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 한 알로 차리는 저녁상, 디랩의 ‘채수담 비건 코인육수’


연근 농사를 짓는 한 농부가 연구실을 차리면 어떤 제품이 나올까. 경북 칠곡을 기반으로 한 식품기업 디랩이 내놓은 신제품 ‘채수담 비건 코인육수’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된 결과물이다. 집에서 멸치와 다시마, 각종 채소를 손질해 푹 끓이던 전통적인 육수 문화를,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작은 알 한 개에 옮겨 담았다.


디랩은 “건강한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직접 농사를 지은 국내산 재료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경북 지역에서 연근 농사를 짓고 가공장까지 운영하며 원료 수급부터 제품 생산까지 한 번에 책임지는 구조를 갖췄다. 회사는 이를 두고 “땅에서 식탁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소개한다.


이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제품이 이번에 출시된 ‘채수담 비건 코인육수’다. 채수담 온라인몰에서는 담백한 맛과 매콤한 맛 두 가지 제품이 먼저 선보였다. 두 맛 모두 ‘단독 구매 상품’으로, 한 팩당 1만 4천9백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매콤한 맛은 세 팩 묶음 구성이 별도로 준비돼 있다. 브랜드 측은 “가정에서 매일 쓰는 기본 육수를 대체할 수 있는, 채소 중심의 새로운 선택지”라고 설명한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알’이라는 형태다. 제품 리플릿과 패키지에는 동전 모양의 작은 코인이 여러 개 담긴 모습이 눈에 띈다. 국을 끓이거나 찌개를 만들 때, 코인 한두 알만 넣고 끓이면 기본 국물이 완성되는 구조다. 복잡한 손질 과정 없이도 일정한 농도의 육수를 만들 수 있어,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1인 가구나 늦은 밤 간단히 끓이는 라면, 떡국에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두 가지 맛의 콘셉트도 명확하다. 초록색 패키지의 ‘담백한 맛’은 연근과 표고버섯, 양파 등 채소의 부드러운 맛을 살린 순한 채수로, 국물 요리와 아이 반찬, 자극을 줄이고 싶은 아침 국 등에 어울린다. 제품 설명에서는 “맑고 부드러운 맛의 코인육수, 속 편한 한 끼가 필요할 때”라는 문구로 이 맛을 정의한다. 실질적으로 멸치나 고기 향을 싫어하는 소비자, 혹은 어린 자녀에게 가벼운 채소 국을 먹이고 싶은 부모층이 주 고객으로 예상된다.


노란색 패키지의 ‘매콤한 맛’은 청양고추의 칼칼한 향과 양파, 마늘의 깊은 풍미를 더한 버전이다. 리플릿에는 “자극 없이 개운한 육수”라는 표현이 적혀 있다. 일반 라면 스프나 육개장 베이스와는 달리, 혀에 오래 남는 매운맛이 아니라 찌개와 볶음 요리에 깨끗하게 스며드는 매콤함을 강조한다. 떡볶이, 부대찌개, 각종 볶음밥과 볶음면의 간단한 베이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맛이다.


이처럼 제품의 맛 구성이 단순하지만, 채수담이 강조하는 메시지는 꽤 복합적이다. 우선, 두 제품 모두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제품이다. 리플릿과 포장지에는 비건 인증 마크와 함께 HACCP 인증 표시가 크게 들어가 있다. 인공 조미료나 합성 첨가물을 넣지 않고, 채소 본연의 감칠맛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다.


디랩의 브랜드 스토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정직한 먹거리는 정직한 손에서 나온다”며, 농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직접 참여한다는 점을 거듭 밝힌다.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연과의 공존, 지속가능한 농업, 소비자와의 신뢰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다. 식탁 위 한 그릇의 국이 그 뒤편의 논밭과 농부의 노동을 떠올리게 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연근’이다. 디랩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연근 농사를 직접 짓고, 이를 가공해 제품의 주요 원료로 사용한다. 연근은 국내에서 흔히 국이나 조림에 쓰이지만, 이 회사는 한 발 더 나아가 연근을 ‘채수의 핵심 베이스’로 삼았다. 회사 소개에는 “기존 멸치·닭·쇠고기 베이스의 묵직한 맛을 뛰어넘는 연근 기반 천연 감칠맛 성분으로, 보다 건강한 채수를 지향한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브랜드 이름 ‘채수담’도 이 같은 철학을 반영한다. 채소 ‘채(菜)’, 물 ‘수(水)’, 이야기 ‘담(談)’을 조합해, 한 알의 국물 속에 채소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리플릿에는 “맑은 한 알, 따뜻한 한 그릇”이라는 문장이 반복된다. 바쁜 하루에도 따뜻한 식사를 차려주고 싶은 마음, 번거로운 육수 과정을 줄여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싶은 마음이 한 알에 압축돼 있다는 메시지다.


실제 패키지 디자인도 이러한 스토리를 세밀하게 담아낸다. 초록과 노랑, 두 가지 색상은 각각 부드럽고 맑은 맛, 개운한 매운맛을 상징한다. 전면에는 연근 단면을 모티브로 한 심벌이 크게 자리하고, 하단에는 코인육수 스틱이 투명한 창으로 보이도록 디자인돼 있다. 소비자가 “이 한 알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채수담 공식 온라인몰 역시 브랜드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쇼핑몰 초기 화면에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몸을 채우는 건강함과 마음을 채우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기를 바라는 분들을 위해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는 문구가 떠 있다. ‘채수담 한 알은 번거로운 육수 과정 없이도 고객의 식탁에 활기찬 에너지를 채워 줄 것’이라는 메시지로, 신제품의 사용 편의성과 라이프스타일 가치를 동시에 강조한다.


온라인몰에는 비건 코인육수 외에도 새로운 맛 카테고리, 공지사항, 상품 사용후기, Q&A, 자유게시판 등 소비자가 직접 의견을 남길 수 있는 창구가 운영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등 SNS 채널과도 연동돼 있어, 레시피 영상이나 요리 팁 등 콘텐츠를 통해 제품 활용법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채수담 코인육수를 사용하는 가장 큰 장점은 ‘일관된 맛’과 ‘시간 절약’이다. 집에서 그때그때 재료를 달리 넣어 끓이는 육수는 맛이 매번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반면 일정한 분량과 레시피로 제조된 코인육수는 누구나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 바쁜 직장인은 퇴근 후 냉장고 속 남은 채소와 두부, 코인육수 한 알만 있으면 간단한 채소탕이나 된장찌개를 빠르게 준비할 수 있다.


환경 측면에서의 의미도 있다. 동물성 육수에 비해 채소 기반 육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채수담 코인육수는 멸치나 육류 추출물을 사용하지 않고 연근과 버섯, 양파 등 식물성 재료로만 맛을 내기 때문에, 채식 지향 소비자나 플렉시테리언에게도 자연스러운 선택지가 된다. 완전한 비건이 아니더라도, 주 1~2회 정도는 식단에서 동물성 육수를 줄이고 싶어 하는 소비자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아이를 둔 가정이다. 자녀에게 인스턴트 스프 대신 조금 더 ‘정제된’ 맛의 국을 먹이고 싶지만, 일일이 육수를 끓일 여유가 없는 부모들에게 코인육수는 현실적인 타협안이 될 수 있다. 담백한 맛 제품은 자극적인 향과 맛을 최소화해 아이 반찬, 죽, 이유식 후반기 메뉴에 활용하기 좋다. 리플릿에도 “아이 반찬부터 국물요리까지 언제든 함께해요”라는 문장이 들어 있어, 가족 단위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식·급식 업계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이다. 최근 학교와 기업 급식 현장에서는 알레르기와 종교, 개인적인 식습관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났다.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제공할 수 있는 비건 육수 베이스를 확보하면, 메뉴 기획과 운영이 한층 수월해진다. 코인 형태 제품은 계량·보관이 편리하다는 점에서 대량 조리 환경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물론 소비자의 선택은 결국 ‘맛’이 좌우한다. 디랩은 이 부분을 의식한 듯, 연근을 중심으로 한 천연 감칠맛 연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회사는 “항산화와 면역력 강화, 혈액순환 개선에도 좋은 채수를 지향한다”고 소개하면서도, 맛의 풍부함을 우선적으로 내세운다. 채소로만 우려낸 국물이라 심심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채수담 비건 코인육수는 아직 출시 초기 단계다. 그러나 국내 연근 농부가 직접 세운 식품기업이 비건 육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한 알씩 꺼내 쓰는 코인 형태와 연근 베이스라는 차별화 포인트, 그리고 “정직한 먹거리는 정직한 손에서 나온다”는 브랜드의 메시지가 어느 정도 소비자의 공감을 얻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밥상 위 국 한 그릇은 언제나 식사의 시작을 알리는 존재다. 디랩의 채수담 코인육수는 이 친숙한 한 그릇에 작은 변화를 제안한다. 멸치 대신 연근, 묵직한 고기 국 대신 가벼운 채소 국, 손이 많이 가는 육수 대신 손끝으로 꺼내는 코인육수. 바쁜 도시인의 부엌 서랍 속에서, 이 작은 알 한 개가 어떤 새로운 일상 풍경을 만들어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성 2025.11.24 19:38 수정 2025.11.2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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