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추진 중인 농어민기회소득과 농촌기본소득 정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생활 안전망’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어민의 불안정한 소득 구조를 보완해 농촌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려는 정책 취지가 주민들의 일상 속에서 구체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포천에서 쏘가리 양식을 하는 이도근 구름내양어장 대표는 농어민기회소득을 “버티게 해주는 힘”에 비유한다.
양식이 까다로운 희귀 어종을 다루다 보니 하루라도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기회소득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 대표는 “신청 절차가 면사무소에서 간단히 신청할 수 있어 부담이 적었다”며 “바쁜 시기에도 끼니를 챙기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체감 효과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업에 뛰어들려는 청년이 줄어드는 현실을 생각하면, 청년 어민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천군 청산면에서는 농촌기본소득이 지역 분위기 자체를 바꾸고 있다. 10년째 이곳에 거주 중인 이효승 씨는 “기본소득이 지급된 이후 동네에 사람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에 따르면 지급 이전에는 빈집이 눈에 띄었지만, 현재는 공실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주 여건이 달라졌다.
기본소득을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변화를 키웠다.
외부에서 창업을 위해 유입되는 소상공인이 늘고, 주민들 역시 매달 일정한 소득을 바탕으로 소비와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노인 인구 비중이 높은 농촌 현실에서 기본소득은 심리적 안정 효과도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어르신들이 기본소득을 받으며 자녀들의 용돈 부담을 덜고, 스스로의 돈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며 “농촌 지역으로 확산된다면 지역경제와 노인 복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장 반응의 배경에는 경기도가 추진해온 기본소득 정책 실험이 있다.
농어민기회소득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소득이 불안정한 농어민을 대상으로 일정 소득을 지원하는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표 정책 중 하나다.
올해 경기도는 청년·귀농·환경농어민을 포함한 25개 시군 19만300여 명에게 월 5만~15만 원, 연 최대 18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농어업 경영체에 등록된 경영주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도 대상에 포함되며, 거주·영농 기간 요건 역시 비교적 완화돼 접근성이 높다.
경기도는 내년 정책 효과 분석 연구를 통해 성과와 개선 과제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농촌기본소득은 민선 7기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시절 도입된 정책으로, 특정 농촌 지역에 실거주민에게 매월 15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연천군 청산면은 2021년 시범 지역으로 선정돼 2022년부터 지급이 시작됐다.
올해 중간 효과 분석 결과, 정책 시행 이후 삶의 만족도와 사회적 관계 등 다수 지표가 개선됐고, 인구도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 순환 효과를 보여주는 LM3 지수 역시 1.97을 기록해, 투입 예산 이상의 지역 내 경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농촌기본소득은 내년부터 정부 주도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으로 확대된다.
연천군은 전국 10개 시범 지역 중 하나로 선정, 경기도는 연천군이 부담해야 할 지방비의 절반을 지원해 연간 약 24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향후 도·연천군·경기연구원·지역화폐 운영기관 간 협의체를 통해 온라인 신청 시스템 구축과 운영 방식 개선, 지역균형 발전 효과 극대화 방안 논의한다.
현장에서는 “정책이 숫자가 아니라 삶으로 체감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어민기회소득과 농촌기본소득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농어촌이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도의 기본소득 실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