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김도겸기자] 그리스 산토리니에서 열린 제3차 중·동유럽 국가 반도핑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AI)을 도핑 대응에 활용하는 방안과 선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건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관계자와 26개국 대표가 참여한 이번 회의에서는 데이터 분석과 검사 계획, 조사 절차를 지원할 기술의 가능성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와 인간의 감독 필요성이 강조됐다.
유로뉴스의 10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신기술이 반도핑 기구의 업무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논의했다. 기술 활용의 대상은 검사 자체에 국한되지 않았다. 위반 양상을 분석하고 조사에 필요한 정보를 다루는 과정, 선수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도 논의에 포함됐다.
세바스티앵 질로 WADA 유럽사무소장은 AI가 추세를 이해하고 위반자들이 사용하는 패턴을 찾아내며, 특히 검사 업무를 개선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핑 기관에 유용한 도구가 부정행위를 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기술의 활용 방식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헝가리 체조 챔피언 출신으로 WADA 선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라 헤지는 AI가 선수들의 정보 이해를 돕고 국가별 반도핑 기구의 업무를 더 효과적이거나 수월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각국 기구가 이미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선수들은 그 사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와 법적 쟁점도 함께 다뤘다고 설명했다.
법률 논의에서는 선수의 검색 정보가 이후 절차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쟁점으로 제기됐다. 그리스 국가반도핑기구 징계위원회 부위원장인 변호사 페니 코니치오티는 선수가 플랫폼에서 건강이나 도핑 관련 정보를 검색할 때, 그 정보가 나중에 법적 절차에 활용돼 자신에게 불리하게 쓰일 수도 있다는 점을 처음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니치오티는 이러한 내용을 플랫폼과 이용약관에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글씨 속에 숨겨두는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분명하게 요약해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검색 정보가 실제로 특정 선수의 징계에 사용됐다는 설명이 아니라, 정보 활용 가능성을 사전에 알리는 데 관한 지적이다.
그는 AI의 역할도 정해진 절차와 인간의 판단을 지원하는 범위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에서 증거 수집을 돕거나 스포츠 사건을 판단하는 재판관을 보조할 수는 있지만, 기존 절차나 사람의 판단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참석자들 역시 기술 발전에 맞춰 징계 절차에서 인간의 감독을 유지하는 구체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헤지는 선수들을 위해서만 시스템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선수들과 함께 개발해 신뢰를 쌓는다면, 향후 반도핑 프로그램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투명성과 정보 보안, 개인정보 보호를 명확한 체계 안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치료목적사용면책 규정 및 결과 관리 절차의 변경도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국제 규정과 선수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신뢰할 수 있고 일관된 절차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