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의사라는 직업 때문인지 어떤 동물을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러면 보통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다 좋아하죠." 사실 속내는 다르다. 나도 사람인지라 착하고 순한 동물에게 더 끌린다. 그래서 자연스레 시츄에게 더 마음이 간다.
이 일을 하다 보면 할퀴거나 물리는 일이 드물지 않다. 특히 고양이가 심하다. 자기 몸에 손 하나 허락하지 않는 고양이도 많다. 특유의 하악 소리를 내며 경계하고, 냥펀치를 날리고, 물기도 한다.
반면 입원장 문을 열면 얼굴과 몸을 내 손에 들이미는 고양이도 있다. 스킨십을 해달라는 거다. 골골송을 울리며 온갖 아양과 애교를 뽐내는 친구들. 이런 친구들 앞에서는 말 그대로 무장해제다. 외모는 상관없다. 나에게 호의적이고 착하면 그냥 다 예쁘고 사랑스럽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친절한 사람에게 끌린다.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에도 배려와 상냥함이 묻어있는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에겐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 싶고, 시간을 더 보내고 싶고, 좋은 사람도 소개시켜 주고 싶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
누군가의 작은 친절이 나에게는 뜻밖의 격려가 되어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친절은 그렇게 예상치 못한 곳까지 퍼져나간다. 내가 건넨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고, 그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친절을 건넨다. 그렇게 친절은 전염된다. 선순환이다.
다들 이런 경험 있지 않은가. 전혀 생각지 못한 사람에게 무심히 들은 상냥한 말 한마디 덕분에, 그날 하루가 행복하고 일주일이 포근했던 기억. 거창하거나 대단한 말도 아니었다.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이게 다였는데, 그 짧은 한마디의 묵직함은 어느 비싼 선물보다 값지다.
김주환 교수는 말한다. "옳은 것(Being right)보다 친절한 것(Being kind)." 옳은 말, 바른 말보다 따뜻한 말을 먼저 건네라는 뜻이다. 동감한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보다 얼마나 따뜻한 말을 건네느냐가 먼저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다 잘할 필요는 없다. 내가 나눠줄 수 있는 마음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 나에게 친절한 사람에게만 잘해줘도 충분하다. 이걸 두고 이기적이라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무심하자.
점점 파편화되고 단절되는 세상이다. 나의 친절한 말 한마디가 세상의 온기를 조금이나마 올릴 수 있다. 오늘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작은 용기를 내어 말 한마디 건네보자.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그 한마디가 누군가의 오늘을 바꿀지도 모른다.
[박근필]
그로쓰 퍼실리테이터
읽고 쓰고 말하는 삶으로 당신의 성장을 돕습니다
박근필성장연구소장, 수의사,
칼럼니스트, 커리어 스토리텔러
저서;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독저팅, 필북, 필레터, 필라이프 코칭 운영
부산 시청 특강 외 다수 출강
이메일 : tothemoon_park@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