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의 삶을 충분히 챙기지 못했던 청소년과 청년을 위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시는 가족돌봄청소년·청년 약 330명을 대상으로 최대 8개월 동안 매달 30만 원의 자기돌봄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가족의 질병이나 장애, 돌봄 공백 등으로 어린 나이부터 돌봄 책임을 감당해 온 이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학업과 진로, 건강관리, 정서 회복까지 뒷받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원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의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이다. 신청 접수는 16일부터 31일까지 서울복지포털 누리집에서 진행한다. 선정된 대상자는 매달 30만 원씩, 최대 8개월 동안 자기돌봄비를 받을 수 있다.
지원금은 자기개발과 건강관리, 생활 안정에 도움이 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단순 생계 보조를 넘어 스스로를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은 돌봄의 무게를 오롯이 떠안으면서 학업이나 취업, 대인관계, 심리적 안정까지 여러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시는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현금성 지원만이 아니라 공공과 민간 자원을 함께 연결하는 방식으로 지원 체계를 넓히고 있다.
주거와 의료, 생계 분야의 연계 지원을 이어가는 한편,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상자 발굴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보이지 않던 돌봄의 현장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와 필요한 지원이 제때 닿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지원 사례는 정책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28세 청년 A씨는 뇌출혈로 쓰러져 와상 상태가 된 어머니를 돌보며 학업과 간병을 함께 이어왔다. 일상 전반이 돌봄에 맞춰지면서 개인의 삶은 사실상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23년 8월부터 서울시 가족돌봄청년 민간후원 연계 지원사업을 통해 현금성 지원과 일상돌봄서비스를 제공받고, 성장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면서 돌봄 부담을 일부 덜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청년이 자신의 일상과 미래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됐다.
또 다른 사례인 34세 B씨 역시 뇌병변 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돌보며 학업과 사회활동 참여에 큰 제약을 받아왔다. 2023년 9월부터 가족돌봄청년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으면서 생계비와 의료비 지원은 물론 건강검진, 심리상담, 당사자 네트워크 참여 기회까지 확보했다.
돌봄으로 인한 정서적 고립을 완화하고 생활 기반을 다지는 과정을 거친 끝에 취업에도 성공했고, 일상과 사회적 관계를 점차 회복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가족돌봄청소년·청년 지원이 단기적 복지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회복력 자체를 높이는 정책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자기돌봄비 지원은 돌봄을 수행하는 당사자에게 “버텨라”라고 요구하는 대신, “너의 삶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공공이 제도적으로 확인해 주는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지원금 사용 범위를 자기개발과 건강관리 영역까지 열어둔 것은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을 단순 보호 대상이 아닌 성장과 회복의 주체로 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공공과 민간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의 생활 여건을 보다 세밀하게 살피고, 교육 현장과 복지 현장의 협업을 통해 발굴 체계를 촘촘히 해 나갈 방침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과 청소년에게 적절한 지원이 적시에 연결될 수 있을지, 이번 정책의 실행력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의 이번 지원은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과 청년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현실형 복지정책이다. 돌봄 책임을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사회가 함께 나누는 구조를 만드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원의 폭과 발굴 체계가 안정적으로 확대된다면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의 삶은 보다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