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이후 어린 나이에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돼 10년 가까이 강제노역과 폭력에 시달린 피해자에게 국가와 경기도가 총 7억8천6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41단독 곽경평 부장판사는 선감학원 피해자 A씨가 국가와 경기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두 기관이 공동으로 2억86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앞서 지난해 9월 같은 사건과 관련한 선행 소송에서 5억원의 배상 판결을 확정받은 바 있어, 이번 판결까지 포함한 총 배상액은 7억8600만원으로 늘었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안산 선감도에 설치된 부랑아 수용시설이다. 광복 이후인 1946년부터는 경기도가 운영해, 한국전쟁 이후 정부는 가족과 헤어진 아동이나 거리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사회 정화와 치안 유지를 명분으로 강제 수용했다.
수용된 아동들은 외부와 단절된 환경에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농사와 누에치기 등 각종 노동에 동원됐다. 폭행과 학대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며 모두 4000 이상이 수용됐고 수백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 역시 1955년 8세의 나이로 선감학원에 들어가 1965년까지 약 10년간 생활했다. 그는 뽕잎을 따거나 농사일을 하는 등 강제노역을 했고, 반복된 폭행으로 척추를 다쳤으며 이후에도 악몽과 수면장애 등 외상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국가와 경기도 모두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기도는 선감학원을 운영하면서 아동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노동력을 착취했다. 법원은 대한민국은 이러한 행위를 적절히 관리·감독하지 않았다"며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다.
경기도가 "국가 정책에 따라 운영된 시설인 만큼 최종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이미 5억원의 배상 판결이 확정된 만큼 추가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는 피고 측 주장 역시 기각했다. 재판부는 선행 소송이 전체 손해 가운데 일부만 청구한 사건이라는 점이 명확해 추가 청구가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섬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약 10년 동안 자유를 박탈당했고, 미성년자로서 교육받을 권리마저 심각하게 침해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감학원 강제수용 사건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장기간 개입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라며 "위법성이 매우 중대한 만큼 유사한 인권침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억제와 예방의 필요성도 크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