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우리는 끝까지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펼쳐도 몇 페이지를 넘기지 못한다.
읽다가 문득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다시 돌아오지만,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이 흐릿하다.
영상을 보다가도 마찬가지다.
끝까지 보지 못하고 다른 영상을 누른다.
조금 보다가 또 넘긴다.
일을 하다가도
잠깐 메시지를 확인하려다
다른 화면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어느새 원래 하던 일을 잊는다.
익숙한 장면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집중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
오래 머물지 못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하나의 일에 자연스럽게 머물렀다.
책을 읽으면 그 이야기 속에 빠져 있었고,
한 가지 일을 시작하면 끝을 보고 나서야 멈췄다.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하면서
다른 것을 함께 하고 있다.
읽으면서 확인하고,
보면서 넘기고,
생각하기 전에 반응한다.
하나의 흐름이 이어지기 전에
이미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끝까지 가보지 않는 시간들이 많아진다.
문제는 집중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시간이 끊기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시간은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짧게 잘리고, 계속 바뀐다.
잠깐 보고,
잠깐 듣고,
잠깐 반응한다.
그렇게 끊어진 시간 속에서
생각도 함께 끊긴다.
어느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무언가를 끝까지 해낸 기억보다
중간에 멈춘 기억이 더 많아졌다는 것을.
집중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다.
어쩌면 단순한 일이다.
조금 더 오래 머무는 것.
조금 더 넘기지 않는 것,
조금 더 한 문장을 붙잡는 것,
조금 더 하나의 생각을 놓지 않는 것.
그 짧은 ‘조금 더’가 쌓일 때
비로소 우리는 다시 집중할 수 있다.
기술은 우리를 계속 움직이게 만든다.
하지만 그 속에서 더 중요해지는 것은
빠름이 아니다.
머무는 힘이다.
우리는 지금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과연 얼마나 오래
한 가지에 머물 수 있는 존재일까.
(이미지: 제미나이생성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