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공급 폭탄’ 꺼내 든 정부와 불붙은 서울 집값… 부동산 시장 대전환점 맞나
2026년 1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유례없는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1년(5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자, 정부는 수도권 핵심 요지에 6만 가구를 공급하는 대규모 대책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보유세 개편안까지 예고되면서, 공급과 세제 양면에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는 정부의 의지가 구체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52주째 ‘불패’… 동작·관악 등 강북·외곽까지 확산
서울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1% 상승하며 5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달 들어 주간 상승률이 0.18%에서 0.31%까지 가팔라지며 상승 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는 동작구(0.51%)와 관악구(0.55%)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상도·사당동과 신림동 등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영향이 적고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성동구(0.40%)와 마포구(0.41%) 등 주요 지역 역시 매물 감소 속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 시장 또한 물량 부족으로 인해 서울(0.14%)과 수도권(0.12%) 모두 오름세를 지속하며 내 집 마련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정부, ‘1·29 대책’으로 승부수… 용산·과천 등 알짜 부지 대방출
집값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수도권 유휴 부지와 노후 공공시설을 활용해 총 6만 가구의 신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 - 용산·과천 미니신도시급 개발: 용산국제업무지구(1만 가구), 용산 캠프킴(2500가구), 과천 경마장 부지(9800가구) 등 선호도가 높은 ‘알짜’ 입지가 대거 포함됐다.
- - 노후 청사 복합개발: 강남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518가구), 성수동 옛 경기기마대 터(260가구)를 비롯해 전국 34곳의 노후 청사를 재건축해 1만 가구의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공급한다.
- - 용적률 상향 및 신속 착공: 용산과 과천 등 주요 부지의 용적률을 최대한 높여 물량을 추가 확보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을 통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며 2028년부터 조기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6만 가구에 그치지 않고 신규 용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공급 절벽 우려를 해소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서울시 “규제 완화 더 필요” vs 전문가 “실행 속도가 관건”
정부의 파격적인 공급안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빠진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김상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 주택 공급의 90%가 민간에서 나오는 만큼, 과도한 대출 규제와 이주비 대출 제한 등을 풀어야 실질적인 공급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중 약 3만 1000가구가 규제에 묶여 이주와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수요자 선호 입지를 공략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며 시장에 숨 고르기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중심지 공급은 환영할 일이지만, 지자체 협의와 주민 반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세제 개편과 지역 경제 활성화… 원전·금융 인프라 확충
공급 대책과 더불어 세제 개편 논의도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함께 보유세 및 거래세 체계 전반을 개편하는 방안을 이르면 7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세부담 완화를 통해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 - 경남 창원 ‘원전 부활’: 정부의 신규 원전 3기 건설 확정으로 창원 지역 340여 개 원전 기업에 3조 원 규모의 물량이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 - 부산 ‘디지털 금융타운’: 문현금융단지에 BIFC 3단계 사업이 준공되면서 170개 기업, 1만 명의 인력이 집결하는 핀테크·해양금융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 - 연기금 국내 투자 확대: 1400조 원 규모의 연기금이 국내 주식, 특히 코스닥 시장 투자를 늘리기로 하면서 자본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공급 신호와 세제 완화의 결합, 집값 잡을까
결국 향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정부가 약속한 ‘알짜 부지’ 공급의 실행 속도와 세제 개편의 수위에 달려 있다. 시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와 이번 공급 대책이 결합되어 집값 추세가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만성적인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엔 공공 주도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여전한 만큼, 민간 정비사업과의 조화를 어떻게 이뤄낼지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