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임이솔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호주와의 크리켓 테스트 시리즈에서 승리하면서 남아공 원정과 호주전을 준비하는 잉글랜드에 여러 과제를 남겼다. BBC는 남아공의 스핀볼링, 하위 타순의 득점력, 호주 타선의 변화 등을 짚으며 잉글랜드가 선수 구성과 경기 운영에서 고려할 요소를 분석했다.
남아공은 시리즈 마지막 날 승리를 확정했고, 호주는 2년 반 만에 테스트 랭킹 선두에서 내려왔다. 호주 주장 팻 커민스는 패배 뒤에도 팀이 여전히 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번 시리즈에서 커민스의 볼링 평균은 53.66을 기록했다. 볼링 평균은 위켓 하나를 잡는 동안 내준 점수로, 낮을수록 좋다. 그는 1차전 두 번째 이닝부터 3차전 남아공의 두 번째 이닝 사이에 62오버 넘게 위켓을 잡지 못했다.
잉글랜드의 주요 선택지는 전문 스핀볼러 기용 여부다. 조 루트가 테스트 대표팀 주장으로 복귀한 뒤 잉글랜드는 조프라 아처, 올리 로빈슨, 조시 텅, 거스 앳킨슨으로 구성한 빠른 공 중심의 공격진을 선호했다. 그러나 남아공의 오프스핀 볼러 사이먼 하머는 케이프타운 3차전에서 120점을 내주고 10위켓을 잡아 승리를 이끌었다. 이곳은 잉글랜드의 남아공 원정 3차전이 열릴 장소이기도 하다.
케이프타운 뉴랜즈는 통상 스핀볼러에게 유리한 구장으로 꼽히지 않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사흘째부터 공이 크게 꺾였다. 경기 전체 평균 회전 변화 각도는 4.35도로, 케이프타운 기록 가운데 네 번째로 컸다. 왼손 빠른 공 투수 미첼 스타크와 마르코 얀선이 투구 과정에서 만든 발자국도 하머의 볼링에 도움을 줬다. 잉글랜드전에는 호주 선수인 스타크가 없지만 남아공의 얀선은 남는다.
스핀볼러는 남아공 타선의 약점을 공략할 수단이기도 하다. 남아공 주장 템바 바부마는 호주전 다섯 이닝 중 네 차례 오프스핀에 아웃됐다. 예외는 호주가 주력 스핀볼러 네이선 라이언을 제외한 2차전으로, 바부마는 당시 179점을 올렸다. 남아공은 짧게 튀어 오르는 공에도 어려움을 보였다. 3차전에서는 훅이나 풀 타격을 시도하다 잃은 위켓이 일곱 개였다.
하위 타순의 득점도 시리즈 흐름을 바꿨다. 호주는 승리한 1차전 첫 이닝에서 여섯 번째 위켓을 잃은 뒤 266점을 더했다. 남아공은 2차전 같은 구간에서 315점을 보탰고, 3차전 두 번째 이닝에서는 마지막 다섯 위켓으로 206점을 쌓았다. 상위 타순 이후에도 이닝을 오래 이어가는 능력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공이 오래돼 부드러워질수록 수비 측이 위켓을 잡기는 어려워졌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공을 40오버 이상 사용한 뒤 평균 60구마다 위켓이 나왔다. 잉글랜드가 앞서 뉴질랜드와 치른 시리즈의 같은 기준은 37구였다. BBC는 빠른 득점을 위해 공격해 온 잉글랜드 하위 타순에도 타석을 지키며 이닝을 늘리는 운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호주는 패배 속에서도 맷 렌쇼의 활약을 확인했다. 대표팀 복귀 뒤 처음 온전히 치른 시리즈에서 렌쇼는 평균 61.50점으로 최다 득점자가 됐다. 1차전에서는 5번 타자로 190점을 냈고, 3차전에서는 선두 타자로 74점을 기록했다. 반면 3번 타자 마너스 라부셰인은 테스트 49이닝 연속으로 한 이닝 100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잉글랜드와 호주는 다음 애시스 시리즈에 앞서 3월 멜버른에서 테스트 크리켓 150주년 기념 단판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새롭게 지휘를 맡은 스티븐 플레밍과 주장 루트에게는 렌쇼를 상대할 전략을 시험할 기회다. 왼손 타자 렌쇼는 요크셔 태생이며 잉글랜드 카운티 챔피언십의 1급 경기에서 평균 42.69점을 기록했지만, 잉글랜드 대표팀과 맞붙은 경험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