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직보다 제조업이 낫더라." 최근 Z세대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전통적으로 '3D업종'이라 불리며 기피되던 제조업, 건설업, 물류업 등이 MZ세대에게 새로운 선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루칼라의 역전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제조업 평균 연봉은 4,200만원으로 사무직 평균 연봉 3,800만원보다 400만원이 더 높았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주력 제조업 분야의 숙련 기술자는 연봉 7,000만원을 넘는 경우도 많았다. 더욱 주목할 점은 근무 조건이다. 과거 야근이 일상이던 사무직과 다르게 제조업은 교대근무 시스템으로 정해진 시간에 칼퇴근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에서 근무하는 김모씨(27)는 ‘4조 3교대로 일주일에 3~4일만 출근하고, 연속되는 휴일도 길어서 워라 밸이 보장된다’라고 말한다.
Z세대의 인식 변화
Z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른 직업관을 가지고 있다. '사무실에서 정장 입고 일하는 것'이 성공의 상징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돈 많이 벌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그게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20대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3%가 '연봉과 워라밸이 보장된다면 블루칼라 직종도 고려 하겠다'라고 말한다. 특히 '매우 짜증 나게 하는 상사', '의미 없는 회의', '야근 문화'로 점철된 사무직보다 차라리 기술을 배워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
정부와 기업의 처우 개선 노력
이러한 변화에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도 한몫했다. 정부는 '제조업 르네상스 3.0' 정책을 통해 숙련 기술자의 처우 개선에 나섰다. 기능장, 기술사 등 국가기술자격 취득자에게 공공기관 채용 시 가산점을 부여하고, 기업에는 기술자 우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현대자동차는 '블루칼라 명예 제도'를 도입해 우수 기술자에게 화이트칼라와 동등한 승진 기회와 처우를 보장한다. 포스코는 '마이스터 제도'로 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에게 임원급 대우를 해준다.
뜨는 블루칼라 직종들
첫째, 스마트 제조 기술자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장을 자동으로 운영하는 기술자들이다. 단순 반복 작업이 아닌 첨단 장비를 다루는 고도의 전문직이다.
둘째, 친환경 에너지 기술자다. 태양광⋅풍력⋅수소처럼 깨끗한 에너지를 만드는 분야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지고 있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의 영향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약 3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고급 서비스업 기술자다. 엘리베이터 정비, 의료기기 관리, 항공기 정비 등 고도의 기술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서비스업 기술자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블루칼라의 단점과 극복 방안
물론 블루칼라 직종에도 단점은 있다. 신체적 부담이 크고, 산업재해 위험이 상존한다. 또한 경기 변동에 따른 고용 불안정성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기술과 제도가 발전하면서 조금씩 해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몸에 착용하는 기기로 안전을 지키고, 로봇과 함께 일해 힘든 일을 줄이고 있다. 또 ‘일이 끊기거나 소득이 불안정해질 때’ 나라가 일정 기간 돈과 교육을 지원해 주는 고용보험제도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직업 위계질서
2025년 직업 위계질서는 화이트칼라 vs 블루칼라가 아니라 '전문성'과 '대체 가능성'으로 재편되고 있다. AI로 대체가 가능한 단순 사무직보다는 숙련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블루칼라가 더 안정적이고 전망 있는 직업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색깔이 아니라 '골드칼라(Gold Collar)'가 되는 것이다. 어떤 분야든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대우받는 시대가 왔다.

예스진로직업연구소 소장.
평생교육사이자 진로직업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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