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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왜 인터넷에 공개됐나 — 3백만 페이지 문건의 진실과 논란

정치·재계·왕실 인맥 기록 포함… 수사 실패 논란과 추가 조사 요구 확산

【워싱턴=GDN】미국 법무부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수사 자료 수백만 건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공개된 이른바 ‘에프스타인 파일(Epstein Files)’은 약 350만 페이지 분량으로, 엡스타인의 성범죄 및 인신매매 혐의와 관련된 이메일, 통화 기록, 금융 문서, 수사 보고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2월 보도에서 이번 공개가 의회 통과 법안인 ‘Epstein Files Transparency Act’에 따른 조치라고 전했다. 해당 법은 연방정부가 보유한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검색·다운로드 가능한 형태로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단계적으로 자료를 전산화해 공개해 왔다.

공개된 문서에는 엡스타인과 접촉했던 정치인, 기업인, 학계 인사,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다수 등장한다. 다만 이름이 언급됐다는 사실이 범죄 연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미 법무부는 설명했다. 일부 인사들은 즉각 부인 성명을 내거나, 단순 행사 참석 또는 이메일 교환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가디언(The Guardian)은 새로 공개된 FBI 기록을 인용해 1990년대 후반부터 피해자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됐음에도 수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특히 2011년 한 피해자가 상세 진술을 했음에도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기록이 포함돼 사법기관의 초기 대응 실패 논란이 재점화됐다.

뉴멕시코주 당국은 엡스타인이 소유했던 ‘조로 랜치(Zorro Ranch)’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과거 연방 차원의 수사가 진행되다 중단된 지역으로, 주 정부는 독립 조사기구를 구성해 추가 진상 규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공개 문서를 근거로 엡스타인의 범죄가 조직적이고 광범위했다는 점에서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는 국제적 차원의 책임 논의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공개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각종 추측과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일부 문서에서 특정 이름이 언급된 사실만으로 범죄 연루를 단정하는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언론과 법무부는 “명단 공개와 형사 책임은 별개”라고 경고했다.

영국에서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 경찰이 엡스타인과의 접촉 의혹이 제기된 인물들과 관련해 과거 경호 인력 등을 상대로 참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 범죄 혐의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피해자 보호를 이유로 일부 개인정보와 미성년자 관련 정보는 편집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편집 방식이 미흡해 일부 문서에서 원문이 복원 가능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GDN VIEWPOINT

에프스타인 파일 공개는 단순한 범죄 기록의 공개를 넘어, 권력과 사법 시스템의 책임성을 재점검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정보 공개는 투명성을 강화하지만, 맥락 없는 확산은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정적 해석이 아니라 문서의 법적 의미와 사실 관계를 차분히 검증하는 저널리즘의 역할이다.

진실은 문서 속에 있다. 그러나 그 문서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민주주의의 신뢰도 역시 달라질 것이다.

작성 2026.02.21 23:04 수정 2026.02.2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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