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공공형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로 꼽히는 ‘아산호 500MW급 수상태양광 제3자 공모사업’이 갈림길에 섰다.
지난 4월 23일 1차 접수 결과 단독 입찰에 따른 유찰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데 이어, 오는 5월 11일 재공고 마감을 앞두고 업계 안팎에서 ‘공정 경쟁’에 대한 회의론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은 한국농어촌공사와 민간사업자, 발전공기업이 손을 잡고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챙기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사업 구조(RFP)를 뜯어보면 농어촌공사의 20% 수익 확보, 주민 지분 13% 참여 및 수익률 보장, 290억 원 규모의 주민 지원책 등 이른바 ‘지역 상생 모델’을 표방하고 있다. 겉모습만 보면 공적 기여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듯 보인다.
문제는 그 이면에 숨은 ‘평가 구조’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공모 방식이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설계된 ‘답이 정해진 게임’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낸다.
특히 최초 제안자에게 부여되는 가산점과 발전공기업 참여 시 주어지는 추가 점수는 평가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사실상 사전 점수를 따고 시작하는 특정 사업자와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후발 주자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공모 사업의 본질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최적의 사업자를 가려내는 데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경쟁이 실종된 구조라면, 결과적으로 농어촌공사가 ‘최대 수익자’라는 영예를 독식하는 수의계약이나 다름없게 된다.
이는 단순히 한 사업의 문제를 넘어, 향후 진행될 농어촌공사의 후속 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외부 환경 또한 녹록지 않다. 평가의 핵심인 발전공기업의 경우, 최근 경영 공백이나 타 사업 집중 등으로 인해 참여 여건이 제한된 곳이 많다.
특정 시점의 운에 따라 참여 가능성이 갈리는 구조는 실질적인 기회 균등을 저해한다. 여기에 아산시의 에너지 집적화단지 연계 요구와 인접한 평택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 문제 등 지역적 갈등 요소까지 산적해 정부 정책과의 엇박자도 뼈아픈 대목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경우 주민 참여율이 90% 이상에 달하는 반면, 이번 사업은 13%에 불과하다.
현장의 주민들이 이 괴리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불 보듯 뻔하다. 주민 수용성을 무시한 채 강행되는 사업은 결국 사회적 비용만 발생시키고 ‘산으로 갈’ 위험이 크다.
대규모 공공 에너지 사업일수록 절차적 정당성이 생명이다. 특정 사업자를 위한 요식 행위가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평가 기준이 선행되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공모 조건을 보완해서라도 폭넓은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명분이 절차의 불투명성을 가리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산호 수상태양광 사업이 그 상징성에 걸맞은 성공 사례로 남으려면, ‘보여주기식 경쟁’이 아닌 ‘실질적 공정성’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