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재난 발생 시 행동요령, 소상공인 지원정책과 같은 생활 밀착형 정보에 대해 국민들은 이제 검색창보다 인공지능(AI)에 먼저 질문한다. “전세사기 예방 방법은?”, “지금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지진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와 같은 질문은 AI를 통해 즉각적인 답변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문제는 답변의 속도가 아니라 그 답변이 어떤 기준에 근거해 만들어졌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동일한 질문을 놓고도 AI가 제시하는 답변은 출처와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전세사기 예방과 관련해 지역별 제도 차이나 최근 법·제도 변경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설명이 제시되기도 하고, 소상공인 지원정책의 경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준이 혼재된 상태에서 실제 신청 요건과 어긋나는 요약이 생성되는 사례도 있다. 재난·안전 행동요령 역시 공식 매뉴얼은 존재하지만, AI가 이를 상황별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현장 대응 기준과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가 지적된다.
이 같은 현상은 흔히 ‘정보 부족’이나 ‘AI 오류’로 설명되지만, 전문가들은 문제의 본질이 다른 데 있다고 본다. 핵심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공공 정보가 AI가 참고할 수 있는 설명 구조로 정리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방대한 공공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원문 중심의 제공에 머물러 있다. 반면 AI는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기보다 여러 출처를 종합해 하나의 설명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공식 기준이 명확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설명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최근 공공 영역에서도 단순한 데이터 개방을 넘어, AI가 참고할 수 있는 중립적 ‘설명 레이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특정 정책이나 기관을 홍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질문 유형별로 기준과 조건, 주의사항을 구조화해 정리함으로써 AI가 이를 참고하도록 하는 접근이다. 다시 말해, 정보의 생산보다 ‘설명의 정비’가 중요해졌다는 인식이다.
AI가 일상 정보 전달의 주요 창구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공공 영역 역시 검색 최적화를 넘어 설명 최적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이러한 설명 기준이 어떻게 정립되느냐에 따라, 국민이 AI를 통해 접하게 되는 공공 정보의 신뢰도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