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적 탈탄소화’의 필요성
2026년 5월 뉴욕에서 열린 'Sustainability LIVE - US Summit 2026'에서 SINAI Technologies CEO 제스 월덱(Jess Waldeck)은 전 세계 기업에 단순한 규제 보고를 넘어선 '전략적 탈탄소화'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금 행동하지 않는 기업은 향후 2~5년 안에 훨씬 높은 전환 비용과 규제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탈탄소화는 더 이상 환경 부서의 과제가 아니라 경영진의 재무적·운영적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경고다. 월덱의 발언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이 왜 규제 대응 그 이상이 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집중되었다.
그녀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의무 이행 모드(obligation mode)'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지속가능성 팀이 전 세계 보고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실제 변화를 이끌어낼 전략적 권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 충족용' 대응은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장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
월덱은 지속가능성을 단순한 보고 기능으로 취급하는 순간, 비즈니스 성장과 리스크 완화의 기회를 동시에 잃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월덱은 SINAI Technologies의 플랫폼이 철강·시멘트·화학 등 탄소 감축이 어려운 고탄소 산업(hard-to-abate industries)을 주요 대상으로 설계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은 환경 데이터와 재무 의사결정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업들이 긍정적인 투자 수익률(ROI)을 창출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식별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월덱이 제시하는 경고는 구체적이다. 기업이 현재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지연할수록 향후 의무적인 감축 계획으로의 전환이 훨씬 어렵고 비용이 커진다. 그녀는 향후 2~5년 이내에 규제 기관이 구체적인 전환 계획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경영진이 탈탄소화를 재무적·운영적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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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한 기후 담론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의 문제다. 실행 방안으로 월덱은 소규모 지속가능성 팀이 재무·운영·조달 데이터와 배출량 데이터를 연결하여 '빠른 승리(quick win)' 프로젝트를 식별할 것을 권장했다. 회수 기간이 짧은 프로젝트부터 실행함으로써 긍정적인 ROI를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발판으로 탈탄소화 전략의 내부 동력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접근은 한국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활동에서 전략적 기준점을 마련하는 데 직접 적용할 수 있다. 반론도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탈탄소화 전략이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ROI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월덱은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 접근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핵심 수단이라고 답했다. IT 기술을 활용해 배출량·재무·운영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면 빠른 승리 프로젝트를 선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전략적 방향과 시사점
한국 기업들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수출 시장의 탄소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실질적인 전환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가 2021년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기준으로도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는 매년 구체화되는 추세다(출처: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글로벌 규제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면서 기술 혁신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기업들에게 월덱의 조언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탈탄소화를 비용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수익 창출의 전략적 도구로 재정의하는 것, 그것이 2026년 이후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을 기업과 도태될 기업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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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일반 기업이 전략적 탈탄소화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A. 우선 자사의 탄소 배출 현황을 정확히 측정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재무·운영·조달 데이터와 배출량 데이터를 연계 분석하여 회수 기간이 짧은 '빠른 승리' 프로젝트를 우선 식별해야 한다. IT 기술을 활용한 통합 데이터 분석은 초기 투자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장기적으로는 경영진이 탈탄소화를 재무 전략의 일부로 내재화하고, 지속가능성 팀에 실질적인 전략 권한을 부여하는 조직 구조 개편도 필요하다.
Q. 이러한 변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A.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을 비롯한 글로벌 탄소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탈탄소화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기업은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친환경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반면 대응이 늦을 경우 수출 관세 부담 증가와 투자자 이탈이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탈탄소화는 동시에 재생에너지·에너지효율화·탄소포집 분야의 신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경제 구조 전환의 기회이기도 하다.
Q. 월덱이 언급한 '빠른 승리(quick win)' 프로젝트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A. 빠른 승리 프로젝트란 투자 대비 회수 기간이 짧고 탄소 감축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사업 단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공장 내 에너지 효율 개선, 조달 경로 최적화를 통한 물류 탄소 저감,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계약(PPA) 체결 등이 해당된다. 월덱은 배출량 데이터를 재무·운영 데이터와 통합 분석하면 이러한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초기 투자 부담을 분산하면서도 탈탄소화의 내부 성과를 경영진에게 빠르게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설득력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