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온더붓 캘리그라피’ 이현미 대표 “손끝에서 피어나는 마음의 언어, 글씨로 마음을 전합니다.”

붓과 펜으로 감성을 그리는 공간

 

▲ 대전 중구 '온더붓 캘리그라피' 이현미 대표

 

대전 중구 중촌동. 유리창 너머로 잔잔한 음악과 함께 붓끝이 종이를 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이곳은 ‘온더붓 캘리그라피’, 손글씨와 그림, 감성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이현미 대표는 건축 전공자에서 손글씨 예술가로 삶의 방향을 바꾼 사람이다. 그녀는 “글씨를 쓰는 시간은 나를 치유하는 시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어릴 때부터 문학 소녀였어요. 글 읽는 걸 좋아했고, 시를 쓰고 발표하던 게 제일 즐거웠죠.” 이현미 대표는 문학과 미술을 좋아하던 학생이었다. 그러나 대학에서 선택한 전공은 건축공학이었다.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예쁜 설계를 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계산과 도면 중심이었어요.” 전공을 살리지 못한 채 여러 일을 거치다 육아에 전념하던 어느 날, 아이의 어린이집 등원으로 생긴 짧은 자유시간이 인생을 바꿨다.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붓으로 삐뚤빼뚤 써진 글씨를 봤는데, 그 불완전함이 너무 멋있었어요. 시간이 생기자마자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 시간이 완전한 힐링이었어요.”

낮에는 아이를 돌보고 밤에는 글씨를 썼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새벽까지 글씨를 썼어요. 그 시간이 제 자신으로 돌아오는 유일한 시간이었죠.”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를 배우며 실력이 쌓이자 자연스레 출강 문의가 들어왔다. “처음엔 우연히 강의 요청이 들어왔어요. 그렇게 3~4년 정도 강사로 활동했죠.” 그러다 둘째를 임신하면서 출퇴근이 어려워졌다. “출강은 어렵지만 이 일을 놓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작업실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은 공간을 열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곳이 지금의 ‘온더붓캘리그라피’다. 이곳은 단순한 공방이 아니라 사람들이 글씨로 감정을 표현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공간이다.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이현미 대표의 교육 철학은 ‘과정 중심’이다. “예쁜 글씨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배우는 사람이 어렵지 않게 따라올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끊임없이 연구해요. 캘리그라피는 결국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니까요.”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그녀의 수강생들은 유독 열정적이다. “숙제를 내주면 다 해오세요. 집에서도 계속 쓰고, 창작해 오세요. 서로서로 열정이 전염되는 분위기예요.”

“낯가림이 심해서 사람 상대하는 게 어려울 줄 알았는데 캘리그라피를 배우러 오는 분들은 대체로 따뜻한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수업이 항상 즐겁습니다.”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공방의 또 다른 매력은 공간 자체다. “작업하면서 창밖을 보면 봄엔 벚꽃이 흩날리고, 여름엔 초록빛이 가득해요. 가을엔 낙엽이 지고 겨울엔 눈이 내리죠. 그 계절의 변화를 보며 글씨를 쓰는 게 참 좋아요.”

그녀는 이 공간을 “나를 닮은 정원”이라 표현했다. “그냥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고 하시죠.”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글씨 한 줄이 누군가의 위로가 되기도 해요.”

이현미 대표는 수많은 수강생들을 만나며 잊지 못할 순간들을 여전히 마음에 품고 있다. “세종 도서관 출강 때 한 할머니께서 수첩을 내미시더라고요. 직접 적어둔 글귀가 빼곡히 적혀 있었어요. ‘하고 싶은 거 실컷 하자’ 그 문장을 써달라 하시는데 그 말 자체가 그분의 인생 같아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또 다른 기억은 글씨를 잘 모르는 어르신이었다. “연필 잡는 법부터 배우시던 분이 계셨어요. 글씨를 쓸 수 있게 되었다고 너무 고마워하시며 90도로 인사하셨는데, 그 모습이 잊히질 않아요. 그분들에겐 글씨 한 줄이 평생의 소원이었던 거죠.”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온더붓캘리그라피에는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한다. “초등학생은 연필 잡는 법부터 배우고, 어르신들은 서예 감각이 있어 붓을 능숙하게 다루세요. 서로 ‘너무 잘한다’며 칭찬하고 웃어요. 글씨가 세대의 벽을 허무는 순간이에요.”

 

▲ 사진 = 온더붓 캘리그라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현미 대표는 조용히 말했다. “글씨도 사람처럼 자라요. 초창기엔 풋풋하고, 시간이 지나면 익죠. 많은 분들이 ‘왜 내 글씨는 안 예쁠까’ 조급해하시는데,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해요. 지금의 글씨를 사랑하고, 그 여정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캘리그라피는 특별한 재료나 큰 투자가 필요 없어요. A4용지 한 장, 펜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시작할 수 있죠. 손으로 글씨를 쓰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 안의 생각이 정리돼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어르신들에게도 이 예술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누구나 할 수 있고,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예술이거든요.”

 

▲ 캘리그라피 작업중인 이현미 대표

 

이현미 대표의 붓끝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삶의 감정을 담는 매개였다. ‘온더붓캘리그라피’는 글씨를 잘 쓰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예쁘게 써 내려가는 곳이었다.

그녀의 말처럼 — “글씨는 익어가는 삶의 여정이다.”

그 여정 속에서, 오늘도 누군가는 자신만의 한 줄을 써 내려가고 있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ontheboot

작성 2025.12.05 22:15 수정 2025.12.0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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