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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좁은 바닷길에 줄을 선 300척 - 테헤란이 쥔 '통행 명부'의 충격 보고서

이란 페르시아만 해협국(PGSA), 4월 이후 통과 신청 통계 첫 공개… 석유탱커 42%·중국·인도가 종착지 1·2위

호르무즈 위 줄 선 300척 - 페르시아만 해협국(PGSA)가 처음 공개한 충격의 명부 전격 해부

석유탱커 42%, 중국·인도가 47% - 호르무즈 통계가 폭로한 세계 에너지 지도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 호르무즈 해협 위에 보이지 않는 검문소가 세워졌다. 이란이 새로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국(PGSA)'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충격적인 첫 통계를 공개했다. 지난 4월 이후 이란과 무관한 외국 선박 300척 이상이 호르무즈 통과 허가를 신청했다는 것이다. 한때 세계 해상 원유의 5분의 1이 자유롭게 흐르던 그 좁은 바닷길은, 이제 테헤란이 쥔 '명부' 한 권에 의해 운명이 갈리는 새로운 질서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세계 해운업계와 에너지 시장이 숨죽인 채 지켜보는 그 통계,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좁은 바다 위에 세워진 새 질서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곳이 폭 34km에 불과한 작은 바닷길이다. 그러나 정상 시기에는 하루 2천만 배럴, 세계 해상 원유 거래량의 약 20%, 세계 LNG의 20%가 이 좁은 통로를 지나간다. 2026년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3월 2일 해협을 "비우호국"에 폐쇄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4월 13일 이란 항만 봉쇄로 응수했고, 좁은 바닷길은 이른바 '이중 봉쇄' 상태에 빠졌다.

 

이 무질서의 한복판에서 이란 정부는 2026년 5월 5일 '페르시아만해협국(PGSA)'을 정식 설립했다. 자칭 '주권적 규제 기관'으로 등장한 이 신생 조직은 통과를 원하는 선박에 info@PGSA.ir 이메일을 통해 선박 소유주, 보험사, 선원 명단, 화물 정보를 일일이 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18일에는 'PGSA_Iran'이라는 공식 X 계정까지 개설하며, 사실상 호르무즈 위에 '디지털 입국 심사대'를 세운 모양새다.

 

300척 명부의 해부도

 

PGSA가 공개한 통계는 한 편의 해상 인구조사 보고서를 방불케 한다. 4월 이후 통과 허가를 신청한 300여 척 가운데 석유 탱커가 42%로 단연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건화물선 27%, 컨테이너선 11%, LNG 운반선 8%, 일반 카고선 6%, 서비스 선박 4%가 차례로 이었다.

 

목적지 분포는 더 인상적이다. 페르시아만에서 빠져나가는 선박이 전체의 77%를 차지했고, 들어오는 선박은 23%에 그쳤다. 만 밖으로 향하는 선박들의 종착지는 중국 28%, 인도 19%로 나타나, 이 둘만 합쳐도 절반 가까이가 아시아의 두 거인을 향하고 있었다. 그 외 아시아 국가가 23%, 유럽 12%, 아프리카 10%, 기타 8% 순이었다.

 

반대로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는 선박들의 종착지는 아랍에미리트(UAE)가 34%로 가장 높았고, 카타르 31%, 이라크 17%, 쿠웨이트 10%, 사우디아라비아 3%, 오만 3%로 집계됐다. 미신고 분량은 2%였다. 이 한 장의 표는 곧 세계 에너지 동선의 단면도이며, 동시에 누가 누구에게 어떤 빚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거울이다.

 

푸자이라 앞바다와 워싱턴의 충돌

 

현장의 공기는 절대 한가롭지 않다. 해운 정보 분석 업체 윈드워드(Windward)에 따르면 5월 5일 호르무즈 인근에서 식별된 상업용 선박 167척 가운데 무려 146척이 위치 추적 장치를 끈 '암흑 운항(dark sailing)' 상태였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해협 통항량이 평시의 약 10분의 1로 폭락했으며, 약 1천 척의 선박과 2만 명의 선원이 발이 묶였다고 밝혔다. 5월 14일에는 UAE 푸자이라 앞바다에서 HUI CHUAN호와 EDRIS호 두 척이 거의 동시에 이란 측에 의해 나포되었고, 18일에는 인도 국기를 단 선박 6척이 단체로 만으로 진입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 위원장 에브라힘 아지지는 5월 16일 "곧 새로운 해협 규제 메커니즘의 전모를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 군 관계자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는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못 박았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은 해협 통과에 분명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워싱턴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5월 27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PGSA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며 통행료 수익이 IRGC로 흘러간다고 지목했다. PGSA는 이를 비웃듯 응수했다. 자신들을 제재한 나라가 "해적 행위를 자랑하는 대통령의 나라"이며, 그 제재 자체가 자기들의 성공을 입증하는 훈장이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 차례 통과 비용은 최대 200만 달러에 이르며, 결제 수단으로 중국 위안화와 비트코인이 사용된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작성 2026.06.03 00:03 수정 2026.06.0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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