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중산간 초지에서 우리 고유 재래종인 제주흑우의 건강한 번식과 보존을 위한 방목 관리가 시작됐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센터 방목지에서 제주흑우 번식우 30마리를 대상으로 초지 방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목은 4월 28일부터 9월 초까지 약 4개월 동안 진행되며, 해발 500~800m에 위치한 55헥타르 규모 초지 8개 구역에서 순환 방식으로 운영된다.
연구진은 방목 기간 동안 제주흑우의 활동량과 체형 상태, 보행 상태, 발정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해 번식 관리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자연 초지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풀을 뜯는 방목 방식은 소의 체형 유지와 발굽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초지에 자라는 풀에는 수분과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해 소의 되새김질 기능을 돕고 영양 균형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연구진은 활동량 변화와 반추 행동 등을 통해 발정 시기를 파악하는 등 번식 관리 연구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제주 중산간의 초지에는 이른 아침부터 검은 털을 가진 제주흑우들이 천천히 풀을 뜯으며 걸음을 옮긴다. 바람에 흔들리는 초지 위에서 되새김질을 하는 모습은 제주 자연과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생명의 역사와도 같다. 제주흑우는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제주 문화와 농업의 역사 속에서 이어져 온 소중한 유전자원이다.
제주흑우는 전신이 검은 털을 가진 우리나라 고유 재래 소로, 다른 품종과 교배되지 않고 동종 번식을 통해 고유 혈통을 유지해 온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역사적·유전적 가치를 인정받아 제주흑우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특히 제주흑우는 조선시대 기록에도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성을 지니고 있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으로 수탈되며 유전적 다양성이 크게 훼손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오늘날 제주 초지에서 다시 자유롭게 방목되는 모습은 우리 고유 생명자원을 지켜내기 위한 복원의 의미도 담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제주흑우 특성에 맞는 방목 관리 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건강한 개체 관리와 안정적인 번식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초지 방목이 단순한 사육 방식이 아니라 제주흑우의 유전자원 보존과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한 중요한 관리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제주흑우가 앞으로 제주 축산의 경쟁력과 지역 농업의 새로운 가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AI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