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일상의 필수로 자리 잡은 시대가 도래했으나, 국가 간 인프라 격차로 인한 ‘디지털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글로벌 AI 이용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AI 활용 능력 차이는 가파르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격변 속에서 한국은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I 장관' 앞세운 UAE의 독주와 한국의 가파른 추격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로 조사됐다. 경제활동 인구의 64%가 AI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위인 싱가포르(60.9%)를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UAE의 성공은 일찌감치 예견된 결과다.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AI 전담 부처를 신설하고 국가 차원의 로드맵을 가동한 덕분이다.
주목할 점은 대한민국 역전극이다. 한국은 불과 반년 만에 AI 이용률 순위가 25위에서 18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용률은 30.7%에 달하며, 특히 챗GPT 유료 구독 시장 규모에서는 종주국인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형 AI의 성공 방정식: 정책, 성능, 그리고 '지브리 스타일' 활용
한국의 이례적인 성장은 세 가지 핵심 동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주효했다. 2025년 9월 국가 AI 전략위원회 출범과 함께 'AI 기본법'을 제정하며 산업 진흥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
기술적 진보 역시 결정적이었다. 초기 모델인 GPT-3.5는 한국 수능 문제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했으나, 최신 모델인 GPT-5는 전 과목 만점을 기록할 정도로 한국어 이해도가 완벽해졌다. 언어 장벽이 허물어지자 전문직 종사자부터 일반 학생까지 AI를 업무와 학습에 실질적으로 투입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트리거'가 대중화를 이끌었다. 2025년 초 SNS를 강타한 '지브리 스타일 AI 이미지 생성' 열풍은 기술에 막연한 거부감을 느끼던 대중을 끌어들이는 입구 전략이 됐다. 시각적 즐거움으로 AI를 처음 접한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생성형 AI의 비즈니스 도구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딥시크'의 역습과 심화하는 디지털 불평등
기술 종주국인 미국은 이용률 28.3%로 24위에 머물며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이는 첨단 기술의 개발 역량과 대중적 보급 확산은 별개의 문제임을 시사한다. 특히 AI 사용률 증가 상위 10개국이 모두 고소득 선진국에 집중되면서, 기술 자본이 풍부한 국가들이 혜택을 독점하는 양극화 현상은 2026년의 주요 사회적 과제로 부상했다.
이 틈새를 공략한 것이 중국의 '딥시크(DeepSeek)'다. 딥시크는 완전 무료화와 접근 편의성을 무기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복잡한 가입 절차와 결제 수단이 필요 없는 중국산 AI는 저개발 국가에서 서구권 AI보다 최대 4배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는 향후 글로벌 AI 표준과 규제 주도권을 놓고 벌어질 '기술 패권 전쟁'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본 리포트는 한국이 제도적 뒷받침과 언어 성능 향상, 문화적 트렌드를 결합해 세계적인 AI 활용 선도국으로 도약했음을 증명한다. 다만, 선진국 중심의 기술 독점과 중국의 무료 보급 전략이 충돌하면서 글로벌 AI 지형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국은 단순 활용을 넘어 AI 윤리와 표준 제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자산이다. 한국이 보여준 비약적인 성장은 기술 수용성을 높이는 정책과 문화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