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다시금 ‘텍스트 힙(Text Hip)’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가 도민들의 지적 허기를 채워줄 역대급 독서 축제의 포문을 연다. 경기도는 오는 4월 12일 ‘도서관의 날’을 기점으로 일주일간 도내 전역에서 지식과 휴식이 어우러진 ‘도서관 주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책 읽기를 넘어, 디지털 중독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몰입의 즐거움’을 선사할 다채로운 참여형 콘텐츠로 꾸려진다.

■ ‘디지털 디톡스’의 결정판, “엉덩이가 무거운 자가 포인트를 얻는다”
이번 도서관 주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경기도서관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엉덩이로 책 읽기 챌린지’다. 오는 12일 실시되는 이 이벤트는 이름부터 파격적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를 일절 멀리한 채, 오로지 종이책의 질감과 문장에만 집중하는 ‘딥 리딩(Deep Reading)’ 프로젝트다.
참여 방식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경기도서관 3층 현장에 직접 방문해 동료 독자들과 함께 ‘인내의 시간’을 공유할 수도 있고,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챌린지에 참여한 후 인증샷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특히 이번 챌린지는 ‘천권으로 독서포인트’와 연계되어 참여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독서 의욕을 고취할 전망이다.
■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연령층 아우르는 ‘맞춤형 큐레이션’
경기도는 도내 31개 시군에 위치한 328개 공공도서관의 역량을 총집결했다. 총 1,048건에 달하는 방대한 프로그램 리스트는 도민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세심하게 반영하고 있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해서는 경기도서관 2층 ‘세계친구책마을’에서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 얼굴 그림 그리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4층 ‘기후환경 라운지’를 주목할 만하다. 고장 난 물건에 얽힌 추억을 공유하고 수리 가능성을 타진하는 ‘반려 물건 SOS’는 자원 순환의 가치를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18일에는 미래 세대를 위한 공간이 열린다. 5층 ‘청년기회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오픈스튜디오데이’는 미디어아트와 웹툰,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활약 중인 청년 창작가들의 꿈을 지원한다. 전문가 멘토링과 워크숍을 통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로서 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 지역색 입힌 도서관의 진화, ‘우리 동네 독서 사랑방’
각 시군의 특색을 살린 로컬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용인시는 탁 트인 신정문화공원에서 ‘공원 리딩 파티’를 개최해 야외 독서의 낭만을 선사하며, 광주시 퇴촌도서관은 저학년 초등학생들을 위해 도서와 미술을 결합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AI를 활용한 창작 교실이나 필사 체험 등 지역 도서관별로 특화된 콘텐츠들이 도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윤명희 경기도서관장은 “도서관은 이제 책을 빌려 가는 곳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 향유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며 “이번 주간을 통해 1,400만 경기도민이 일상 속에서 책과 더 가까워지고 독서가 하나의 즐거운 문화로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 이번 ‘도서관 주간’ 운영은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문화 행사가 어떻게 트렌드와 결합하여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엉덩이로 책 읽기’와 같은 창의적인 기획은 독서를 지루한 공부가 아닌 하나의 ‘놀이’이자 ‘도전’으로 승화시켰다. 이번 행사가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독서 열기를 재점화하는 도화선이 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