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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스페이스X 크루-12, 2026년 ISS로 발사 성공—상업 우주비행 일상화 시대와 한국의 기회

상업용 승무원 시대의 분기점

국제 협력, 한국의 발판

재사용이 만든 신뢰의 곡선

NASA 스페이스X 크루-12, 2026년 ISS로 발사 성공—상업 우주비행 일상화 시대와 한국의 기회상업용 승무원 시대의 분기점

 

2026년 2월 13일 금요일, 미 동부 표준시(EST) 오전 5시 15분.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의 40번 발사대(Space Launch Complex 40)는 아직 어둠 속에 있었지만, 팰콘 9(Falcon 9) 로켓의 점화와 함께 수평선을 밝히는 불꽃이 솟아올랐다.

 

대한민국 시각으로는 같은 날 저녁 7시 15분. NASA의 스페이스X 크루-12(Crew-12) 임무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성공적으로 이륙한 순간이다. 이 발사는 단순한 우주비행이 아니라, 상업용 유인우주 수송 체계가 예측 가능하고 반복 가능한 '일상적 운영'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12번째 이정표다.

 

이번 임무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핵심 질문은 명확하다. NASA의 상업용 승무원 프로그램(Commercial Crew Program)이 12번째 교대 임무를 성공시키며 구축한 '예측 가능성'과 '국제 협력의 지속성'이 한국의 우주비행 희망자와 우주 산업 종사자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기회를 열어주는가. 더 구체적으로는, 미국·유럽·러시아 우주기관이 한 우주선 안에서 역할을 나누며 협업하는 이 구조가, 한국이 국제 유인우주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 경로를 어떻게 제시하는가.

 

필자는 이번 비행을 통해 세 가지 핵심 변곡점을 본다. 첫째,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업용 승무원 프로그램의 운영 안정성.

 

둘째,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유지되는 다국적 우주 협력의 내구성. 셋째, 재사용 기술이 만들어낸 신뢰와 비용 효율의 선순환 구조다.

 

상업용 승무원 시대의 분기점 크루-12 임무는 상업용 유인 수송의 '일상성'을 구체적 수치로 증명한다. 스페이스X의 드래곤(Dragon) 우주선은 2026년 2월 13일 금요일 오전 5시 15분(EST)에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이륙해, 다음 날인 2월 14일 토요일 오후 3시 15분(EST)경 ISS 하모니 모듈(Harmony module)의 우주 방향(zenith) 도킹 포트에 자율 도킹할 예정이다.

 

한국시간(KST)으로는 2월 15일 오전 5시 15분 전후다. 발사부터 도킹까지 약 34시간이라는 정밀한 비행 계획은, 궤도 역학의 정확성뿐 아니라 지상 운영팀과 승무원 간 협업 체계가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임무의 승무원 구성은 다국적 협력의 전형을 보여준다.

 

사령관(Commander)은 NASA의 제시카 메이어(Jessica Meir), 조종사(Pilot)는 NASA의 잭 해서웨이(Jack Hathaway), 임무 전문가(Mission Specialist)로는 유럽우주국(ESA)의 소피 아데노트(Sophie Adenot)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Roscosmos)의 안드레이 페댜예프(Andrey Fedyaev)가 참여한다. 4인 다국적 조합이 ISS에서 약 8개월간 체류하며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인체 생리 연구, 저궤도(Low Earth Orbit, LEO) 너머 인간 탐사 준비, 그리고 정거장 유지보수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 비행으로 ISS는 원정대 74호(Expedition 74) 승무원—NASA 우주비행사 크리스 윌리엄스(Chris Williams)와 로스코스모스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쿠드-스베르치코프(Sergey Kud-Sverchkov), 세르게이 미카예프(Sergei Mikaev)—과 합류하여 표준 7인 체제를 복구한다.

 

7인 체제의 복구는 단순한 인원 충원이 아니다. ISS 운영 경험에 따르면, 승무원이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날 때 과학 실험 처리량은 약 30~40% 증가한다. 이는 1인당 주당 평균 2.5시간의 추가 연구 시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크루-12가 합류하면서 정거장은 연기되었던 Crew-11 임무의 우주 유영(Extravehicular Activity, EVA) 2회를 포함한 유지보수 일정을 정상화할 수 있다. EVA는 정거장 외부 장비 점검, 실험 모듈 설치, 배터리 교체 등 필수 작업이지만, 안전 확보를 위해 최소 4명 이상의 내부 지원 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7인 체제는 EVA와 내부 실험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작업 병렬성'을 보장한다.

 

이 정밀한 시간표와 역할 분담은 상업용 유인 수송 체계가 '실험' 단계를 넘어 '운영'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2020년 5월 스페이스X 크루 드래곤의 첫 유인 시험비행(Demo-2) 이후 6년 만에, 상업 우주선은 예측 가능한 주기로 승무원을 교대하는 국제 표준 수송 수단이 되었다. 도킹 시간을 사전에 공표하고, 체류 기간을 8개월로 표준화하며, EVA 일정까지 사전 계획하는 이 체계는 외부 파트너—연구기관, 민간 기업, 그리고 한국 같은 신흥 우주 국가—에게 '참여 가능한 시간표'를 제공한다.

 

예측 가능성은 안전성, 비용 효율성, 접근성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재사용 기술이 만든 신뢰의 곡선 이번 임무에서 사용된 드래곤 우주선은 이전에 크루-4(Crew-4), Ax-2, Ax-3, 크루-9(Crew-9) 임무를 수행한 기체다.

 

즉, 크루-12는 동일 우주선의 다섯 번째 유인 비행이다. 동일 기체가 다섯 차례 사람을 태우고 궤도를 오갔다는 사실은, 항공기 수준의 '재사용 신뢰도'가 우주 비행체에서도 구현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각 비행 후 드래곤은 내열 차폐(heat shield) 교체, 추진제 시스템 점검, 생명유지장치(Environmental Control and Life Support System, ECLSS) 재인증 등 표준화된 정비 절차를 거친다.

 

이 반복 과정에서 축적된 비행 데이터는 다음 비행의 안전 마진을 높이고, 정비 소요 시간을 단축시킨다. 발사체 역시 재사용의 정점을 보여준다. 팰콘 9 로켓의 1단 부스터는 이륙 후 약 8분 만에 분리되어,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착륙 구역 40번(Landing Zone 40, LZ-40)에 수직 착륙했다.

 

발사대 번호(SLC-40)와 착륙 구역 번호(LZ-40)가 일치하는 이 '40-40 조합'은 운영상의 우연이지만, 재사용 로켓 시스템이 얼마나 정교하게 지상 인프라와 통합되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스페이스X는 2015년 12월 첫 1단 착륙 성공 이후, 2026년 현재까지 300회 이상의 부스터 회수에 성공했다.

 

일부 부스터는 15회 이상 재사용되었으며, 재사용 비율이 높을수록 발사 비용은 낮아지고 발사 빈도는 높아진다. 재사용이 바꾼 것은 비용만이 아니다. 반복 사용은 곧 반복 학습이다.

 

동일 부스터가 여러 차례 비행하며 생성하는 텔레메트리 데이터는, 엔진 성능 열화 패턴, 구조 피로도 누적 곡선, 재진입 열 하중 분포 등을 실증 데이터로 축적한다. 이는 설계 단계의 시뮬레이션을 넘어서는 '실전 지식'이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X는 초기 부스터 재사용 시 6개월 이상 소요되던 정비 기간을 현재 2~4주로 단축했다. 이는 어느 볼트가 교체 주기인지, 어느 밸브가 마모 한계인지를 데이터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재사용은 단지 하드웨어의 재활용이 아니라, 지식의 재투자 체계다. 한국 우주 산업 종사자에게 이 대목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재사용 우주선과 발사체가 표준이 되면, 부품 공급망과 정비 서비스 시장이 열린다. 내열재, 추진제 밸브, 센서 모듈, 생명유지장치 필터 등은 비행마다 교체되거나 재인증이 필요하다. 한국의 소재·부품 기업이 우주 등급(space-grade) 품질 인증을 확보하면, 이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비행 데이터 분석, 상태 기반 정비(Condition-Based Maintenance, CBM) 소프트웨어,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등 '보이지 않는 인프라' 영역에서도 기회가 생긴다. 재사용 체계는 하드웨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와 서비스가 결합된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국제 협력, 한국의 발판

 

국제 협력, 한국의 발판 크루-12 임무의 승무원 구성—NASA 2명, ESA 1명, Roscosmos 1명—은 국제정치의 복잡성 속에서도 우주 협력이 유지되는 '운영 연합'의 실체를 보여준다. 특히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가 2022년 이후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도, ISS 운영과 승무원 교환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우주정거장이라는 공통 자산의 안전과 과학적 가치가, 지상의 갈등을 넘어서는 '기능적 협력'의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ISS는 1998년 첫 모듈 발사 이후 28년간, 15개국이 참여하는 인류 최대의 국제 협력 프로젝트로 유지되어 왔다.

 

러시아는 추진 모듈과 생명유지 시스템의 일부를 제공하고, 미국은 전력과 통신 인프라를 담당하며, 유럽과 일본은 실험 모듈을 기여한다. 이 상호 의존 구조는 어느 한 국가가 일방적으로 철수하기 어렵게 만든다. 한국에게 이 다자 협력 구조는 '진입 경로'를 의미한다.

 

한국은 아직 독자 유인우주선을 보유하지 않았지만,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ISS 접근권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이소연 박사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통해 ISS를 방문한 사례가 있다.

 

당시는 단기 체류(10일)였지만, 향후 한국이 과학 탑재체나 실험 모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여하면, 장기 체류 기회를 협상할 수 있다. ESA의 경우, 자체 유인 발사 능력은 없지만 Columbus 모듈 제공과 화물 수송선(ATV) 운영을 통해 정기적인 우주비행사 파견권을 확보했다. 일본 역시 Kibo 모듈과 HTV 화물선으로 동일한 경로를 걸었다.

 

한국은 누리호 발사체와 차세대 우주화물선 개발 계획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ISS 후속 프로젝트(예: 아르테미스 달 궤도 정거장 Gateway)와 연계할 경우 참여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크루-12 승무원의 역할 분담도 주목할 대목이다. 사령관 제시카 메이어는 ISS 장기 체류 경험이 있으며(2019~2020년 Expedition 61/62, 205일 체류), 여성 우주비행사로서는 최초로 여성끼리만 구성된 우주 유영을 수행한 바 있다.

 

조종사 잭 해서웨이는 이번이 첫 우주비행이지만, 해군 시험 비행사 출신으로 3,5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보유한다. ESA의 소피 아데노트는 프랑스 공군 시험 비행사 출신이며, 이번이 첫 우주 임무다.

 

로스코스모스의 안드레이 페댜예프는 2023년 크루-6 임무에서 6개월 체류 경험이 있다. 이 조합은 '경험자+신입'의 균형을 보여준다. 경험자가 긴급 상황 대처와 복잡한 시스템 운영을 주도하고, 신입은 표준 절차 수행과 실험 보조를 맡는다.

 

이런 역할 분담은 훈련 효율성을 높이고, 임무 리스크를 분산시킨다. 한국인 우주비행 희망자에게 이는 구체적 훈련 로드맵을 제시한다. 첫째, 다국어 소통 능력이 필수다.

 

ISS 공용어는 영어와 러시아어이며, 기술 문서는 대부분 영어로 작성된다. 둘째, 다문화 팀워크 훈련이 중요하다. NASA, ESA, Roscosmos는 각각 다른 조직문화와 절차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승무원은 이를 통합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비행 경력이나 과학 연구 경력이 선발 기준이 된다. 제시카 메이어는 해양생물학 박사이며, 소피 아데노트는 시험 비행사다.

 

즉 '우주비행사'라는 직업은 특정 배경이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과 적응력의 조합을 요구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차세대 우주인 선발을 계획한다면, 이런 국제 표준 역량 프로파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산업과 정책, 한국의 과제

 

크루-12 임무가 한국 우주 산업 종사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예측 가능한 시장'이 열리고 있다.

 

상업용 승무원 프로그램은 이제 연간 2~3회의 정기 교대 주기를 확립했다. 여기에 민간 우주여행 임무(Axiom Space, SpaceX Inspiration 등)까지 더하면, 연간 LEO 유인 비행 횟수는 10회를 넘어선다.

 

이는 탑재체 개발자, 실험 설계자, 지상 운영 서비스 제공자에게 '반복 매출'이 가능한 시장 구조를 의미한다. 과거 우주 실험은 일회성 프로젝트였지만, 이제는 '시리즈 A, B, C 실험'처럼 단계적 검증이 가능해졌다.

 

한국의 생명공학, 소재과학, 로봇공학 기업이 이 시장에 진입하려면, 우주 등급 인증(Space Act Agreement, NASA Safety Review 등)을 확보하고, 국제 파트너(NASA, ESA, JAXA 등)와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둘째, '모듈형 참여'가 가능하다.

 

모든 것을 혼자 개발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한국이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세포 배양 실험을 계획한다면, 드래곤 화물선(Dragon Cargo)을 통해 탑재체를 발사하고, ISS 내부의 표준 실험 랙(International Standard Payload Rack, ISPR)에 설치하며, 원격으로 데이터를 수신할 수 있다.

 

실험이 끝나면 다시 드래곤으로 회수한다. 이 전체 과정에서 한국이 개발해야 하는 것은 '실험 모듈'뿐이다. 발사체, 우주선, 도킹, 전력 공급, 통신은 이미 존재하는 인프라를 사용한다.

 

이런 모듈형 접근은 초기 진입 비용을 대폭 낮춘다.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도 수십억~수백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우주 실증(In-Space Demonstration)을 시도할 수 있다.

 

셋째, '표준과 인증'이 진입 티켓이다. 우주 산업은 안전과 신뢰성이 절대 기준이므로, 모든 부품과 시스템은 엄격한 인증을 거쳐야 한다. NASA의 경우, 유인 우주선 탑재 장비는 NASA-STD-3001(Space Flight Human-System Standard), NASA-STD-3000(Man-Systems Integration Standards) 등을 준수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이런 인증 체계를 이해하고, 시험 설비를 갖추며, 문서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행히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일부 우주 환경 시험 설비(진동, 열진공, 전자파 적합성 등)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민간에 개방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인프라 접근성을 높이고, 인증 취득 컨설팅과 비용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정책 차원에서 한국이 지금 당장 할 일은 명확하다. 첫째, 차세대 우주인 선발과 훈련 프로그램을 재개해야 한다. 2008년 이소연 박사 이후 18년간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국제 파트너십 확보를 위해서는 '보낼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은 국제 표준 훈련(NASA Johnson Space Center, ESA European Astronaut Centre, Roscosmos Gagarin Cosmonaut Training Center 등)을 이수해야 한다. 둘째, 누리호 후속 발사체와 차세대 우주화물선 개발을 가속화하되, 국제 표준 도킹 인터페이스(International Docking System Standard, IDSS)를 채택해야 한다. 이는 한국의 우주선이 ISS, Gateway, 그리고 미래의 상업 우주정거장(Axiom Station, Orbital Reef 등)에 도킹할 수 있는 '호환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셋째, 한-미-유럽 우주 협력 협정을 강화하고,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 참여를 넘어 구체적 공동 프로젝트를 제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달 탐사 로버의 통신 중계 모듈, Gateway 정거장의 생명유지장치 일부, 화성 탐사선의 과학 탑재체 등은 한국의 기술 수준으로 충분히 기여 가능한 영역이다. 넷째, 민간 우주 산업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한국은 2022년 「우주개발 진흥법」 개정으로 민간의 우주 발사 및 운영을 허용했지만, 구체적 인허가 절차와 안전 기준은 아직 정비 중이다. 미국의 경우, 연방항공청(FAA)이 상업 발사 인가를 담당하고, NASA는 상업용 승무원·화물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 기업에 개발비와 운영비를 지원한다. 한국도 유사한 '공공 구매(Public Procurement)' 모델을 도입해, 정부가 LEO 화물 수송 서비스나 위성 데이터 서비스를 민간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이는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기술 경쟁을 촉진하며, 산업 생태계를 두텁게 만든다.

 

재사용이 만든 신뢰의 곡선

 

다섯째, 교육과 인력 양성이 장기 투자 과제다. 우주 산업은 항공우주공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재료공학, 생명과학, 의학, 심리학 등 다학제 융합 영역이다.

 

한국의 대학과 연구기관은 우주 특화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 국제 공동 연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NASA, ESA, JAXA는 매년 인턴십과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한국 학생도 지원 가능하다.

 

정부는 이런 해외 연수 기회를 적극 홍보하고, 귀국 후 국내 우주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우주 산업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미래를 여는 질문들 크루-12 임무는 기술적 성공을 넘어, 우리에게 몇 가지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첫째, 상업 우주비행이 일상화될 때, 우주는 누구의 것인가.

 

현재 LEO 접근은 여전히 정부 기관과 대기업에 국한되어 있지만, 비용이 계속 하락하면 중소기업, 대학, 심지어 개인도 참여 가능해진다. 이때 우주 자원, 궤도 슬롯, 주파수 대역 등 희소 자원의 배분 원칙은 무엇인가. 유엔 외기권조약(Outer Space Treaty, 1967)은 우주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규정하지만, 상업 활동의 급증은 새로운 규범을 요구한다.

 

한국은 국제 우주법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아시아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둘째, 장기 우주 체류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크루-12 승무원은 8개월간 미세중력, 우주 방사선, 고립 환경에 노출된다. NASA와 Roscosmos는 수십 년간 데이터를 축적했지만, 개인차가 크고 장기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한국이 우주 의학 연구에 기여하려면, 우주비행사 건강 모니터링 기술, 방사선 차폐 소재, 정신 건강 지원 프로그램 등에서 독자 역량을 키워야 한다. 특히 한국은 원격의료와 AI 진단 기술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우주 환경에 적용하는 연구개발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셋째, 국제 협력과 자주성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한국은 미국, 유럽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도, 독자 발사 능력과 우주선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협력은 빠른 진입을 가능하게 하지만, 자주성은 장기 지속 가능성을 보장한다.

 

누리호는 한국형 발사체의 첫 걸음이고, 차세대 발사체(KSLV-III)는 7톤급 실용 탑재체를 LEO에 보낼 수 있다. 여기에 재사용 기술을 접목하면, 한국도 독자적 LEO 접근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협력과 자주성은 상충하지 않는다. 오히려 독자 역량을 가진 파트너가 더 대등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넷째, 우주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LEO는 이미 수만 개의 우주 쓰레기로 포화 상태이며, 충돌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상업 발사가 늘어날수록 이 문제는 악화된다. 한국은 우주 쓰레기 제거(Active Debris Removal, ADR) 기술과 궤도상 서비스(On-Orbit Servicing, OOS) 시장에 일찍 진입해야 한다.

 

로봇 팔, 자율 랑데부 도킹, 우주 쓰레기 포획 기술 등은 한국의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다. 지속 가능한 우주 이용은 기술적 과제이자 윤리적 책임이다. 다시 40번 발사대로

 

2026년 2월 13일 새벽, 40번 발사대에서 솟아오른 불꽃은 단순한 추진제의 연소가 아니다. 그것은 12번의 반복을 거쳐 축적된 신뢰, 네 개 국가가 한 우주선 안에서 나눈 역할, 다섯 번째 비행을 준비하는 드래곤의 이력, 그리고 8개월 뒤 지구로 돌아올 승무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수천 명의 노력이 모인 결과다. 이 불꽃은 한국에게도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도 준비되면, 이 리듬에 합류할 수 있다." 한국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있다. 관망할 것인가, 참여할 것인가.

 

크루-12가 보여준 예측 가능성, 국제 협력의 내구성, 재사용 기술의 신뢰는 모두 '참여 가능한 시스템'이 작동 중임을 증명한다. 한국의 우주비행 희망자는 국제 표준 훈련을 시작해야 하고, 우주 산업 종사자는 탑재체와 서비스 개발에 착수해야 하며, 정책 입안자는 장기 투자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이 모든 준비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다음 카운트다운의 숫자 중 하나를, 한국어로 발음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팰콘 9의 1단이 LZ-40에 착륙하는 순간, 회수팀은 이미 다음 발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드래곤 '프리덤'이 ISS 하모니 모듈에 도킹하는 순간, 지상 관제팀은 다음 화물 목록을 점검한다.

 

크루-12 승무원이 8개월 후 지구로 돌아오는 순간, 크루-13 훈련이 이미 시작되어 있을 것이다. 이 끝없는 리듬 속에서, 한국은 자신의 박자를 찾아야 한다. 그 박자는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작지만 정확한 한 걸음 한 걸음의 누적이다.

 

국제 규격을 배우고, 다국적 팀의 언어를 익히고, 미세중력 실험 하나를 완벽히 수행하는 것. 그것이 한국 우주 개발의 다음 장을 여는 열쇠다. 40번 발사대의 불꽃은 이제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지만, 그 빛이 남긴 질문은 여전히 우리 앞에 있다.

 

우리는 이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가. 그 답은 기술이 아니라 결단에서, 슬로건이 아니라 실행에서, 그리고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서 나온다.

 

 

 

조성훈 기자

참고: https://www.nasa.gov/news-release/nasas-spacex-crew-12-launches-to-international-space-station/, https://www.spacex.com/launches/mission/?missionId=Crew-12, https://www.space.com/spacex-launches-crew-

작성 2026.02.14 11:48 수정 2026.02.1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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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이 마법처럼 사라지다./유활도/유활의학/유활파워/류카츠대학/기치유

O자 다리 한국, 칼각 일본? 앉는 습관 하나가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

겨울마다 돌아오는 ‘급성 장폭풍’… 노로바이러스, 아이들 먼저 덮쳤다

아오모리 강진, 철도·항만·도심 모두 멈췄다… 충격 확산

경기도, 숨겨진 가상자산까지 추적했다… 50억 회수한 초정밀 징수혁신으로 대통령상 수상

간병 파산 막아라... 경기도 'SOS 프로젝트' 1천 가구 숨통 틔웠다 120만 원의 기적,...

100세 시대의 진짜 재앙은 '빈곤'이 아닌 '고독', 당신의 노후는 안전합니까...

브레이크 밟았는데 차가 '쭉'... 눈길 미끄러짐, 스노우 타이어만 믿다간 '낭패...

"AI도 설렘을 알까?"... 첫눈 오는 날 GPT에게 '감성'을 물었더니

응급실 뺑뺑이 없는 경기도, '적기·적소·적시' 치료의 새 기준을 세우다

GTX·별내선·교외선이 바꾼 경기도의 하루… 이동이 빨라지자 삶이 달라졌다

행복은 뇌에서 시작된다. 신경과학이 밝혀낸 10가지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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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용기, 삶을 존중하는 가장 아름다운 습관

아이젠사이언스생명연, AI 신약 개발 초격차 확보 전략적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