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설계한 섬뜩한 '경제 공포 마케팅': 금리 동결이 국가 안보 위협?

- 트럼프, 연준의 '독립성'이라는 성역을 부수다: 파월 의장을 "멍청이"라 칭한 그의 위험한 도박.

- "금기는 깨졌다"... 트럼프, '성역' 연준을 향해 칼을 겨누다.

- 막말 속에 숨겨진 정교한 3가지 정치 공학적 노림수 해부.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 금리를 동결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는 제롬 파월 의장을 모욕적인 언사로 공격하며, 인플레이션 위협이 사라졌음에도 금리를 낮추지 않아 국가 경제와 안보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관세 수입을 통해 미국의 재정적 역량이 강화된 만큼,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타국과의 무역 관계를 언급하며 금리를 즉각 인하하는 것이 국가 이익을 지키는 길임을 피력했다. 지금 금리 정책을 둘러싼 백악관과 중앙은행 사이의 극심한 갈등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금기를 깨뜨린 전직 대통령의 폭언, 그 너머를 보다

 

한 국가의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 특히 전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가치로 여겨져 왔다.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경제 논리에 입각해 통화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믿음은,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보이지 않는 기둥이자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이 오랜 믿음의 성전에 균열을 가하는 강력한 망치가 등장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최근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단순히 정책적 이견을 표명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쏟아낸 그의 발언들은 거칠고 노골적이었으며, 미국 정치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공격이었다. 기자는 오랫동안 워싱턴의 정치 기류를 취재하며 수많은 정치적 공방을 목격했지만, 이번처럼 중앙은행의 수장을 향해 최소한의 존중조차 내팽개친 폭언은 보기 드물었다. 이것은 단순한 막말이 아니다.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 공학적 수사(修辭)이자, 경제를 정치의 하위 개념으로 종속시키려는 위험한 시도다. 오늘 우리는 트럼프의 거친 입을 빌려 드러난 그의 정교한 정치 전략의 세 가지 핵심 포인트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한다.

 

폭언 뒤에 숨겨진 3개의 화살

 

1. 인신공격이라는 저열한 칼날: 권위를 해체하고 책임을 전가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번째 공격 포인트는 정책 그 자체가 아닌 파월 의장 개인을 향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이었다. 그는 파월 의장을 "제롬 '너무 늦은' 파월 (Jerome 'too late' Powell)"이라 조롱하며 그의 판단력을 문제 삼았고, 급기야 "멍청이(moron)"라는 저열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 멍청이조차도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문제나 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으므로, 현재 금리는 상당히 더 낮아야 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감정적 배설이 아니다. 연준이라는 기관이 가진 전문성과 권위를 깎아내려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리려는 명백한 의도다. 복잡한 경제 상황의 책임을 시스템이 아닌 특정 개인의 '무능함'으로 전가함으로써,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에게 손쉬운 희생양을 던져주는 것이다. 한 국가의 전직 대통령이 중앙은행 총재에게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품격과 예의를 저버린 이 발언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해 온 미국 정치의 오랜 불문율을 파괴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2. 뒤틀린 경제학: 관세와 금리의 위험한 연결고리

 

두 번째로 주목할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와 금리라는 전혀 다른 두 가지 경제 요소를 기이하게 연결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관세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엄청난 액수의 돈"을 근거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통적인 경제학 교과서를 완전히 뒤집는 파격적인 논리다. 일반적으로 관세는 수입 물가를 상승시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오히려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러한 복잡한 경제 현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대신, "관세로 번 돈으로 국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라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포퓰리즘적 메시지를 대중에게 주입한다. 이는 경제 논리보다는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

 

3. 경제의 안보화: 논쟁의 판을 엎는 최후의 카드

 

마지막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리 결정이라는 지극히 경제적인 사안을 국가 안보의 문제로 격상시키는 강수를 뒀다. 그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3.5%~3.75% 범위에서 동결한 결정이 "미국과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통화 정책에 대한 이견을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는 것은 논쟁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강력한 프레임 전환이다. 상대를 다른 경제 철학을 가진 파트너가 아닌, 국가 자체를 위협하는 '내부의 적'으로 낙인찍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건전하고 합리적인 정책 토론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트럼프는 경제 문제 논쟁을 안보의 영역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비판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흔들리는 독립성의 가치,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들은 노골적인 인신공격, 비전통적인 경제 논리, 그리고 경제 문제의 안보화라는 세 가지 특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을 개별적인 에피소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 세 가지 전술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의 핵심적인 제도적 규범을 약화시키고, 이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려는 더 큰 그림의 일부다.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고, 정치적 수사가 경제적 합리성을 대체하려는 이 위험한 흐름 속에서, 과연 한 국가의 중앙은행은 그 본연의 가치인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을까. 이는 단순히 미국 연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직면한, 민주주의와 경제 체제의 근간을 묻는 엄중한 질문이다. 트럼프가 던진 이 도발적인 질문 앞에, 우리는 지금 서 있다.
 

작성 2026.01.30 00:30 수정 2026.01.3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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