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 경제란 무엇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오늘날 세계 경제는 새로운 지형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윤 극대화와 무한한 성장을 지향해온 경제 체제는 기후 변화, 사회적 불평등, 그리고 점차 심화되는 빈부 격차로 인해 근본적인 한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출범한 '공동선 경제를 위한 글로벌 위원회(Global Council for a Common Good Economy)'는 기존 경제 시스템의 전환을 외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된 이 위원회는 새로운 경제 원칙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과거 정통 경제학의 전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실제 정책으로 확장 가능한 경제 모델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사회가 당면한 현대적 과제에 대응하려는 대담한 시도를 시작한 것입니다. '공동선 경제'란 단순히 경제성장을 넘어,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목적을 우선에 둔 경제모델을 의미합니다.
마리아나 마추카토 교수와 스페인의 제1부총리 겸 경제통상부 장관 카를로스 쿠에르포는 공동선 경제의 비전을 이끄는 주요 인물들로, 이들은 시장 중심의 경제 철학이 실패했음을 지적하며, 현대 경제 운영의 방식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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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카토 교수는 공공 가치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시장의 실패를 넘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기존의 정통 경제학은 '시장은 스스로 교정된다', '정부는 경제 활동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성장은 낙수 효과를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된다'는 전제에 기초해 왔습니다.
그러나 위원회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러한 가정들은 오랫동안 이론이 아닌 사실로 취급되어 왔으며, 예산 편성 방식, 기관 평가, 책임 있는 거버넌스의 기준을 형성해왔습니다. 최근 수십 년간 이러한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주택 가격은 서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고, 공공 서비스는 한계에 달했으며, 기후 전환은 비용으로만 인식되어 지연되었습니다.
공동선 경제는 바로 이러한 태도와 관점을 전면적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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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볼 때, 경제 정책은 항상 사회적, 정치적 배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습니다. 대공황 이후 뉴딜 정책, 1980년대의 신자유주의, 21세기의 녹색 전환 추진 등은 모두 한 시대의 요구에 부합한 경제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동선 경제는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경제의 궁극적 목표를 '성장'에서 '지속 가능성과 형평성'으로 옮기려는 시도입니다.
이 개념은 단순히 이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위원회가 강조하는 바와 같이, 진보적인 정부들이 실제로 이러한 원칙을 적용했을 때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진보적 경제 정책의 증거와 실질적 성과 공동선 경제의 실질적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위원회는 진보적 경제 정책이 실제로 작동했던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위원회에 따르면, 진보적인 정부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공공 투자를 주도하고, 노동 시장을 구조화하여 안정성을 제공하며, 녹색 전환을 부담이 아닌 기회로 삼았을 때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더 강력한 성장, 안정적인 고용, 재생 에너지 확대, 강화된 복지 국가, 그리고 건전한 재정 상태와 같은 긍정적인 결과가 동시에 달성되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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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할 점은 위원회가 강조하는 인과관계입니다. 이러한 성과는 진보적 경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달성된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정책 덕분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기존의 경제학적 상식을 뒤집는 주장으로,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공공 투자가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공공 부문이 명확한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투자를 주도할 때, 민간 부문에도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경제 전체의 역동성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진보적 경제 정책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공공 투자가 주도하는 경제는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민간 부문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녹색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는 기존 대기업뿐 아니라 수많은 중소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줍니다.
둘째, 강한 노동 시장 규제와 복지 확장은 소비 기반을 강화해 경제를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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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사회 안전망이 튼튼해지면, 경제 전체의 소비 기반이 확대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집니다. 셋째, 재생 에너지와 같은 미래 지향적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장기적으로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이를 통해 공동선 경제는 단순히 이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작동 가능한 모델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동선 경제가 제기하는 근본적 질문들 글로벌 위원회의 목표는 단순히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위원회는 현대 경제 이론과 모델링에 내재된 전제들을 재검토하고, 정책 설계, 제도적 관행, 다자간 개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새로운 경제 원칙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경제학의 기초부터 다시 생각하자는 제안이며, 경제적 사고방식 자체를 개혁하려는 시도입니다.
위원회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과연 경제의 목적은 무엇인가?
단순히 GDP 성장률을 높이는 것인가, 아니면 대다수 사람들에게 기회, 안정, 존엄을 제공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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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정통론은 후자를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성장은 이루어졌지만, 그 성장의 과실은 소수에게 집중되었고, 다수는 불안정한 일자리와 높은 생활비, 약화된 공공 서비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진보적 경제 정책의 증거와 시사점
공동선 경제는 정책적뿐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관점에서도 재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공동체 의식의 약화와 개인주의적 가치의 팽배 속에서, 경제적 결정은 자연스럽게 개인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왔습니다. 그러나 공동선 경제는 새로운 사회 규범을 요구합니다.
경제적 선택이 개인적 이익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 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가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공동선 경제의 함의
한국의 경제적 상황은 공동선 경제를 더욱 시급히 검토해야 할 이유를 제공합니다.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심각한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은 젊은 세대의 재산 형성 기회를 제한하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 실업 문제와 비정규직 확대는 사회적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위원회가 지적한 바와 같이, '시장은 스스로 교정된다'는 가정은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시장에 맡겨두면 주택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투기적 수요와 공급 부족이 결합되어 가격은 계속 상승했고, 결국 서민들에게 주거는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는 시장 중심 경제학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정부는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도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경제 발전 역사를 보면, 정부의 전략적 개입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의 발전은 정부의 산업 정책과 공공 투자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이 강화되면서,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고 시장의 자율성이 강조되었습니다. 그 결과 공공 서비스의 질은 저하되었고, 사회적 안전망은 약화되었습니다.
'성장은 낙수 효과를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된다'는 가정 역시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과 노동자들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이는 성장 자체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경쟁 속 한국의 선택
공동선 경제로 전환하려는 글로벌 움직임 속에서, 한국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요소는 무엇일까요? 전 세계는 이미 기후 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재생 에너지, 스마트 도시, 전기차, 그린 수소 기술과 같은 미래산업은 21세기 경제의 핵심이 될 것이며, 이러한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위원회가 강조하는 바와 같이, 녹색 전환을 부담이 아닌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국가들이 이미 이러한 관점에서 대규모 공공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녹색 전환을 단순히 환경 규제나 비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로 인식해야 합니다. 재생 에너지 인프라 구축,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확대,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은 모두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동시에 한국은 노동 시장 구조화의 필요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위원회가 지적한 바와 같이, 노동 시장을 구조화하여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은 경제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합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적정한 임금은 소비 기반을 확대하고, 사회적 불안을 줄이며, 장기적으로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입니다.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노동 시장이 이중 구조화되어 있는 현실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공동선 경제가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
전문가들의 시각과 정책적 함의 마리아나 마추카토 교수는 오랫동안 공공 가치를 중심으로 시장을 재설계하는 것의 필요성을 역설해왔습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시장은 가치 중립적인 메커니즘이 아니라, 사회가 어떤 규칙과 제도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따라서 공공의 목적을 기준으로 시장의 규칙을 재설계한다면,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면서도 공동선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위원회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경제학자들을 모아, 이러한 원칙을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위원회의 작업은 단순히 학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정책 설계, 제도적 관행, 다자간 개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경제학이 현실 정책과 동떨어진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한국의 맥락에서 공동선 경제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첫째, 경제 정책의 목표를 단순한 성장률 제고에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둘째, 정부의 전략적 투자와 개입이 필요한 분야를 명확히 하고, 공공 부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셋째, 노동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여 모든 국민이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기후 변화 대응과 녹색 전환을 부담이 아닌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향후 전망과 우리의 선택 공동선 경제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이론적 논의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이는 사회적 합의, 시민들의 참여, 그리고 정부의 결단력에 크게 의존합니다.
위원회가 출범하며 제시한 비전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먼저 경제학계 내에서 새로운 경제 원칙에 대한 합의가 형성되어야 하고, 이것이 정책 입안자들에게 받아들여져야 하며, 최종적으로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로 실현되어야 합니다.
한국은 이제 성장 중심의 경제 모델에서 벗어나 기후 위기, 불평등 해소와 같은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할 시기에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출범한 글로벌 위원회의 작업은 한국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기존의 경제학적 가정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우리 사회의 실제 필요와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모색할 것인가?
공동선 경제는 단순히 경제 구조의 전환이 아닌, 사회적 가치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경제적 성공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정부와 시장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등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합니다. 글로벌 위원회가 제시하는 새로운 경제 원칙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경제적 모델뿐 아니라 우리의 삶과 공동체 가치를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습니다. 공동선 경제는 경제가 소수의 이익이 아닌 대다수의 기회, 안정, 존엄을 위해 작동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합니다. 한국 사회가 이러한 원칙을 받아들이고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된 공동선 경제를 위한 글로벌 움직임은 한국에게도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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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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