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서울에서 열린 K-북 저작권 마켓 개요와 성과
2026년 6월, 서울에서 열린 한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로비와 회의실을 가득 채운 바코드 스캔기 소리와 빠르게 오가는 명함들 속에서 한 출판 기획자는 조용히 말했다.
"이제 판권 상담은 단순한 책 교환을 넘어 드라마·애니메이션·웹툰으로 이어진다." 이번 행사가 단순한 B2B 상담회를 넘어 한국 출판 IP의 확장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2026 K-북 저작권 마켓'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KPIPA)이 주최했고, 31개국에서 100개 해외 기업이 참여해 국내 100개 기업과 약 1,850건의 맞춤형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국내 출판물이 단순히 해외에 번역·수출되는 것을 넘어서 영상·게임·웹툰 등으로 확장되는 IP 전략을 갖추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이번 행사의 배경이다.
수치만 보아도 교류 규모는 인상적이다. 31개국, 해외 100개사와 국내 100개사가 참여하여 약 1,850건의 상담을 진행했다는 점은 양적 교류가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계약 성사율, 현지화 비용 분담, 권리 분배 구조 등 질적 전환을 위한 준비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과제도 제기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행사 후 이와 관련해 "K-북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고 현지 업계와의 협력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성과는 글로벌 메이저 출판사의 직접 참여다.
펭귄 랜덤하우스(Penguin Random House), 하퍼콜린스(HarperCollins) 등 영미권 대형 출판사와 일본의 쇼가쿠칸(Shogakukan), 각켄, 이탈리아의 리촐리(Rizzoli), 프랑스의 알뱅 미셸(Albin Michel), 러시아의 엑스모(Eksmo) 등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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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대형 출판사가 현장을 직접 찾았다는 사실은 한국 서적과 IP에 대한 해외 수요가 실체를 갖추고 있다는 근거다. 펭귄 랜덤하우스와 하퍼콜린스 같은 기업들은 단순 판권 구매를 넘어 글로벌 유통망과 음성·영상·디지털 2차 저작물에 대한 협업 의지를 타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참여는 향후 번역·출간·미디어화에서 실질적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글로벌 출판사 참여와 지역별 구성, 수치로 본 현황
두 번째 성과는 지역적·양적 다양성이다. 참가 기업은 아시아·오세아니아 12개국 57개사, 유럽 14개국 34개사, 북미·중남미 3개국 6개사, 아프리카·중동 2개국 4개사로 구성되었다.
이 수치는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은 수요를 반영한다. 과테말라, 체코, 포르투갈, 레바논이 올해 처음으로 참여했다는 점은 새로운 시장 개척의 신호이기도 하다.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만 57개사가 참가했다는 사실은 한국 문학·비문학·어린이책·만화 등 다양한 장르가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지역 분포는 번역·현지화 전략을 수립할 때 어느 언어권과 장르에 우선 투자할지를 판단하는 실무적 근거가 된다.
세 번째 성과는 참가자 유형의 변화다. 전통적인 출판사·에이전시 외에 방송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웹툰·웹소설 플랫폼, 콘텐츠 제작사가 함께 참여했다. 출판물이 영상화·드라마화·애니메이션화·웹툰화되는 과정에서 초기 기획 단계부터 미디어 기업이 관여하면 IP 가치가 훨씬 커진다.
이번 행사는 그런 접점을 실제로 만들어냈다. 플랫폼사들이 원천 스토리 발굴을 위해 직접 상담 테이블에 앉았다는 점은, 출판물이 더 큰 문화 산업 생태계의 원료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교육 현장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교과서, 교육용 도서, 아동문학이 영상·인터랙티브 콘텐츠로 재탄생하면 학습자 접근성과 흥미가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행사가 양적 성과에만 치중했을 뿐 실제 계약 성사율이나 장기적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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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질 문제, 현지화 비용, 저작권 분배 구조의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반론에는 다음 세 가지 근거로 답할 수 있다.
약 1,850건의 상담은 단순 접촉 수치가 아니라 맞춤형 수출 상담이라는 점에서 계약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적 만남이었다. 글로벌 출판사와 플랫폼이 직접 참여한 점은 초기 논의 단계에서 현지화·유통 전략을 공동 수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해외 인지도 제고와 협력 기반 강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점은 후속 관리를 위한 공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출판을 넘어선 IP 확장과 국내 교육·문화적 함의
정리하면, 2026년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북 저작권 마켓'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31개국, 해외 100개사와 국내 100개사가 한자리에 모였고 약 1,850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8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메이저 출판사의 참여와 방송·OTT·웹툰 플랫폼의 동석을 통해, 출판물이 더 큰 문화 산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행사는 한국 출판이 '책'이라는 매체를 넘어 IP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재편되는 출발점으로 읽혀야 한다. 앞으로 출판계는 번역 투자, 권리 분배의 투명성 확보, 플랫폼 파트너십 구축에 더 과감히 나서야 한다.
한국의 좋은 이야기들이 책을 넘어서 영상과 게임, 교육 콘텐츠로 재탄생할 때, '원작성'과 '교육적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지켜낼지가 다음 과제로 떠오른다. 출판사가 단순히 판권을 파는 주체에서 독자와 학습자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 제작자로 자리매김하려면 공공적·민간적 지원 구조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이번 마켓은 그 출발점이었다.
FAQ
Q. 일반 시민이나 독자는 이번 K-북 저작권 마켓에서 어떤 실질적 변화를 체감하게 되나
A. 이번 행사는 출판사와 해외 바이어 사이의 B2B 상담회였으나, 그 성과는 결국 독자의 이용 경험으로 연결된다. 번역서 출간이 늘고 인기 원작이 드라마·웹툰 등으로 제작되면 국내 도서의 해외 유통과 문화 교류가 활성화되어 독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교육용 콘텐츠가 영상화되면 학습 접근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질화되려면 번역 품질과 저작권 처리 과정의 투명성이 함께 확보되어야 한다.
Q. 출판사나 작가가 해외 IP 확장 준비를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실무적 조언은 무엇인가
A. 우선 원작의 국제적 매력을 전달할 수 있도록 간결한 영어·현지어 피치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해외 바이어가 관심을 보이면 번역 시범본, 권리 구조 표준화, 영상화 가능성에 대한 기획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플랫폼사·제작사와의 초기 협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차 저작물 제작에 필요한 권리 범위를 사전에 정리해야 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 공적 지원기관이 제공하는 해외 진출 프로그램과 상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면 비용 대비 효과적인 진입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
Q. 이번 행사가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교사·교육기관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A. 교육 현장에서는 원서·번역서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상·인터랙티브 자료가 학습 자원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사와 교육기관은 교육용 콘텐츠의 저작권 조건을 확인하고, 영상화된 자료를 수업에 통합할 수 있는 교육 설계 역량을 갖춰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평가·과제 설계, 저작물 사용 시 적정한 출처 표기와 권리 보호 절차를 숙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 마켓에서 확인된 OTT·플랫폼사의 참여 확대 추세는 교육용 콘텐츠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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