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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칼럼] 61화 내 사랑들에게 전하는 편지 – 1주년 기념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이 편지는 내가 매일 쌓아가는 사랑의 방식이다

사랑은 마음에만 두면 사라지고, 글로 적으면 남는다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김기천 칼럼니스트]

 

1년 전, 한 문장이 나를 멈춰 세웠다

2024년 11월 25일. 한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한성희 작가가 딸에게 전하는 편지 38편의 모음집이었다. 그 책은 조용했지만 묵직했다. 인생을 먼저 걸어본 어른이 다음 세대를 향해 건네는 마음의 온도였다. 그중에서도 오래 머물렀던 문장이 있었다.

 

“모든 걸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설령 네가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해도 나는 너를 응원한다.” 

책장을 덮고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나는 가족에게 마음을 충분히 전하고 있는가?”

 

그 질문이 새로운 결심으로 이어졌다.

“오늘부터 편지를 쓰자. 이 마음을 기록하자.”

 

내 사랑들에게 보내는 편지, 그 첫날

그날, 노트 한 권을 펼쳤다. 위쪽 반 페이지에는 아들에게, 아래 반 페이지에는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어설프고 서툴렀지만 진심은 분명했다. 그날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편지를 썼다. 

 

오늘의 일상, 아이의 표정, 아내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 고마움, 사랑, 때로는 혼자만 품고 있던 고민까지. 적다 보니 어느 순간, 이 편지는 내 하루의 마침표가 되었고 내 마음의 체온을 지켜주는 루틴이 되었다.

 

365일의 기록이 말해준 것

2025년 11월 25일. 드디어 1년이 되었다. 노트를 펼치면 365개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아들의 웃음과 성장, 아내와 나 사이의 작고 소중한 순간들, 미안함과 다짐, 사랑과 고마움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희미해지지만 글로 남겨두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1년간의 편지는 그 사실을 온전히 증명해주었다.

 

편지는 마음의 증거였다

편지를 쓰는 동안 여러 번 이런 생각이 스쳤다.

“역시 사랑은 표현해야 하는구나.”
“내가 적는 이 한 줄이 언젠가 가족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겠구나.”

 

여섯 살인 아들은 지금 이 편지를 모두 읽지는 못하겠지만 언젠가 아빠가 어떤 마음으로 아빠가 되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 옆에서 함께 자라주었는지 이 기록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을 말로 다 하지 못한 만큼 수없이 적었다. 함께 살아간다는 건 말보다 침묵으로 흘러가는 시간이 많지만 그 침묵 속에서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이 이 노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또 하나의 약속을 적는다

1년을 채운 지금, 나는 또 하나의 다짐을 한다.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다. 1년을 채웠다면 이제 2년을 향해, 2년이 지나면 3년을 향해 나아가며 우리 가족의 역사를 이 노트 안에 계속 채워 나갈 것이다. 이제 이 편지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우리 가족이 함께 만든 삶의 책이며 내가 매일 쌓아가는 사랑의 방식이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사랑은 마음에만 두면 사라지고, 글로 적으면 남는다.
“나는 지금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마음을 ‘남기고’ 있는가?”

 

오늘 나는 조용히 다짐한다.
“내 사랑들에게 전하는 편지는 앞으로도 계속 써내려가자.” 이 기록들이 언젠가 아들과 아내에게 세상 어떤 선물보다 따뜻한 기억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한 페이지를 천천히, 그러나 진심으로 적어 내려간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1.26 11:18 수정 2025.11.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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