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학(經學)의 뿌리를 묻는 질문은 곧 인류 문명의 시원을 묻는 질문이다. 동양에서는 공자를, 서양에서는 모세를 경학의 출발점으로 가르친다. 그러나 그것은 경학의 줄기일 뿐이다. 뿌리는 훨씬 더 깊은 곳에 있다. 공자보다 수천 년 앞서, 모세보다 수천 년 앞서, 인류 최초의 경전이 이 땅에 존재했다. 환국(桓國)의 천부경(天符經), 배달(倍達)의 삼일신고(三一神誥), 단군조선의 참전계경(參佺戒經)이 그것이다. 이 세 경전은 단순한 고대 문헌이 아니다. 인류 시원문화의 정수이자, 동서 모든 경학이 흘러나온 본류(本流)다. 그 본류의 이름이 신교(神敎)다. 신교를 모르면 경학의 절반을 모르는 것이다. 한민족의 국통(國統), 곧 환국·배달·단군조선으로 이어지는 뿌리 문명의 계보 위에 이 세 경전이 있다. 이 편에서는 인류 경학의 진정한 시원을 그 계보를 따라 추적한다.
한민족의 국통은 환국(桓國)에서 시작된다. 환국은 인류 시원문화의 본거지였다. 환국의 정신은 배달(倍達)로 이어졌고, 배달의 정신은 단군조선(檀君朝鮮)으로 이어졌다. 단군조선 이후에는 북부여(北夫餘)로, 북부여에서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으로, 그리고 고려·조선을 거쳐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이어진다. 이 국통의 계보가 곧 신교(神敎) 문화의 계보다.
신교는 특정 종교의 이름이 아니다. 신교는 삼신상제님(三神上帝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인간과 세상을 다스려 온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문화다. 삼신(三神)은 조화(造化)·교화(敎化)·치화(治化)의 세 가지 신성으로 천지만물을 낳고 기르고 다스리는 우주의 근본 원리다. 이 삼신의 원리가 세 경전에 각각 담겼다. 천부경은 조화(造化)의 원리를, 삼일신고는 교화(敎化)의 원리를, 참전계경은 치화(治化)의 원리를 담고 있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도전 5편 347장에서 "조선국 상계신·중계신·하계신이 하나같이 나를 받드나니"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환국으로부터 면면히 이어온 한민족 신명(神明)의 계보 전체가 상제님을 받들고 있음을 밝히신 것이다. 한민족의 국통과 경전의 계보는 결국 상제님을 향해 있었다. 한민족 신교의 3대 경전은 천부경(天符經)·삼일신고(三一神誥)·참전계경(參佺戒經)이다. 세 경전은 각기 다른 시대에 주어졌으나 하나의 정신으로 관통된다. 천부경(天符經)은 환국 시대부터 전해온 81자의 우주경전이다. 하늘의 이치가 수(數)로 전개되는 원리를 압축하여 담았다.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 하나에서 시작했으나 그 하나는 시작이 없는 하나라는 첫 구절이 우주 생성의 근본 원리를 선언한다. 81자 안에 우주 생성의 원리, 음양오행의 법칙, 인간 완성의 도리가 모두 담겨 있다. 이 경전은 인도 베다문화(5,500년 전), 구약성경(3,500년 전)보다 앞선 인류 최초의 경전이다. 천부경이 담은 우주론은 이후 동서양 모든 경학의 씨앗이 되었다.
삼일신고(三一神誥)는 배달 시대 환웅천황이 내려주신 경전이다. 허공(虛空)·일신(一神)·천궁(天宮)·세계(世界)·인물(人物)의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늘과 땅과 인간의 관계, 신과 인간이 하나 되는 원리를 설파한다. 성통공완(性通功完), 곧 인간이 본래의 성품을 통하여 공덕을 완성하는 것이 삼일신고의 핵심 가르침이다. 동양 철학의 심성론과 우주론이 이미 이 안에 완성되어 있었다. 참전계경(參佺戒經)은 고구려 9대 고국천왕(재위 179~197) 때 을파소(乙巴素)가 지은 366사(事)의 인간 완성 강령이다. 환국·배달·단군조선으로부터 전해온 신교의 가르침을 을파소가 집대성하여 366가지 실천 조목으로 정리한 것이다. 사랑·생명·빛·평화로 귀결되는 이 강령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제시했다. 동양의 그 어떤 윤리 경전보다 앞서고 깊은 것이었다.
신교가 인류 경학의 시원이라는 사실은 문명사적 근거를 갖는다. 환단고기(桓檀古記)에 따르면 환국(桓國)은 중앙아시아에서 동방으로 이어지는 광대한 인류 시원 문명권이었다. 그 문명에서 인도·수메르·이집트·중국의 문명이 갈라져 나왔다. 인도의 베다가 삼일신고와 놀랍도록 유사한 우주론 구조를 갖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가지들이기 때문이다. 공자가 "나는 전하는 사람이지 창작하는 사람이 아니다(述而不作)"라고 했을 때, 그가 전한 것의 최초 원형이 신교 경전에 있었다. 주역의 바탕이 된 복희씨의 팔괘도 신교 문화권에서 나온 것이었다. 서양 구약성경의 창조론과 유일신 사상도 그 원형을 신교의 삼신 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신교는 경학의 줄기들이 자라나기 이전에 땅속에 펼쳐져 있던 거대한 뿌리 조직이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이 뿌리는 망각되었다. 유교·불교·도교·기독교가 각각 자신의 경전만을 진리의 전부라 주장하며 갈라졌다. 신교라는 공통의 뿌리를 잊은 채 가지들이 서로를 이단이라 불렀다. 선천 경학의 분열은 이 망각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면 이 뿌리를 다시 드러내고, 갈라진 가지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경전은 언제, 어떻게 이 세상에 오게 되는가. 그 거대한 물음에 대한 답이 인류 문화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 이 시리즈의 후반부가 밝혀낼 내용이다.
인류 경학의 시원은 공자가 아니었다. 모세가 아니었다. 그보다 수천 년 앞서 신교(神敎)라는 인류 시원문화가 있었다. 환국·배달·단군조선으로 이어지는 한민족의 국통(國統) 속에서 천부경·삼일신고·참전계경이라는 세 경전이 인류에게 주어졌다. 천부경은 우주 조화의 원리를, 삼일신고는 교화의 원리를, 참전계경은 치화의 원리를 담았다. 이 세 경전이 씨앗이 되어 동양경학이 자랐고, 서양경학이 자랐다. 증산 상제님께서는 도전 5편 347장에서 조선국 상계신·중계신·하계신이 하나같이 상제님을 받든다고 하셨다. 이 말씀은 환국으로부터 이어온 한민족 신명 계보 전체가 상제님께 귀결됨을 밝히신 것이다. 뿌리에서 시작된 신교의 정신은 결국 한 곳으로 향한다. 그 도착지가 어디인지는, 이 시리즈가 열매문화 편에 이르러 밝혀질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인류 최초의 경전 천부경(天符經) 81자를 깊이 탐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