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언론협회가 권순기 경상남도교육감 출마예정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권 출마예정자는 경남의 경제 규모와 인구 지표가 커졌지만, 교육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남의 경제 규모나 인구는 작년 전국 3위로 올라섰는데, 경남 교육을 보면 문제점이 많다”며 “도민의 자존심,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권 출마예정자는 과거 경남 교육이 전국 상위권이었던 시절을 언급하며 “최소한 그 정도 수준까지는 다시 올려놓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교육의 경쟁력을 회복해 ‘경남도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중도·보수 단일화, 실망감 주는 방식은 안 된다…신뢰·원칙 회복이 먼저”
최근 논란이 된 중도·보수 단일화 과정에 대해선 “도민에게 실망감과 불통으로 다가간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권 출마예정자는 “보수가 교육에서 보여줘야 할 가치는 믿음·원칙·신뢰·자신감”이라며 “지금 방식은 오히려 그 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단일화 과정이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를 극복하고 도민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주는 과정을 만들어낸다면, 보수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교육만으로 여기까지 왔다…융합 백그라운드와 책임 경영 경험이 강점”
권 출마예정자는 최근 언론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오른 배경으로 ‘공교육 기반 성장 서사’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시골 산골에서 초·중학교를 나오고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뒤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 석·박사를 했다”며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점이 크게 어필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교육의 방향으로는 ‘융합’을 제시했다. 사범대 출신으로 시작해 자연과학·공학 기반의 학문과 실무 경험을 쌓아 왔다는 점을 들어, 교육 현장의 융합 교육을 설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큰 기관을 맡아 책임지고 경영해 본 경험,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라는 평가”도 도민의 선택 이유로 꼽았다.
■“평준화냐 수월성이냐가 아니다…헌법 31조 ‘능력에 따른 균등 기회’가 기준”
평준화 교육과 수월성 교육의 논쟁에 대해서는 이분법을 경계했다. 권 출마예정자는 헌법 31조 1항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기준으로 내세웠다.
그는 “우수한 학생은 더 잘할 수 있게, 평범한 학생은 그 자리에서 성장하게, 도움이 필요한 학생도 자기 위치에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교육”이라며 “평준화냐 수월성이냐보다 각자의 성장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하는 교육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트앤스포츠데이, 예체능·리더십·인성까지 묶는 교육 플랫폼”
권 출마예정자가 강조하는 ‘아트 앤 스포츠 데이’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교육을 공부만으로 보는 게 아니라 예술·체육도 능력에 따라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예체능에서 두각을 보이는 학생들이 경남을 떠나는 현실을 언급하며, 지역 안에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생활 속 예체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누구나 좋아하는 운동 하나, 다룰 수 있는 악기 하나쯤 갖고 싶어 한다”며 “모든 학생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하고 싶은 종목 하나는 잘하게 만드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성교육을 결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었다.
권 출마예정자는 입시 제도와의 연관성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좋은 대학들은 성적뿐 아니라 예체능 역량, 리더십까지 본다”며 “공부만 잘하는 학생보다 예체능을 하고 리더십을 갖춘 학생이 사회적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산 롯데백화점, 교육청 예산 ‘독박’은 반대…국가·지자체 매칭으로 문화공동체 만들 수 있다”
마산 롯데백화점(마산점) 활용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교육이 지역 공동화 해법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교육청이 모든 예산을 대서 해결하라고 하면 반대”라면서도, 국가·도·시 지원 사업에 교육청이 ‘교육적 요소’를 매칭하는 방식이면 예산 확보가 오히려 쉬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공간을 늘봄·돌봄 등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 문화 기능을 결합한 복합 플랫폼으로 구상했다. “교육청 행정 기능뿐 아니라 늘봄·돌봄 행사가 가능하고, 인근 창동 문화예술인촌과 연계하면 문화예술인들도 살고 지역도 살아나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12년 진보 교육, 도민이 꼽은 1순위는 인성…교권은 학습권 관점으로 풀어야”
지난 12년간 진보 교육감 체제에 대한 평가를 묻자 권 출마예정자는 ‘현장 인식 조사’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기초학력 문제가 1등일 줄 알았는데, 도민들은 학생 인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학력과 교권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교권 문제는 ‘학습권’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교권만으로 접근하면 학생 인권 침해 논란이 생기는데, 학습권 차원에서 접근하면 해결이 쉬워진다”는 주장이다.
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경남교육청의 건전성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심각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교육청 예산이 전반적으로 줄긴 했지만, 경남은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고 직속기관이 많아 학교 현장에 직접 쓰는 경비가 줄어든 구조”라며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선되면 먼저 ‘목소리 듣기’…좋은 정책은 살리고 부족한 것은 고친다”
당선 시 최우선 과제로는 ‘벤치마킹’과 ‘소통’을 제시했다. 권 출마예정자는 “경남 교육의 좋은 부분은 더 좋게, 부족한 부분은 빨리 개선해야 한다”며 “다른 교육청은 무엇을 하는지, 도민과 학생, 교직원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목소리를 많이 듣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0자형 특목고 벨트·IB 확대…배움 느린 학생 대응까지 체계화”
인터뷰 말미에는 학력 정책 구상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권 출마예정자는 ‘잘하는 학생-평범한 학생-도움이 필요한 학생’으로 나눠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우수 학생 지원책으로는 ‘10자형 특목고 벨트’ 구상을 꺼냈다. 그는 “경남 인구가 전국 3위인데 영재고가 없다”며 경남과학고의 영재학교 전환 가능성을 언급했고, 지역 수요에 따라 과고·외고·국제고·자사고·자공고 등 선택지를 넓히는 방향을 제시했다.
일반계 고교는 전국 우수 사례를 요소별로 벤치마킹해 학교가 선택하고, 재정 지원과 자율 운영, 성과 책임을 묶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또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을 경남에 확산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교육 때문에 집값과 유입이 달라지는 사례가 이미 있다”며, 경남 실정에 맞는 ‘경남형 IB’ 모델도 도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교육 사각지대로는 ‘배움이 느린 학생’ 문제를 지목했다. IQ 71~84 수준 학생 비중이 늘고 있는데 원인 분석과 예방 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치료뿐 아니라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며 대안초등학교 등 대응 체계도 언급했다.
■“봉사·마을교육공동체·고교학점제…교육청-지자체-대학-기업 경계 허물어야”
권 출마예정자는 교육청과 지자체의 분리를 “인위적으로 높아진 장벽”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학생 봉사활동이 ‘부작용을 없애려다 전체가 무너진 사례’라고 지적하며 “학생 성장을 위해 봉사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을교육공동체와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는 방향 자체는 옳지만 정치색과 운영 부작용으로 동력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고교학점제는 학교 교사만으로 다양한 과목을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경남의 연구기관·대학·기업 인력 자원을 활용하면 오히려 경남이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계를 없애는 협력이 중요하다”는 말이 반복됐다.
■“초등 ‘무경쟁’이 중학교 ‘절벽’ 만든다…학력검진 수준의 평가 필요”
마지막 추가 발언에서는 ‘초등학교에서의 경쟁·평가 부재’가 중학생 상담 급증과 심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초등에서 경쟁 내성을 전혀 만들지 못하고 중학교에서 갑자기 경쟁을 만나며 멘붕이 온다”며, 이를 단순히 ‘입시 경쟁 탓’으로 진단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권 출마예정자는 체육의 건강검진처럼 학력도 ‘검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열을 매기자는 게 아니라, 내가 어느 위치인지 알아야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초등 단계에서 학생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인내·절제·경쟁 경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 출마예정자는 끝으로 “경남 교육은 위기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위대한 기회”라며 “교육을 위해 경남을 떠나는 게 아니라, 교육을 위해 경남을 찾아오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