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공지능 핵심 단위인 ‘토큰(Token)’을 ‘치위안(词元)’으로 공식 명명하면서, AI 경제의 가치 측정 기준이 ‘트래픽’에서 ‘지능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기술 용어 정리를 넘어, 디지털 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와 경쟁 질서를 재편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토큰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 정보를 처리하는 최소 단위로, AI 서비스의 비용과 성능을 동시에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기존 인터넷 산업이 사용자 수와 트래픽 확보에 기반한 광고 모델 중심이었다면, AI 산업은 연산량과 처리 효율에 기반한 ‘지능 과금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실제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뚜렷하다. 중국의 일평균 토큰 호출량은 140조 수준으로 급증하며, AI 활용이 실험 단계를 넘어 산업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영상·음성 생성 등 멀티모달 AI 확산과 AI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단일 작업당 토큰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의 정책적 접근이다. 중국은 암호화폐 거래는 강하게 통제하면서도, 토큰과 디지털 자산 개념은 산업적 관점에서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통제형 결제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를 결합해, ‘국가 주도형 디지털 가치 체계’를 구축하려는 흐름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토큰은 단순한 기술 단위를 넘어, 데이터 거래와 AI 서비스 이용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향후 AI 서비스 과금 체계뿐 아니라 디지털 경제 전반의 거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쟁 구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빠른 기술 개선을 기반으로 중국 AI 모델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기존 미국 중심의 AI 생태계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플랫폼 중심 경쟁에서 ‘연산 효율’과 ‘토큰 비용’ 중심 경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토큰 경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컴퓨팅 인프라 부족, 고성능 반도체 공급 문제, 데이터 품질 확보 등은 산업 확장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된다. 동시에 토큰 탈취, 비용 도용, 데이터 유출 등 새로운 보안 위협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미디어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콘텐츠는 더 이상 단순 소비재가 아니라 AI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활용되는 ‘데이터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동시에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도 비용 효율성과 자동화 수준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AI 생성 콘텐츠 확산으로 인해 정보의 신뢰성과 출처 검증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 기업은 단순 생산자를 넘어 ‘검증과 신뢰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토큰 경제의 확산은 기술 변화가 아니라 ‘가치 측정 방식의 변화’에 가깝다. 미디어 산업 역시 이 변화 속에서 콘텐츠의 가치, 생산 방식, 유통 구조를 재정의해야 하는 전환점에 놓여 있다.
[이 기사의 저작권은 이비즈타임즈에 있습니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