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3일, 일본 해상자위대가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60여 년간 이어온 호위함대와 소해대군을 전격 폐지하고, 수상 전투함과 기뢰전 부대를 통합한 “수상함대”를 출범시킨 것이다. 하루 뒤인 24일에는 육·해·공 자위대를 하나의 명령 체계 아래 묶는 통합작전사령부가 공식 발족했다. 조용한 봄날, 도쿄 이치가야의 방위성 청사에서 전후 일본 안보 체계의 근간이 조용히 바뀌고 있었다.
이 장면을 가장 예민하게 지켜본 건 중국이었다.
방패 뒤에 감춰진 창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와 인민일보는 이번 개편을 두고 일본이 ‘자위’라는 이름 뒤에 감춰온 날카로운 창을 마침내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张军社)의 분석은 핵심을 찌른다. 과거의 호위함대와 소해부대는 그 구조상 방어 위주였다. 그러나 새로운 수상함대는 다르다. 공세적인 기뢰 부설과 공격 작전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도입 중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하푼 대함미사일이 이지스함과 호위함에 탑재될 예정이니, 이는 단순한 방어 전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이 스스로 “반격 능력”이라 부르는 이 선제타격 역량의 핵심은 사거리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1,600킬로미터에 달한다. 일본 본토에서 발사하면 중국 동부 해안의 주요 거점이 사정권에 들어온다. 중국이 긴장하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조금씩, 끊임없이
중국의 두 번째 우려는 변화의 방식에 있다. 헌법을 정면으로 개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도의 경계를 조금씩 넓혀가는 점진적 접근이다. 환구시보는 이를 '살라미(切香肠)'에 빗댔다. 한 조각씩 얇게 잘라내다 보면 어느새 통째로 사라지는 살라미처럼,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이 서서히 형해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 안보 3문서로 반격 능력을 명문화하고, 2025년 3월 통합작전사령부를 발족시켰으며, 올해 안에 항공자위대는 “항공우주자위대”로 이름을 바꿨다. 각각의 조치는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고 있지만, 그것들이 쌓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된다. 중국은 바로 그 그림을 우려하고 있다.
하늘 너머 우주까지
전장의 경계도 넓어지고 있다. 우주 감시를 담당하는 부대의 인원은 310명에서 670명으로 늘고, 명칭도 ‘우주작전군’에서 ‘우주작전단’으로 격상된다. 2026년도 중에는 다시 880명 규모의 ‘우주작전집단’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해상자위대와 육상자위대에는 각각 ‘정보작전집단’과 ‘정보작전대’가 신설되어 여론 조작이나 심리전에 대응하는 이른바 인지전(認知戰) 역량도 갖추게 된다.
장쥔서는 이 모든 움직임이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육·해·공은 물론 우주, 사이버, 인지 영역까지 아우르는 “전 영역 통합 전투 체계”의 완성이다. 더 이상 자위대의 군사력이 자국 영토 방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일본 뒤에 있는 미국
그러나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일본의 군사력 그 자체가 아닐지도 모른다. 중국 매체들은 일본을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선봉대(打手)’로 규정한다. 난세이제도(南西諸島)에 대한 방위력 강화, 오키나와 제15여단의 사단 격상, 사세보에 집결하는 수륙양용 전력 — 이 모든 것이 대만 유사시를 상정한 미일 공동의 전진 배치라는 해석이다.
인민일보는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자위대 개편 전체를 ‘신형 군국주의’의 부활이라는 역사적 틀로 해석한다. 비핵 3원칙의 훼손 가능성, 역사 수정주의 움직임, 무기 수출 규제 완화 등을 한데 묶어 일본이 전후 국제질서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분석이 아닌 여론전
물론 이 같은 중국 관영 매체의 시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일본을 ‘잠재적 가해자’ 혹은 ‘미국의 하수인’으로 규정하는 방식에는 자국의 군사력 증강을 정당화하려는 여론전의 성격도 짙다. 중국 역시 지난 10여 년간 항공모함을 잇달아 진수하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며 역내 세력 균형을 빠르게 바꿔왔다. 그 사실을 외면한 채 일본만을 위협 세력으로 지목하는 것은 공정한 분석이라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번 자위대 개편이 전후 70년간 유지해온 방어적 틀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오늘날 동북아시아는 단순한 군비 경쟁의 무대가 아니다. “자위대”라는 이름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둘러싼, 미·중·일 3국의 거대한 전략적 충돌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