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사기 여파로 임대인이 종적을 감추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던 피해주택들이 서울시의 지원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고장 난 엘리베이터를 수리하지 못해 매일 고층을 걸어 올라가야 했던 임차인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가 직접 보수 비용 지원에 나선다.
서울특별시는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관리 주체가 사라진 주택의 공용시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사기 피해주택 안전관리 지원’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하여, 임대인의 잠적으로 방치된 주택의 소방 및 승강기 등 필수 시설물을 시 예산으로 직접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임대인 부재'라는 행정 걸림돌 제거… 임차인 동의로 즉시 수선 그동안 피해주택의 공용부분을 수선하기 위해서는 소유주인 임대인의 동의가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전세사기 가해자들이 대부분 연락을 끊고 잠적함에 따라, 시설 고장 시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해 입주민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가중되어 왔다.
이에 서울시는 지원 기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임대인의 소재가 불명확한 경우, 피해 임차인들의 동의만으로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절차적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세대의 3분의 1 이상이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된 주택 중, 임대인이 연락 두절 상태이고 긴급한 보수가 필요한 곳이 지원 대상이다.
긴급 보수비 최대 2,000만 원 지원… 소방·승강기 관리도 '밀착 지원' 지원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승강기나 소방설비 등 입주민 안전과 직결된 시설의 보수가 시급할 경우, 세대 규모에 따라 최대 2,000만 원까지 공사비를 지원한다. 또한 소방안전관리 및 승강기 유지관리 등을 전문 업체에 맡기는 대행 비용은 피해로 인해 발생한 공가(빈집) 세대 수만큼 전액 보조한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전세사기 피해를 본 뒤 대항력 유지를 위해 해당 주택에 거주 중인 A씨는 집주인이 도망간 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도 고칠 사람이 없어 매일 9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렸다며 이번 서울시의 지원 결정이 고립된 피해자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오는 9월 30일까지 수시 접수… 예산 소진 시 조기 마감 주의 서울시는 올해 관련 예산으로 1억 원을 편성했으며, 오는 9월 30일까지 수시로 신청을 받는다. 신청을 원하는 단지는 피해자 중 대표 1명을 선임하여 서울시 주택정책과를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시는 서류 심사와 전문가의 현장 점검을 통해 최종 지원 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다. 선정된 주택은 통보일로부터 40일 이내에 공사를 완료해야 지원금을 수령할 수 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임대인의 무책임한 잠적으로 인해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피해 주택을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관리하고자 한다며 임차인들이 최소한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이번 행보는 전세사기 피해 지원이 단순히 금융·법률 상담을 넘어, 삶의 기본권인 '안전한 주거'라는 실질적 영역으로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 피해자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리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