 약칭, 엔엠케이)는 한국의 우수한 창작음악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열망으로 설립됐다. 2021년 서울시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됐으며, 젊은 연주자의 해외무대 연주기회 마련 및 한국의 새로운 음악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 구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국내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서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작성 2025.11.23 22:02 수정 2025.11.2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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