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라이트 = 서세교 기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 조정원)의 '3천만 원 차용 및 분식회계 의혹'이 결국 정부 부처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연맹이 과거 총재 선거 자금을 빌려 쓴 뒤 장부를 조작했다는 폭로와 함께, 최근 10년간 28억 원에 달하는 국고보조금을 수령한 이 단체에 대해 주무관청의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진정서가 공식 접수됐다.
주상헌 전 성남시청 태권도 감독 측은 2026년 3월 12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수신인으로 하는 '사단법인 세계태권도연맹(WT)의 회계 조작 의혹 및 국고보조금 집행 실태에 대한 특정감사 청구'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총재 선거 자금 펑크 메우려 돈 빌려놓고 장부 조작"
본지가 확보한 진정서에 따르면, 주 전 감독은 지난 2009년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치러진 조정원 총재의 3연임 선거 직후 연맹 관계자들(양00, 김00)로부터 "조정원 총재의 지시이며 선거 결산이 부족하니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 전 감독은 2009년 12월 31일 연맹 공식 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WT 측은 최근 반환을 거부하며 "2009년 1월 5일에 나간 가지급금을 12월 31일에 환수한 것이라 회계상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주 전 감독 측은 "연맹 소속도 아닌 외부인이 어떠한 가지급금도 받은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진정서에는 "이는 연초에 누군가 연맹 공금을 횡령(가지급)한 뒤 연말 결산 때 외부인의 돈을 끌어들여 장부를 끼워 맞춘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규탄하는 내용이 담겼다.
◆ "직원 퇴사해서 모른다"… 그런데 국고보조금은 28억?
더 큰 문제는 수십억 원의 혈세를 지원받는 글로벌 스포츠 기구의 '황당한 회계 관리 수준'이다.
주 전 감독 측이 '유령 가지급금'의 최초 수령자와 지출결의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WT 사무총장은 공문을 통해 "16년이 경과했고 당시 관련 직원이 모두 퇴사하여 회계장부 외 어떤 사실관계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답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WT는 2016년 4억 8천만 원, 2021년 4억 원, 2022년 9억 6천만 원 등 최근 10년간 총 28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원받았다.
진정인은 "법인 계좌로 유입된 수천만 원조차 '직원 퇴사'를 핑계로 추적하지 못하는 단체가, 과연 수십억 원의 국민 혈세를 목적에 맞게 투명하게 집행했는지 합리적인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식 계좌로 오간 돈의 출처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주먹구구식 회계 시스템이라면, 국가 예산 역시 제대로 정산되었는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 "썩어빠진 회계 시스템, 세금 투입 막아달라" 호소
주 전 감독은 진정서를 통해 "조정원 총재 체제하에서 연맹은 선거 자금을 비정상적으로 조달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장부를 조작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썩어빠진 회계 시스템과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단체에 계속해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것을 막아 주십시오"라고 호소하며, "진정인의 3,000만 원 송금 건을 단초로 삼아, 피진정인의 과거 회계 장부 조작 여부와 최근 10년간의 국고보조금 집행 및 정산의 적정성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공소시효를 방패 삼아 버티기에 들어간 세계태권도연맹이 정부 차원의 '보조금 감사'라는 강력한 암초를 만나게 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어떤 칼을 빼 들지 체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