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박하지만 깊은 맛, 오래 기억에 남는 생선구이 전문점
경남 하동에는 화려하지 않아도 내공으로 승부하는 집이 있다. 바로 하동 현지인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고래식당이다. 이곳은 생선구이 전문점으로, 특히 두툼하게 손질해 구워낸 서대구이가 단연 으뜸이다.
접시에 올라오는 순간부터 남다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서대를 큼직하게 포 떠 노릇하게 구워내는데,
겉면은 바삭하게 익어 고소한 향을 풍기고 속살은 촉촉하게 살아 있다. 젓가락을 대면 결이 부드럽게 갈라지며
흰 속살이 드러난다.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면 담백한 단맛이 먼저 퍼지고, 이어 고소함이 깊게 따라온다. 여기에 간장 베이스의 양념장과
송송 썬 파, 통깨가 더해져 감칠맛이 한층 살아난다.
서대는 자칫 얇은 것을 구우면 마르기 쉬운 생선이지만, 고래식당의 서대는 두툼한 두께 덕분에 씹을수록 촉촉함이
유지된다. 불 조절과 굽는 타이밍이 정확하다는 증거다.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의 대비가 이 집의 실력이다.
한 상 차림도 정겹다. 갓 무친 나물, 새콤한 김치, 쌈 채소와 장아찌, 브로콜리와 묵무침 등 정갈한 밑반찬이 생선의
맛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균형을 맞춘다. 특히 쌈에 생선 한 점을 올리고 양념장을 살짝 곁들이면 바다의 풍미가
한층 또렷해진다.
하동은 섬진강과 남해가 만나는 고장이다. 강과 바다의 기운이 교차하는 지역답게 생선의 선도와 손질법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 고래식당의 생선구이는 그 지역성 위에 쌓인 시간의 결과다.
과하지 않은 양념, 기본에 충실한 굽기, 그리고 두툼한 서대 한 점. 화려함 대신 깊이로 승부하는 집이다.
생선구이의 본맛을 찾는 이라면 한 번쯤 꼭 들러볼 만하다.
돌아오는 4월 하동 벗꽃십리길과 맛있는 서대구이라면 먼길도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기사는 미식1947 요리전문신문에서 전하는 현장 취재 기록이며, k-한식 디렉터 한식명인 장윤정의 시선으로
풀어낸 하동의 맛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