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현장부터 소외된 이웃의 손길까지... “봉사는 내 삶의 본분이자 울산을 움직이는 힘”
우리 사회가 어둡고 힘들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와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이들이 있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노란 조끼’, 바로 대한적십자사 봉사원들이다. 그리고 울산 전역에서 쉼 없이 흐르는 이 땀방울의 중심에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울산광역시협의회를 이끄는 김광희 회장이 있다.
김광희 회장의 옷소매는 늘 걷어 올려져 있다. 사무실에 앉아 보고를 받기보다, 흙먼지 날리는 재난 복구 현장과 시린 바람이 부는 독거노인의 단칸방을 먼저 찾는 ‘현장형 리더’이기 때문이다. 울산 지역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인도주의의 살아있는 증인’으로 평가받는 김광희 회장을 만나 울산적십자봉사회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먼저 움직이는 ‘노란 조끼의 리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울산광역시협의회는 울산 5개 구·군 전역의 단위봉사회와 수천 명의 봉사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울산 최대 규모의 자원봉사 단체다. 김광희 회장은 이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서의 권위 대신 ‘가장 앞장서서 땀 흘리는 봉사원’의 자세를 고수해 왔다.
김 회장은 “적십자 봉사원이라는 이름표는 감투가 아니라 책임감의 무게”라며, “우리 주위의 소외된 이웃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다리가 되어주는 것이 협의회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울산적십자봉사회는 재난·재해 상황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동력을 보여왔다. 태풍이나 대형 화재, 수해 등 울산에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김 회장과 봉사원들은 생업을 제쳐두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재민을 위한 임시 대피소를 구축하고,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이동급식차를 돌리며,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과정 모두가 이들의 손을 거쳤다.
◇소외된 이웃을 위한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
김광희 회장이 이끄는 울산광역시협의회의 활동은 비단 재난 구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평시에는 울산 지역의 취약계층과 위기가정을 돌보는 든든한 사회안전망 역할을 자처한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취약계층 맞춤형 밀착 지원’이다. 협의회는 홀로 사는 어르신,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과 봉사원 간의 1:1 결연을 통해 정기적인 방문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단지 물품전달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의 말벗이 되어 외로움을 달래고, 취약계층의 노후화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집수리 봉사’를 지속해서 전개해 왔다. 또한, 매주 진행되는 밑반찬 나눔 봉사와 겨울철 김장 나눔, 연탄 배달 등은 울산의 겨울을 녹이는 대표적인 온기 나눔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김 회장은 “정부나 지자체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우리가 한 번 더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안부를 묻는 것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봉사원들의 화합과 ‘자긍심’을 높이는 조직 문화
수천 명의 자발적인 봉사자들을 하나의 마음으로 묶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광희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봉사원들의 화합과 자긍심 고취’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봉사자가 행복해야 도움을 받는 이웃도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구·군 협의회 간의 소통의 장을 넓히고, 봉사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과 포상 제도를 확대했다. 또한, 신규 봉사원들이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역량 강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울산적십자봉사회는 회원 간의 결속력이 가장 단단한 조직으로 거듭났으며, 세대를 넘어 청년층부터 장년층까지 아우르는 활력 넘치는 단체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눔이 일상이 되는 울산, 함께 만들어 가다
김광희 회장에게 앞으로의 임기 동안 이뤄내고 싶은 최종 목표를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나눔의 일상화와 봉사의 시스템화’를 꼽았다. 봉사가 특별한 날에만 마음을 내어 참여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이웃을 향한 자연스러운 시선이자 시민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로 정착하는 문화를 울산에 뿌리내리겠다는 포부다. 특히 김 회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와 1인 가구 고독사 등 다변화되는 현대 사회의 위기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적십자 봉사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심장이자 엔진이었지만, 그 눈부신 발전의 화려한 그늘 뒤편에는 여전히 온정과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는 이웃들이 많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모두가 지치고 어렵다고 말하는 바로 지금이야말로, 적십자의 핵심 가치인 ‘인도주의 정신’이 가장 뜨겁게 빛을 발해야 할 때다”
김 회장은 모든 공을 현장을 지키는 시민들과 봉사원들에게 돌렸다. 리더의 뛰어난 기획이나 지자체의 예산보다 위대한 것은 현장에서 묵묵히 흐르는 땀방울의 진정성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구호 계획과 매뉴얼이 있어도 생업을 제쳐두고 현장으로 발로 뛰어와 주시는 봉사원들이 없었다면, 그리고 적십자를 믿고 소중한 정성을 보태주시는 울산 시민들이 없었다면 단 하나의 기적도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울산광역시협의는 늘 울산의 가장 낮고 어두운 곳을 먼저 찾아가 비추는 든든한 등대가 되겠다”
차가운 새벽녘 재난 대피소에서부터 볕이 들지 않는 골목길 단칸방까지, 김광희 회장과 울산적십자 봉사원들이 엮어내는 ‘노란 조끼의 기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이 흘리는 조건 없는 땀방울이 회색빛 공업도시 울산의 혈관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구하고 보듬는 이들의 연대가 지속되는 한, 울산은 오늘보다 내일 더 따뜻하고 살기 좋은 최고의 ‘인간 중심 도시’로 진화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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