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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콘서트장까지 같이 가주실 수 있어요?

모두에게 최적화된 길

디지털 격차는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AI 시대, 진짜 필요한 것

 

"선생님, 콘서트장까지 같이 가주실 수 있어요? 아르바이트로요."

 

70대 어르신에게서 특별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트로트가수 손태진 콘서트를 가고 싶은데 혼자 갈 용기가 없으니, 토요일에 답사를 함께 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일요일 공연을 혼자 갈 수 있을지 확인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어르신이 ChatGPT와 대화하며 경로를 찾았다는 점입니다. “GPT랑 이야기했더니 갈까 말까 고민하면 후회하지 말고 가라고 하더라고요. ”당연한 조언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당연함이 필요했습니다.


 

모두에게 최적화된 길

가장 빠른 길은 따로 있었습니다. 지하철 네 번 환승, 죽전역, 육교 건너면 용인 포은 아트홀. 하지만 어르신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건 저한테 너무 어려워요."

 

그래서 우리는 다른 길을 찾았습니다. 집에서 143번 버스로 고속버스터미널, 시외버스로 용인, 그리고 택시. 시간은 더 걸리지만, 어르신이 마음 낼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시외버스로 용인가는 방법도  GPT가 지하철을 못 탄다고 말하자 알려준 경로입니다. GPT는 이 경로를 어르신 눈높이에 맞춰 세심하게 안내했습니다.

 

"꼭 택시 승강장에서 기다리세요. 길에서 기다리면 언제 올지 몰라 불안하지만, 승강장에서는 조금만 기다리면 택시가 계속 들어오니까요. " 어르신은 그 말을 기억하며 용인 버스터미널 택시 승강장을 찾았습니다.

 

택시 기사님이 목적지를 듣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죽전역와서 육교만 건너면 바로인데, 왜 시외버스 타고 여기까지 오셨어요?” 답사 날 오갈 때 두 번, 콘서트 당일 오갈 때 두 번. 총 네 번의 택시에서 네 번 모두 같은 질문을 들었습니다. 어르신의 대답은 조금씩 달라졌을 겁니다. 처음엔 머뭇거리며. 두 번째는 익숙하게. 세 번째는 자연스럽게. 네 번째는 확신에 차서. "저는 이 길이 편해요."

 

시니어어르신과 인공지능 AI 사용으로 손태진 콘서트 참석 _자료제공 구글제미나이

디지털 격차는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답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고속버스터미널까지는 나와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일 혼자 와볼게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일요일 공연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오늘의 답사는 내일 혼자 올 수 있을지 확인하는 리허설이었던 겁니다.

 

다음 날, 어르신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선생님 잘 다녀왔어요. 바쁜 시간 내줘서 감사해요. 선생님과 인연되어서 너무너무 기뻐요. 실행 안 했으면 많이 후회할 뻔했어요."

 

우리는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가장 빠른 길, 가장 저렴한 방법, 가장 최적화된 루트. 하지만 모두에게 최적화된 길이 누군가에게는 최적화가 아닐 수 있습니다. 지하철 네 번 환승보다 시외버스 한 번이 더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 경험은 디지털 격차가 단순히 기술 사용 능력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용기의 문제이고, 속도의 문제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문제입니다.

 


AI 시대, 진짜 필요한 것

ChatGPT가 어르신에게 경로를 알려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GPT가 "갈까 말까 고민 된다면 가는 게 낫다"고 용기를 준 것, 그리고 "승강장에서 기다리면 불안하지 않다"며 불안까지 헤아린 점입니다.

 

기술은 이미 충분히 발전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기술을 사용할 용기를 주는 것, 각자의 속도를 인정하는 것,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경로도 존중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저는 가끔 착각합니다. 제가 한 분 한 분을 세상에 세워드린다고. 하지만 용기를 내신 건 어르신들이십니다. 저는 그저 곁에 있었을 뿐입니다.

 

당연히 자녀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런데도 어르신은 자녀에게 부탁하는 대신 스스로 해보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존엄입니다. 그것이 자립입니다. 우리가 기술로 지원해야 할 진짜 가치입니다.

 

수강료 봉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매번 고마워요. 나의 든든한 지킴이."

 

그 문구를 읽으며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든든한 지킴이일까, 아니면 각자의 속도로 걸을 수 있다는 확신일까. 어르신은 이미 답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토요일은 답사, 일요일은 혼자. 그것이 어르신의 속도였습니다.

 

#미래디지털AI협회 #AI강사송귀옥 #AI강사서순례 #디지털리터러시 #시니어어르신과챗GPT


작성 2026.01.20 23:28 수정 2026.02.04 13:25

RSS피드 기사제공처 : ESG타임즈 / 등록기자: 송귀옥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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