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세 번째 한국인 위원 배출, 아시아 동계 종목의 발언권 강화로 이어져야
한국 봅슬레이의 전설 원윤종(41)이 국제 스포츠 무대의 중심부에 진입했다.
2026년 2월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발표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 결과, 원윤종은 총 유효표 2,393표 중 1,176표(약 49.1%)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후보 11명 중 전체 1위로 당선되었다. 이는 2008년 문대성(태권도), 2016년 유승민(탁구)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이며, 국내 동계 종목 출신으로는 사상 최초의 쾌거다.
이번 당선은 단순한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국 스포츠 외교의 양적·질적 팽창을 의미한다.
원윤종은 향후 8년간(임기 2034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까지) IOC 위원과 동일한 권한을 행사하며 올림픽 개최지 선정, 종목 채택 등 국제 스포츠계의 핵심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11명의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1위를 기록한 배경에는 선수 시절 보여준 성실함과 더불어, 선거 기간 하루 15시간 이상 이동하며 90여 개국 선수들과 직접 소통한 '현장 중심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스포츠 외교 지형에서 원윤종 IOC 선수위원의 등장은 한국의 전략적 자산이다. 현재 IOC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에 이어 세 명의 IOC 위원을 동시에 보유하게 됨으로써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발언권이 한층 강화되었다. 특히 원윤종 위원이 활동하게 될 선수위원회(AC)는 선수의 권익 보호뿐만 아니라 올림픽 무브먼트의 미래 방향성을 설정하는 중추적 기구다. 이는 동계 스포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아시아권 국가들을 대변하는 역할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위원 선출 자체가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사례를 반추할 때,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외교는 지속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확인된 '원윤종 현상'을 시스템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선수위원은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라, 전 세계 선수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 실무 중심의 직책이다. 원 위원이 공약으로 내세운 '선수들의 은퇴 후 경력 전환 프로그램'과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데이터 지원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향후 발전적 전망을 토대로 볼 때, 원윤종 위원의 임기는 한국 스포츠가 '메달 지상주의'를 넘어 '글로벌 거버넌스 주도'로 체질을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특히 2034년까지 이어지는 긴 임기 동안 차세대 스포츠 행정가들을 육성하고, 국제 연맹(IF)들과의 협력 모델을 정교화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한국이 단순한 대회 개최지를 넘어 국제 스포츠 담론을 생산하는 권위 있는 주도국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독자를 위한 실무적 제언으로, 국내 체육계는 엘리트 선수들에게 단순히 기술적 훈련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 능력 및 행정 역량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원 위원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진정성과 철저한 준비 과정은 후배 선수들에게 훌륭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스포츠 외교의 성패는 결국 '사람'과 '시스템'의 조화에 달려 있으며, 원윤종 위원의 당선은 그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엔진이 확보되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