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러시아와 중국과의 전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일부다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최근의 극적인 사건들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 눈앞에서는 지정학적 체스 게임이 전개되고 있으며, 그 판돈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베네수엘라는 단순한 남미 국가가 아니라, 미국·중국·러시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명확하다. 중국과 러시아를 서반구에서 밀어내고, 베네수엘라에 서방 친화적 정부를 세우는 것이다. 이는 미국 입장에서 오랜 전략적 숙원이지만, 동시에 극도로 위험한 도박이기도 하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입증된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능가한다. 이 자원을 둘러싼 경쟁은 필연적으로 강대국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지난 20년간 약 200억 달러 규모의 군사 장비를 베네수엘라에 판매했고, 최근에는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까지 체결했다. 중국은 상황이 더 깊다. 지난 수십 년간 약 600억 달러를 베네수엘라에 대출했고,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최대 구매국이 됐다. 사실상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권, 더 나아가 경제적 종속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서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자, 중국과 러시아는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가 소집됐고,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행동을 “국제법과 주권을 명백히 위반한 패권적 행위”라고 규탄하며 마두로와 그의 부인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러시아 역시 “비난받아 마땅한 무력 공격”이라며 같은 요구를 내놨다.
중국이 특히 분노한 이유는 상징적이다. 마두로는 체포되기 불과 몇 시간 전, 시진핑 주석의 특사와 카라카스에서 직접 만났다. 중국 입장에서 이는 체면과 전략 모두를 정면으로 공격당한 사건이었다. 베네수엘라 석유는 향후 수십 년간 중국 경제를 떠받칠 핵심 자원이었고, 동시에 베네수엘라는 중국에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다.
이 사태는 더 넓은 군사적 맥락과도 맞물린다. 미국은 이미 중국과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해 태평양 도서 지역에서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활주로들을 복원하며 군사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수년간 경고해온 미·중 충돌 시나리오는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러시아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 대한 불신을 더욱 굳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어떤 ‘평화 계획’도 러시아가 신뢰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베네수엘라 사태는 미·러 관계를 또 한 번 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군사 행동을 제한하기 위한 전쟁권 결의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초당적으로 발의된 이 결의안이 통과될지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설령 통과된다 해도 이미 넘어선 선은 되돌릴 수 없다.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핵심 이해관계를 정면으로 건드린 사건이며, 향후 세계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다. 우리는 지금, 러시아와 중국 모두와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단계에 들어섰다. 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벌어질 결과는 상상 이상으로 혹독할 수 있다.
-마이클 스나이더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