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없는 유럽은 없다" : 2,100억 유로의 결속, 지각변동하는 유라시아의 새 심장

- 브뤼셀에서 앙카라까지 0초 결제: 튀르키예와 유럽이 1996년의 낡은 옷을 벗어던지는 법.

- 유럽투자은행(EIB)의 귀환과 5,000억 원의 마중물… 튀르키예 경제가 다시 뛴다.

- 메이드 인 유럽의 마지막 퍼즐: 터키를 제조 기지에서 '단일 경제권'으로 격상.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튀르키예 일간지 ‘휴리엣’에 따르면, 유럽 연합(EU)의 확장 담당 집행위원인 마르타 코스가 튀르키예를 방문하여 양측의 관계 회복과 경제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코스 위원은 유럽의 미래와 안보 및 경제 발전에 있어 튀르키예가 필수적인 동반자임을 강조하며 브뤼셀에 제안할 구체적인 협력 계획을 수립했다. 

 

주요 성과로는 비자 대기 시간 단축, 관세 동맹 현대화 추진, 그리고 유럽 투자 은행의 자금 지원 재개 등이 언급되었다. 또한, 양측은 금융 거래 비용을 낮추는 송금 시스템 도입과 로밍 요금 인하처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이번 방문은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튀르키예와 EU 간의 신뢰를 재구축하고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마르타 코스 EU 집행위원이 던진 지정학적 승부수: 비자·송금·공급망을 잇는 '리얼리즘' 동반자 시대

 

2026년 2월, 유럽의 지도는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다. 우크라이나의 포성이 멈추지 않고, 전권 주의(Autocracy) 국가들이 유럽의 분열을 호시탐탐 노리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브뤼셀은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튀르키예를 잃는 건 유럽의 방파제를 잃는 것과 같다"라는 절박함이다. 마르타 코스(Marta Kos)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이 취임 후 첫 행선지로 앙카라를 택해 "튀르키예 없는 유럽은 존재할 수 없다"라고 선언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지정학적 필수'이자, 멈춰있던 2,100억 유로 규모의 경제 엔진을 다시 가동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다. 이제 양측의 관계는 공허한 담론을 넘어 시민의 주머니와 기업의 공급망을 잇는 실질적인 혈맹의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전권 주의(Autocracy)의 위협과 전략적 자율성의 회복

 

현재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몰도바의 불안정 등 실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를 위시한 전권 주의 국가들은 유럽의 실패를 조직적으로 획책하며 분열의 틈새를 노린다. 이러한 '새로운 현실(New Realities)'은 EU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파트너로 튀르키예를 재정의하게 했다. 튀르키예는 유럽 안보의 최전방 방파제이자, 동방으로 뻗어 나가는 핵심 관문이다. 특히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사이의 평화 기류는 카프카스 지역에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었으며, 이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EU를 잇는 '대체 불가능한 가교'로서 튀르키예의 가치는 정점에 달했다.

 

일상을 파고드는 3대 체감형 혁신

 

마르타 코스 위원은 거대 담론보다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신뢰 구축 조치(CBM)'를 전면에 내세웠다. 비자 대기 시간의 획기적 단축: 현재 시행 중인 '단계적 시스템'을 통해 복수 비자(Multi-entry visa) 발급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고질적인 비자 적체 현상을 해소하여 인적 교류의 장벽을 낮추는 첫 번째 실무적 단추다.

 

송금 수수료 '제로' 시대: 튀르키예가 단일유럽결제구역(SEPA) 시스템에 합류하게 되면, 유럽과의 송금 비용은 사실상 사라진다. 유학생과 비즈니스맨들의 금융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이 조치는 서부 발칸의 성공 사례를 이식한 검증된 모델이다.

 

로밍 자유화: 국경을 넘을 때마다 겪어야 했던 과도한 통신비 부담을 없애기 위한 로밍 협약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이는 국경 없는 디지털 생활권을 구축하려는 정서적 일체감의 표현이다.

 

경제적 결속: 4,200억 유로를 향한 관세 동맹의 현대화

 

1996년 이후 정체되었던 관세 동맹(Customs Union)은 이제 전면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현재 연간 2,100억 유로 수준인 교역액의 현대화를 통해 4,200억 유로까지 두 배로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 양측의 포부다. 이는 단순히 관세 인하를 넘어 디지털 표준과 서비스 시장의 완전한 동기화를 의미한다. 유럽투자은행(EIB)의 복귀 역시 강력한 신호탄이다. 최근 각각 1억 유로 규모의 프로젝트 2건에 서명하며 튀르키예 시장 재진입을 공식화한 EIB는 민간 투자자들에게 '튀르키예는 안전한 시장'이라는 전략적 그린라이트를 보냈다. 아직 남아있는 3억 2,200만 유로(약 4,800억 원)의 투자 잔액은 글로벌 자본을 유인하는 강력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메이드 인 유럽'과 공급망의 니어쇼어링

 

튀르키예 산업계는 EU의 '메이드 인 유럽' 주도권이 자국을 소외시킬지 우려해 왔다. 이에 코스 위원은 이 정책이 배제가 아닌 '공급망의 내재화'를 위한 것임을 명확히 하며, 특히 공공 입찰(Public Tenders) 시장에서의 상호 개방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튀르키예를 동아시아 의존도를 낮추는 핵심 제조 기지(Near-shoring)로 편입시키는 과정이다. 튀르키예 내 생산 기지는 이제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의 산실이 아니라, EU 시장과 완벽히 동기화된 유기적 생태계의 일부로 거듭나게 된다.

 

새로운 리얼리즘의 시대, 운명공동체의 서막

 

마르타 코스 위원의 이번 행보는 과거의 관성적인 외교 수사를 걷어내고 '지정학적 생존'과 '경제적 실리'라는 냉혹한 현실에 기반한 동반자 관계를 선언한 것이다. 안보의 필연성, 5억 유로 규모의 투자 신호, 그리고 송금 수수료 제로와 같은 체감형 정책들은 양측이 더 이상 멀어질 수 없는 운명공동체임을 증명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튀르키예는 이제 단순한 신흥 시장이 아니라 '유럽 경제 통합의 핵심 엔진'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전권 주의 국가들의 도전에 맞서 유라시아의 지도를 다시 그리는 이 거대한 퍼즐이 완성되었을 때, 우리는 우리가 알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강력한 연합체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변화의 물결은 이미 시작되었다. 

 

작성 2026.02.09 17:46 수정 2026.02.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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