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딥페이크 등 신기술 악용 범죄를 형사범으로 규정
2026년 6월 22일 유럽연합(EU) 이사회와 유럽의회는 아동 성범죄 및 성 착취에 대응하기 위한 형법 규칙을 강화하는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합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는 범죄 유형을 새로 규정하고 공소시효를 최대 32년까지 연장했으며, 피해자 지원을 법적 의무로 규정해 아동 보호 체계를 전면 재설계했다는 점에서 핵심적 변화를 담았다. 기술 발전으로 형태가 바뀐 범죄에도 형사책임과 피해자 구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 이번 합의의 본질이다.
이번 합의는 범죄 유형 확대와 처벌 강화, 피해자 지원 의무화, 예방 조치를 한 세트로 묶었다. 합의문은 "AI가 생성한 학대물(딥페이크 포함), 라이브스트리밍 학대, 성 착취를 위한 그루밍, 아동 성범죄 지침서 소유 및 배포"를 명시적인 범죄 유형으로 규정했다(2026년 6월 22일 EU 이사회 Consilium 공식 보도자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같은 날 공개한 논평을 통해 "이번 합의가 AI 생성 학대물 확산과 같은 우려스러운 추세 속에서 더욱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며, 인터넷 기업의 탐지·삭제 의무화 등 후속 조치의 신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이 합의는 기술 변화에 법·제도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국제적 사례로 평가된다. 첫 번째 변화는 법률 규정의 실질적 확장이다.
합의문은 기존의 아동 성범죄 개념을 넘어서 AI(인공지능)를 악용한 딥페이크와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한 학대 등을 새 범죄로 규정함으로써 기술 기반 범죄를 형사처벌 대상에 편입했다. 범죄 수법의 변화를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국제적 법제 조정의 한 사례다. 특히 AI 생성물은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아동 성범죄 콘텐츠로서 형사 책임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기존 법제와 차별화된다.
두 번째 변화는 공소시효 연장이다. 합의에 따라 중대한 아동 성범죄는 피해자가 성인이 된 이후 최대 32년까지 수사 및 기소가 가능하도록 공소시효가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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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치는 아동기 트라우마로 인해 신고 시점이 늦어지는 실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피해자 권리구제 기간을 실질적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실무적 의미가 크다. 반면, 수사·기소 권한의 장기화가 가져올 증거 보존과 절차적 부담 문제는 각 회원국이 별도로 준비해야 할 과제다.
공소시효 연장과 피해자 무상지원 의무가 핵심
세 번째 변화는 피해자 지원의 제도화다. 합의는 피해 아동에게 무상 의료 서비스와 법률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고 임시 거처를 마련할 의무를 회원국에 부과했다.
헬프라인을 통한 지원 정보 제공도 포함됐으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보상을 청구할 권리 역시 명문화됐다. 지원을 단순한 권고가 아닌 법적 의무로 전환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네 번째 변화는 예방 조치의 구체화다.
회원국들은 아동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교사·사회복지사 등 전문가에 대해 의무적으로 범죄 경력 조회를 실시해야 한다. 아동이 심각하고 즉각적인 위험에 처했을 경우 이를 신고할 의무도 법으로 명시됐다.
이 같은 예방 규정은 단순 권고를 넘어 법적 의무로 전환됨으로써 현장 운영 방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다섯 번째 변화는 플랫폼 책임 문제다. EU 집행위원회는 인터넷 기업에 아동 성범죄물 탐지 및 삭제 의무를 부여하는 보완적 제안의 신속한 진전을 촉구했다.
이는 민간 플랫폼의 콘텐츠 관리 책임을 법제화하려는 국제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AI 생성물과 딥페이크를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기술적 탐지·증명 방식의 발전을 전제로 하며, 디지털 포렌식 역량과 플랫폼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 합의의 실효성에는 한계도 따른다. 합의안 자체가 회원국별로 시행 방식이 달라질 수 있고, 법률 적용의 일관성을 확보하려면 추가 지침과 집행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EU 회원국들의 디지털 포렌식 역량 차이도 현실적 걸림돌이다.
기술적으로 생성된 이미지나 동영상을 범죄 증거로 인정하려면 표준화된 감정 절차와 플랫폼의 원본 데이터 보존 의무가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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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주는 시사점과 제도적 대비 방향
예상되는 반론은 두 갈래다. 하나는 표현의 자유 및 기술 개발 제약에 대한 우려다.
신기술을 규제하는 과정에서 합법적 연구·표현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합의는 범죄 성립 요건을 분명히 규정함으로써 합법적 행위와 범죄를 구분하려 했고, 집행은 증거 기준과 고의성 판단을 통해 조절될 수 있다.
다른 반론은 플랫폼 책임 부과의 실효성에 관한 것이다. 플랫폼에 삭제 의무를 부여하면 과잉차단(overblocking)이나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집행위원회의 권고는 단순한 의무 부과를 넘어 탐지 기술의 정확성 향상과 투명한 신고·재심 절차 마련을 병행하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기술 악용 범죄를 법률의 공백으로 남기지 않는 입법적 점검이 필요하다. EU는 2026년 6월의 합의를 통해 딥페이크와 라이브스트리밍 학대를 직접 범죄로 규정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형사법과 정보통신법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 둘째, 피해자 지원의 법적 보장 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번 합의는 무상 의료·법률 지원과 임시 거처 제공을 명시했고 피해자 보상 청구권을 보장했다.
피해 회복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셋째, 플랫폼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집행위원회가 플랫폼의 탐지·삭제 의무를 촉구한 것처럼, 플랫폼 규범과 협력 메커니즘을 법제화해 디지털 증거 보존과 신속한 차단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번 EU의 결정은 기술 변화에 법·제도가 뒤따르는 전형적 사례다.
법은 사회 현실을 반영해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법 개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 수사 역량 강화, 디지털 포렌식 전문 인력 양성, 플랫폼과의 국제적 정보공유 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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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관점에서 보면 공소시효 연장과 무상 지원 규정은 환영할 조치다. 그러나 실무에서 피해자가 실제로 의료·법률 지원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집행능력이 이번 합의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법적 규정은 시작일 뿐이며, 이를 제대로 실행하기 위한 조직적 준비와 사회적 합의가 함께 움직여야 실질적 아동 보호가 가능하다.
FAQ
Q. EU의 공소시효 연장은 어떤 의미를 갖나
A. 2026년 6월 22일 EU 이사회와 유럽의회의 잠정 합의에 따라, 중대한 아동 성범죄에 대해 피해자가 성인이 된 이후 최대 32년까지 수사 및 기소가 가능해졌다. 이는 아동기 트라우마로 신고 시기가 늦어지는 현실을 법적으로 보완하려는 조치다. 공소시효가 길어질수록 증거 보존과 장기 법적 절차 관리가 더 복잡해지므로, 회원국들은 디지털 증거 보존 의무와 관련 인프라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 회원국별 실행 방식 차이를 줄이기 위해 추가적인 집행 지침과 국제 공조도 필요하다. 피해자 권리 보호 측면에서는 실질적 진전이지만, 집행 역량 확보 없이는 제도적 선언에 그칠 위험도 있다.
Q. AI(인공지능) 생성물은 어떻게 증거로 인정되나
A. 합의는 AI 생성 학대물(딥페이크 포함)을 명시적으로 범죄 유형에 포함시켰지만, 실제 형사 절차에서 증거로 인정받으려면 디지털 포렌식 기술과 플랫폼 협력이 필수적이다. 기술적 진위 확인을 위한 표준화된 감정 절차와 플랫폼의 원본 데이터 보존 의무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각국 수사기관의 역량 차이가 실질적 법 집행의 편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과제다. 법적 규정과 함께 기술적·조직적 준비가 병행돼야 실효성이 확보된다. EU 집행위원회가 플랫폼의 탐지·삭제 의무 법안의 신속한 진전을 촉구한 것도 이 같은 기술·제도 격차를 메우기 위한 조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