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통 속에서 피어난 은총’
— 김회권 교수의 도스토옙스키 기독교 해석학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의 죄와 구원의 문제를 누구보다 집요하게 탐구한 작가다. 그의 소설은 인간 존재의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신의 은총을 향한 절규이며, 동시에 인간 구원의 가능성을 향한 문학적 신앙고백이다.
김회권 교수의 저서 『기독교의 눈으로 고전 읽기: 도스토옙스키 편』(PCKBOOKS, 2025)은 이러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성경의 빛 아래에서 다시 읽기”라는 명확한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죄와 벌』,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흐르는 주제 — 죄, 고통, 회개, 구원 — 을 통해 김 교수는 인간의 영혼이 은총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2025년의 마지막 날, 이 책은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의 한 해 속 고통은, 혹시 은총으로 향하는 여정이 아니었는가?”
김회권 교수는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을 단순한 리얼리즘이 아니라 ‘성경의 서사를 품은 인간학’으로 본다.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는 교만의 죄로 인해 파멸하지만, 그의 회개는 탕자의 귀향처럼 하나님의 품으로 되돌아오는 길이다. 『백치』의 미시킨 공작은 세상의 불의 속에서도 끝까지 선함을 잃지 않는 그리스도의 화신이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알료샤는 인간 절망의 한가운데서 믿음을 지켜내는 신앙의 모델이다.
김 교수는 이 세 인물을 통해, “인간의 구원은 이성의 논리가 아니라, 사랑의 신비로 완성된다”고 말한다.
그의 해석은 신학의 언어로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을 새롭게 번역하는 시도이자, 신앙이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 진리’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김회권 교수는 도스토옙스키의 고통 서사를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이 스며드는 틈”으로 본다.
『백치』의 미시킨이 세상 속에서 파멸하는 과정은 ‘순수의 실패’가 아니라, ‘사랑의 증언’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이반이 신을 부정하며 토로하는 고통은 신을 향한 무의식적 갈망의 표현이며, 그의 회의 속에도 여전히 구원의 불씨가 타오른다.
이처럼 김 교수의 시선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본다. 그는 말한다.
“고통은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시간이 아니라, 인간 안에서 말씀하시는 시간이다.”
2025년의 끝에서 이 메시지는 유난히 따뜻하게 다가온다.
우리의 상처와 흔들림 속에서도, 은총은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문학과 신학의 경계를 허무는 데 있다.
김회권 교수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신학의 다른 이름”이라 부른다.
그의 문학은 인간의 절망을 통과해 신의 침묵을 듣는 여정이며, 그 침묵 속에서 인간은 자기 자신과 마주한다.
김 교수는 말한다. “문학은 인간의 고백이며, 신학은 그 고백의 응답이다.”
따라서 도스토옙스키를 읽는 일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신 앞에 서는 기도의 행위와도 같다.
그의 통찰은 신앙이 교회 담장을 넘어, 인간의 일상 속에서 다시 살아 숨쉬게 만든다.
『기독교의 눈으로 고전 읽기: 도스토옙스키 편』은 단순한 문학 해설서가 아니다.
이 책은 고전의 언어로 오늘의 우리에게 말을 건다.
“고통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은총이 시작되는 자리다.”
2025년 12월 31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김회권 교수의 메시지는 새해의 신앙적 방향을 제시한다.
비록 세상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인간은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우리 안에서 여전히 일하신다.
우리가 상처를 견디며 하루를 살아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은총의 증거다.
2026년을 맞이하며, 이 책은 독자에게 조용히 권한다.
“새해에는 두려움보다 희망을, 절망보다 은총을 선택하라.”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빛은 어둠 속에서 더욱 선명하다.”
새로운 해가 밝아올 때, 도스토옙스키의 문장은 신앙의 언어로 다시 우리 마음속에 울릴 것이다
고통을 품은 희망이, 은총으로 피어나는 그날을 향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