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온라인 공간은 정보 교류의 장을 넘어 체제에 대한 은유적 저항이 분출되는 해방구로 변모했다. 그 중심에는 뜬금없어 보이는 고전 소설 홍루몽이 있다. 더우인의 블로거 치과멍주가 올린 영상 하나가 기폭제가 됐다. 그는 작품 속 비극을 개인의 운명이 아닌 1644년 명나라 멸망 이후 단절된 문명에 대한 애도로 풀이했다.
이 해석은 삽시간에 수만 개의 댓글을 불러모았다. 독자들은 명나라의 멸망에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문구를 복사하며 자신들의 처지를 대입하기 시작했다. 취업난과 고강도 통제 속에서 미래를 잃어버린 청년들은 이 소설에 현재 자신들이 겪고 있는 상실감을 투영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움직임을 단순한 유행으로 치부하지 않았다. 저장성 선전부는 성명을 통해 1644년 사관이 역사적 연속성을 부정한다며 이례적으로 강력하게 비판했다.
1644년은 만주족의 청나라가 세워진 해로 현재 중국 영토인 신장, 티베트, 동북 3성이 편입된 기점이기도 하다. 만약 청 왕조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이를 식민 통치로 규정하는 논리가 확산되면 공산당이 주장하는 국가 통합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당국이 역사 해석 하나에 초긴장 상태를 보이는 이유는 그것이 곧 현재 체제의 정당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열이 강화될수록 저항의 방식은 더욱 교묘하고 파괴적으로 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용어에서 유래한 대충탑 운동이 대표적이다. 이는 방어 장비 없이 적의 성탑으로 돌격하는 자살 공격을 의미하는데, 삭제될 것을 알면서도 체제 비판적인 댓글을 남기거나 시진핑 주석의 사퇴를 암시하는 암호를 이모지와 섞어 게시하는 행위를 뜻한다.
문화대혁명 시기를 다룬 영화 방화의 재해석 영상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자 당국이 이를 즉각 삭제한 사례는 현재 청년층의 분노와 당국의 위기감이 어느 지점에 닿아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모든 현상의 뿌리에는 경제 둔화가 있다. 과거 고도성장의 혜택을 누렸던 부모 세대와 달리 현재의 청년들은 사상 최악의 취업난과 계층 고착화에 직면해 있다. 직접적인 항의가 불가능한 환경에서 역사 사건은 가장 강력한 은유이자 무기가 된다. 1644년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년도가 아니라 억눌린 자들의 연대 기호가 되었다. 중국 당국이 역사와 문화, 게임 은어까지 동원된 이 디지털 저항을 외부 세력의 분열 조장으로 몰아세우고 있지만,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절망의 목소리를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