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P-1 약물, 과음 감소에 기여
미국 국립보건원(NIH) 과학자들과 국제 연구진은 비만과 알코올 사용 장애(AUD)를 동시에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과도한 음주를 줄이는 데 효과적임을 입증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결과를 2026년 3월 발표했다. 코펜하겐 대학 병원 연구팀이 주도한 이 연구에서, 인지 행동 치료(CBT)와 함께 주 1회 2.4mg의 세마글루타이드를 26주간 투여받은 환자군은 과음 일수가 41.1% 감소했다. 위약 그룹의 감소율은 26.4%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이 13.7%p 더 큰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상황에서, 이 결과는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구체적 수치로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NIH 산하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알코올 중독 연구소(NIAAA) 소장인 조지 쿱(George Koob) 박사는 "현재 알코올 사용 장애에 승인된 약물이 매우 적고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더 접근하기 쉽고 효과적인 새로운 옵션이 치료 격차를 해소하는 '획기적인 변화(game-changer)'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쿱 박사의 발언은 현재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제가 날트렉손, 아캄프로세이트, 디설피람 등 세 가지 FDA 승인 약물에 그치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처방률도 낮다는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이번 연구가 비만을 동반한 환자군을 특정 대상으로 설계된 데는 선행 임상 결과가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과거 임상시험에서 GLP-1 약물은 전체 환자군에서 과음 감소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비만을 동반한 하위 그룹에서는 뚜렷한 반응이 관찰되었다.
이 단서에 착안해 이번 연구는 알코올 사용 장애와 동반 비만을 함께 가진 108명의 치료 희망 환자만을 선별해 진행되었다. 혈중 알코올 바이오마커 측정치가 환자의 자가 보고 데이터와 일치하여 결과의 신뢰도를 높였으며, 체중 감량과 혈압 감소 등 다른 건강 지표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더 큰 개선이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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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시기,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적용 범위를 알코올 사용 장애 이상으로 넓힐 가능성을 제시하는 대규모 관찰 연구도 함께 발표되었다. 2026년 3월 공개된 60만 명 이상의 미국 재향군인 의료 기록 분석에서는 GLP-1 약물 사용이 알코올은 물론 대마초, 오피오이드 사용 장애의 위험을 낮추는 것과 통계적 연관이 있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단일 약물 계열이 복수의 물질 사용 장애에 걸쳐 보호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중독 치료 연구에서 흔치 않은 발견이었다.
제약 업계도 이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GLP-1과 GIP 수용체를 동시에 작용하는 신약 브레니파타이드(brenipatide)의 알코올 사용 장애 적응증 3상 임상시험을 이미 진행 중이다. 세마글루타이드 임상 결과와 재향군인 코호트 분석이 맞물리면서, 이 분야에 투입되는 연구개발 자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일부 환자에서 경미한 위장 장애가 나타났으나 전반적인 안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연구진은 장기 추적 데이터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사회에도 이러한 변화는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2019년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알코올 사용 장애 평생 유병률은 약 12.2%로 단일 정신질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 수는 약 140만 명으로 추산된다.
GLP-1 약물이 알코올 사용 장애 적응증으로 승인된다면 국내 치료 접근성이 확장되고, 알코올 관련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 사용 장애가 개인의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의료비 및 생산성 손실 등 국가 비용 증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국내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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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과 알코올 사용 장애의 교차로
기존의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는 날트렉손 같은 약물치료와 인지 행동 치료·동기 강화 치료 등 심리치료의 병행이 표준이었다. 그러나 치료를 받더라도 재발률이 높고, 약물에 대한 반응이 환자마다 크게 달라 단일 접근법으로는 한계가 뚜렷했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이번 임상 결과는 생물학적 기전을 달리하는 새로운 약물 계열이 기존 치료의 빈틈을 채울 수 있음을 보여준 첫 번째 무작위 대조 증거로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GLP-1 약물의 장기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26주라는 이번 시험 기간은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했으나, 수년에 걸친 재발 방지 효과와 뇌 신경회로 변화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다. 우울증·불안장애 등 알코올 사용 장애와 자주 동반되는 정신건강 질환과의 연계 연구도 함께 이뤄져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국내 학계와 의료계에서도 GLP-1 약물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탐색적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한 적응증 확대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장기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복수의 3상 시험에서 효과를 재현한다면,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 체계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현재 비만·당뇨 치료제로 정착한 GLP-1 계열 약물이 중독 치료 영역에서도 표준 치료의 일부로 자리 잡을 경우, 기존 약물들에 대한 재평가와 다학제 치료 프로토콜 재편이 불가피해진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후속 대규모 임상시험들이 설계·진행 중이며, 그 결과가 글로벌 처방 패턴과 보험 급여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FAQ Q.
GLP-1 약물이 알코올 사용 장애 외 다른 물질 사용 장애에도 활용될 수 있나? A. 2026년 3월 발표된 60만 명 이상의 미국 재향군인 의료 기록 분석 연구에서, GLP-1 약물 사용이 알코올뿐 아니라 대마초·오피오이드 사용 장애 위험을 낮추는 것과 통계적 연관이 있다는 결과가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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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GLP-1 계열 약물이 뇌의 보상 회로에 광범위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관찰 연구의 특성상 인과관계를 확정하려면 물질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추가로 필요하다. 현재 오피오이드·니코틴 의존 등 복수의 적응증에 대한 탐색적 연구가 병행되고 있으며, 향후 몇 년 내 구체적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한국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
Q. 한국에서 GLP-1 약물이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에 승인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A. 국내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오젬픽)가 이미 비만·당뇨 치료제로 허가·사용되고 있다. 알코올 사용 장애에 대한 적응증 추가는 별도의 임상 데이터 제출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를 거쳐야 하며, 통상 해외 3상 시험 결과 확정 이후 국내 허가 신청이 이뤄진다.
브레니파타이드 등 후속 GLP-1 계열 신약의 3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된다면 승인 신청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국내 정신건강의학과 학계에서도 관련 연구자 네트워크를 구성해 임상 근거 축적에 나서고 있는 단계다. Q.
세마글루타이드 사용 시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무엇인가? A. 이번 26주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주요 부작용은 오심·구역·소화불량 등 위장관 증상으로,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이었다.
중증 이상 반응으로 인한 투약 중단율은 위약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되었다. 다만 세마글루타이드는 갑상선 C세포 종양 이력이 있거나 다발성 내분비선종증 2형(MEN2) 환자에게는 금기로 분류되어 있어, 처방 전 병력 확인이 필수다.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는 간 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문 의료진의 면밀한 모니터링 아래 사용해야 한다. [알림] 본 기사는 건강·의료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다.
건강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