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이 공급 확대와 거래 위축이라는 엇갈린 신호를 동시에 내고 있다. 매도 물량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실제 계약은 줄어들면서 시장이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 달 동안 서울 아파트 매물은 약 16% 증가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책적 압박과 세제 부담이 이어지면서 일부 매물이 시장에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강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러나 거래량은 같은 기간 21% 감소했다. 통상적으로 매물이 늘면 거래가 살아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핵심 요인은 금융 규제다.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인해 충분한 현금 여력이 없는 실수요자는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

거래 가격 구간을 살펴보면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전체 계약의 84%를 차지한다. 상대적으로 대출 활용이 가능한 가격대에 거래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반면 고가 주택은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체결 사례가 크게 줄었다.
시장에서는 이를 유동성 경색 현상으로 해석한다. 매도자는 가격을 일부 낮추고 있지만 매수자는 대출 한도와 이자 부담을 고려해 관망 전략을 택하고 있다. 가격 조정이 진행돼도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거래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노승철 교수(수원대 부동산전공)는 “현재 시장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자금 흐름의 문제”라며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는 실수요자도 움직이기 어렵고, 매물이 늘어도 거래로 이어지기 힘든 구조”라고 말한다. 이어 “금융 접근성이 일정 부분 완화되지 않으면 거래 절벽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와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정상화를 위한 세밀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현재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존재하지만 연결 고리가 막힌 상태다. 매물 증가는 분명하지만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거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매물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출 규제로 거래가 감소하는 구조적 정체 국면에 놓여 있다. 거래는 15억원 이하 구간에 집중되며 고가 주택은 위축 양상을 보인다. 금융 유동성 환경이 시장 회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정상화의 열쇠는 가격이 아니라 자금 흐름에 있다. 매물 확대만으로는 거래 회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을 고려한 정책적 균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