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있어도 못 이기는 경우, 권리행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등록상표라도 출처표시 기능 벗어나면 보호 어려워

선사용권 인정 시 침해금지 청구 기각 사례 잇따라

병행수입·중고 거래, 원칙적으로 상표권 통제 불가

상표를 등록하면 모든 유사 사용을 배제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상표권의 효력은 일정한 범위에서 제한된다. 상표법과 판례는 공정사용, 보통명칭화, 권리소진, 선사용권 등 다양한 사유를 통해 상표권자의 권리행사를 제한하고 있으며, 실무에서는 이로 인해 상표권자가 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상표를 등록하면 모든 유사 사용을 배제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상표권의 효력은 일정한 범위에서 제한된다. 상표법과 판례는 공정사용, 보통명칭화, 권리소진, 선사용권 등 다양한 사유를 통해 상표권자의 권리행사를 제한하고 있으며, 실무에서는 이로 인해 상표권자가 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진=Unsplash

 

상표권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다. 따라서 등록 자체만으로 시장에서의 모든 표현이나 경쟁을 배제할 수 있는 절대적 권리는 아니다. 상표법은 일정한 경우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거나, 권리행사가 제한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한 사유 중 하나는 공정사용이다. 타인이 등록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지를 사용하더라도, 그것이 출처표시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로 보지 않는다. 상품의 성질, 품질, 용도, 원재료, 효능 등을 설명하기 위한 사용이나, 자기 성명이나 상호를 선의로 사용하는 경우, 소비자를 오인시키지 않는 비교 광고나 정보 제공 목적의 사용이 이에 해당한다. 핵심 판단 기준은 해당 표지가 수요자에게 브랜드로 인식되는지, 아니면 단순한 설명으로 인식되는지 여부다.

 

상표의 식별력이 상실되는 보통명칭화도 중요한 제한 사유다. 등록상표라 하더라도 특정 기업의 브랜드가 아니라 상품 자체를 지칭하는 일반명칭으로 인식되면 더 이상 보호받기 어렵다. 상표권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상표를 명사처럼 단독 사용하지 않고, 보통명칭과 함께 사용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권리소진 원칙 역시 상표권 행사를 제한한다. 상표권자 또는 정당한 사용권자가 적법하게 상품을 판매한 이후에는 해당 상품에 대해 재판매나 중고 거래, 병행수입을 통제할 수 없다. 다만 상품의 본질적 품질이 훼손되거나, 상표의 신용을 해칠 정도로 표시나 포장이 변경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선사용권도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쟁점이다. 타인이 상표 등록 이전부터 국내에서 부정한 목적 없이 계속 상표를 사용해 왔고, 그 결과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고 있었다면, 해당 사용자는 등록상표가 있더라도 기존 사용 범위 내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선사용권은 상표권을 무효로 만드는 권리가 아니라, 침해 주장에 대한 방어권으로 기능한다.

 

이와 함께 상표법은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경우, 상품의 산지·품질·용도 등을 통상적으로 표시하는 경우, 상표 기능과 무관한 장식적 사용 등에 대해서는 애초에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표권 행사가 권리남용으로 판단되는 경우도 있다. 출처 혼동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과도하게 침해를 주장하거나, 경쟁자 배제를 목적으로 경고장을 반복적으로 발송하는 경우에는 상표권이 존재하더라도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 법원은 상표권 행사가 제도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권리남용 여부를 판단한다.

 

실무에서는 상표 침해를 주장하기 전에 해당 사용이 과연 상표 사용에 해당하는지, 소비자 혼동 가능성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상대방에게 선사용권이 인정될 여지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검 없이 제기된 분쟁은 상표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상표권은 강력한 권리이지만, 그 효력은 무제한적이지 않다. 등록 이후의 사용 관리와 권리행사 전략이 상표 분쟁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길 수 있는 사건인가”에 대한 선제적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칼럼니스트  특허법인 서한  변리사 김동운
  • www.seohanip.com / blog.naver.com/seohanip2
  • ipdwkim@gmail.com / 02-553-0246 / 010-9124-3731 
  •  
  • 학력
  •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 경력
  •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반
  • 발명진흥회 특허기술평가 전문위원
  • 발명진흥회 지식재산 가치평가 품질관리 외부전문가
  •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지원단
  • (사)서울경제인협회 지식재산 자문위원
작성 2025.12.24 09:29 수정 2025.12.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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