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에서 공감과 경청이 결여될 경우 내담자의 상처를 치유하기는커녕 오히려 심리적 고통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담 현장에서 오랜 시간 내담자들을 만나온 전문가들은 상담의 핵심이 문제 해결 기법이 아니라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신뢰와 공감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채미화센터장(채움심리상담센터)은 상담 현장에서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며 이러한 현실을 직접 경험해 왔다고 말한다. 그는 “상담실 문을 두드리기까지 내담자들은 이미 오랜 시간 혼자서 고통을 견디며 수많은 고민과 망설임을 반복한다”며 “그들이 상담실에 들어온다는 것은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채 센터장은 특히 상담을 받기 전 여러 상담기관을 거치며 상처를 더 깊게 입고 오는 내담자들을 적지 않게 만난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을 시작하면 많은 내담자들이 처음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꺼내지 못한다”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열다가도 ‘여기서는 내 이야기를 진짜로 들어주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 비로소 눈물을 보이며 깊은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 센터장을 찾은 한 내담자는 상담 과정에서 “그동안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아봤지만 대부분 형식적인 위로나 조언만 들었던 것 같다”며 “이곳에서는 처음으로 내 마음을 진짜로 이해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채 센터장은 이러한 경험이 상담에서 공감과 경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한다. “내담자들은 정답을 몰라서 상담실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조언과 충고를 들어본 상태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문제를 지적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고통이 이해받고 있다는 경험입니다.”

그는 특히 상담 과정에서 상담자가 내담자의 감정과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해결책이나 행동 지침을 먼저 제시할 경우 내담자가 또 다른 상처를 경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채 센터장은 “내담자의 마음을 충분히 듣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조언을 하게 되면 내담자는 다시 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상담은 치유의 공간이 아니라 또 다른 상처의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상담 과정에서 나타나는 침묵의 시간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고통이 깊을수록 사람은 말을 잇지 못합니다. 상담자가 그 침묵을 불편해해 성급하게 말을 채우기보다, 그 순간을 함께 견디며 곁에 머물러 주는 것이 오히려 내담자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채 센터장은 상담의 본질은 화려한 기법이나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그는 “상담은 한 사람이 자신의 삶과 상처를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며 “상담자가 내담자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공감할 때 비로소 상담은 치유의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담자는 늘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며 “지금 나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온전히 듣고 있는지, 아니면 나의 기준과 판단으로 내담자를 바라보고 있는지 끊임없이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 센터장은 “내담자의 마음이 안전하게 받아들여졌다고 느끼는 순간이 바로 치유가 시작되는 순간”이라며 “공감과 경청이 살아 있는 상담이야말로 내담자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