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임을 증명해 온 20년이었다. 사단법인 한국소아당뇨인협회(상임대표 이선영, 회장 김광훈, 이사장 박호영)가 창립 두 번째 십 년을 맞이하며, 당뇨병 환우들의 권익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3월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아너스클럽푸른빛 희망지기 위촉식’은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한국췌장장애인협회’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선포의 장이 되었다.
◇ 1원의 오차도 없는 투명함... 20만 명의 선의가 만든 24억 원의 기록
이날 협회는 지난 20년간의 재정 운용 지표를 가감 없이 공개하며 투명 경영의 정수를 보였다. 정기 및 비정기 후원을 합산해 총 2,432,584,088원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부금 영수증조차 발행되지 않는 온라인 플랫폼과 현장 모금을 통해 동참한 20만 명 이상의 ‘무명 후원자’들이다. 이들의 이름 없는 헌신은 전체 후원금 중 11억 원 이상이 ‘푸른빛 희망장학금’으로 전환되어 643명의 환우에게 직접 전달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협회는 이선영 상임대표를 포함한 최소한의 실무 인력에게만 급여를 지급하고, 김광훈 회장과 박호영 이사장 등 임원진 전원은 20년간 ‘무급 봉사’ 원칙을 고수해 왔다. 이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후원금의 대부분을 교육과 복지, 사회적 인식 개선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으며, 여의도 본부 확보와 안정적인 사업 기반 마련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 ‘췌장장애’라는 새로운 권리... 8년의 사투가 결실 맺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한국췌장장애인협회’의 공식 출범 선언이었다. 이는 35년간 당뇨와 투병하며 췌장이식 8년 차를 맞이한 김광훈 회장이 2018년부터 이어온 끈질긴 정책 투쟁의 결과물이다. 보건복지부의 확정을 이끌어내기까지 8년의 세월이 걸렸으며, 이제 췌장장애는 내부장애의 한 축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새롭게 출범한 협회는 유치원부터 대학교, 그리고 국가 공공영역 전반의 정책 개선을 이끄는 전문 기구로서 활동할 예정이다.
박호영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후원자들의 동행이 있었기에 척박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을 지킬 수 있었다”며 경의를 표했다. 공동주최로 참여한 양향자 이사와 이소희 의원 역시 당뇨 환우들이 질병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입법적·정책적 지원을 다 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 수혜자에서 기부자로... 선순환이 만든 희망의 증거
행사장에는 협회의 지원을 받고 성장해 사회의 주역이 된 이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대기업 주재원, 간호사, 사업가 등 각계각층에서 활약 중인 성인 1형당뇨 환우들은 당뇨병이 더 이상 삶의 제약이 아닌 ‘삶을 지탱하는 훈장’임을 몸소 증명했다. 또한, 골프존, 메드트로닉 등 대기업부터 코리아결제시스템, 그리고 자신의 용돈을 쪼개 후원에 참여한 아이들까지 총 345곳의 개인과 기관이 ‘푸른빛 희망지기’로 위촉되어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20만 명의 선의로 시작된 작은 물결이 24억 원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이뤘고, 이제 그 물결은 '췌장장애인협회'라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차별 없는 미래를 향한 이들의 행보는 향후 100년의 복지 지도를 새로 그리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