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은 적게, 건더기는 충분히…익숙한 음식의 조리법부터 바꾸기
달콤한 음료 대신 물, 양념은 조금씩…일상에서 실천하는 건강 식습관
국과 찌개를 먹을 때 국물까지 모두 마시고, 식사 후에는 달콤한 커피나 음료를 마시는 습관. 평범한 식생활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습관이 반복되면 나트륨과 당류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관리해야 하는 고령자에게는 음식의 양뿐 아니라 소금과 설탕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싱겁게 먹거나 단 음식을 모두 끊을 필요는 없다.
평소 먹던 음식에서 국물과 양념을 줄이고, 당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월 6일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공동 개최한 '대국민 단짠 탈출 공모전'의 수상작 25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물·건·덜·삼'을 주제로 진행됐다. 음료보다 물을 선택하고, 국물 대신 건더기를 먹으며, 간식은 덜 달게, 양념은 삼삼하게 먹자는 의미다.
공모전 결과보다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실천 방법이 일상적인 식생활 개선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특히 식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해 온 고령자에게는 식단 전체를 갑자기 바꾸기보다 익숙한 음식의 조리법과 먹는 방법을 조금씩 바꾸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하루 나트륨 3,043mg 섭취…10년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아
질병관리청이 지난 9월 30일 발표한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043mg이었다.
2024년 3,075mg보다 32mg 감소했으며, 최근 10년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 2,000mg 미만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나트륨 2,000mg은 소금 약 5g에 해당한다. 나트륨과 소금은 같은 개념이 아니므로 식품 영양표시를 확인할 때도 구분해야 한다.
2025년 조사에서 확인된 평균 나트륨 섭취량 3,043mg은 WHO 권고 수준의 약 1.5배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30대 이상 남성의 80% 이상이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의 나트륨 만성질환위험감소섭취량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장기간 높은 혈압은 심장질환과 뇌졸중, 신장질환 등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다만 국민건강영양조사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국민 전체의 식생활을 보여주는 지표다.
모든 고령자가 하루 3,043mg의 나트륨을 섭취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개인별 섭취량은 연령과 성별, 식습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음료류 섭취 10년간 34% 증가…설탕 섭취 증가와는 구분해야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식생활의 또 다른 변화도 확인됐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과일류 섭취량은 하루 평균 169.0g에서 107.7g으로 약 36% 감소했다.
반면 음료류 섭취량은 211.8g에서 284.3g으로 약 34% 증가했다.
| 식생활 지표 | 2016년 | 2025년 | 변화 |
|---|---|---|---|
| 과일류 섭취량 | 169.0g | 107.7g | 약 36% 감소 |
| 음료류 섭취량 | 211.8g | 284.3g | 약 34% 증가 |
음료류 섭취량이 증가했다고 해서 설탕이나 첨가당 섭취량도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음료류에는 당이 들어 있는 제품뿐 아니라 당류 함량이 낮거나 없는 제품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다만 설탕이나 시럽이 들어 있는 커피, 가당 음료, 과일맛 음료 등을 자주 마신다면 당류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총당 섭취에 관한 지표도 확대 발표됐다.
총당으로 섭취한 에너지의 비율은 남성 12.1%, 여성 14.2%였다. 총당 섭취로 얻는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20%를 초과한 사람의 비율은 남성 11.9%, 여성 18.4%였다.
여기서 총당은 과일과 우유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당과 식품 제조·조리 과정에서 첨가되는 당을 모두 포함한다.
반면 WHO가 섭취를 줄이도록 권고하는 '유리당'은 식품이나 음료에 첨가된 당뿐 아니라 꿀과 시럽, 과일주스 등에 포함된 당을 뜻한다.
WHO는 유리당 섭취를 하루 총에너지의 10% 미만으로 제한하고, 가능하면 5% 미만으로 줄일 것을 권고한다.
따라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총당 에너지 섭취 비율을 WHO의 유리당 권고 기준과 직접 비교해 초과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고령층 식생활, 나트륨·당류뿐 아니라 영양 부족도 살펴야
고령자의 식생활 관리는 단순히 나트륨과 당류를 줄이는 문제만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 치아와 잇몸 상태, 씹는 능력, 식욕, 복용 약물, 만성질환 등에 따라 식사량과 음식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혼자 식사하거나 음식을 준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간편식이나 국·찌개, 반찬류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식생활 특성이 모든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70대 이상 여성의 신체활동 비실천과 만성질환 문제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남성 70대 이상에서는 저체중 유병률이 4.7%로 확인됐다.
이는 고령자의 건강관리에서 과잉 섭취뿐 아니라 영양 부족과 체중 감소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혈압이 있는 고령자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병이 있다면 당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와 간식을 줄이고 전체 식사의 탄수화물 양과 균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식욕이 떨어지거나 체중이 감소하는 고령자가 음식의 간을 지나치게 제한해 식사량까지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신장질환이나 심부전 등으로 식이 제한을 받고 있다면 나트륨뿐 아니라 수분과 칼륨 등의 섭취도 개인 상태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따라서 고령자의 식생활 개선은 무조건 적게 먹는 방식보다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과도한 나트륨과 첨가당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물보다 건더기…국·찌개 먹는 방법부터 바꾸기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국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국과 찌개에는 소금과 간장, 된장, 고추장 등 나트륨이 포함된 양념이 들어간다. 특히 국물을 많이 마시면 음식에 녹아 있는 나트륨을 함께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국이나 찌개를 먹을 때는 국물을 모두 마시기보다 건더기를 중심으로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건더기에도 양념이 배어 있을 수 있으므로 국물을 남긴다고 해서 나트륨 섭취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을 조리할 때부터 소금과 간장의 양을 줄이고, 채소와 버섯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맛을 내는 것이 좋다.
멸치나 다시마 등을 이용한 육수도 소금이나 간장을 많이 넣으면 나트륨 함량이 높아질 수 있다. 육수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저염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고혈압 환자의 식사요법으로 하루 소금 섭취량을 5g 이하로 제한하고, 채소와 과일, 단백질 등 다양한 영양소가 균형 있게 포함된 식사를 권고하고 있다.

소금 대신 향신 채소 활용…조리법 바꾸면 맛 유지에 도움
음식의 간을 줄일 때는 소금이나 간장을 한꺼번에 없애기보다 사용량을 조금씩 줄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마늘과 양파, 대파, 생강, 후추, 식초, 레몬즙 등 다양한 향과 신맛을 활용하면 소금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음식의 맛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물을 무칠 때 간장을 많이 넣는 대신 다진 마늘과 참기름, 식초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생선이나 고기를 조리할 때도 소금을 과하게 뿌리기보다 후추와 마늘, 허브 등을 이용해 풍미를 더할 수 있다.
다만 시판 양념장이나 소스에는 나트륨과 당류가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용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간장과 된장, 고추장, 쌈장 등은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유용하지만 나트륨 함량이 높을 수 있다.
양념을 음식 전체에 많이 섞기보다 별도로 담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저염 간장이나 저염 소금도 무조건 많이 사용해도 되는 제품은 아니다.
일부 저염 소금은 나트륨 대신 칼륨을 사용하므로 신장기능이 저하된 사람이나 특정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의료진과 상담할 필요가 있다.
달콤한 커피와 음료, 물이나 무가당 제품으로 바꾸기
당류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 마시는 음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설탕이나 시럽이 들어 있는 커피, 가당 차, 탄산음료, 과일맛 음료 등은 식사 외에 당류를 추가로 섭취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식약처가 제안한 '음료보단 물'은 이러한 습관을 바꾸기 위한 실천 방법이다.
평소 달콤한 커피를 하루 여러 잔 마신다면 설탕이나 시럽의 양을 줄이거나 무가당 커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가당 음료 대신 물이나 무가당 차를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당류가 적다는 이유로 모든 음료를 무제한 마셔도 되는 것은 아니다.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심부전이나 신장질환 등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사람은 물을 많이 마시라는 일반적인 권고를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과일주스 역시 과일을 그대로 먹는 것과 같지 않다. 주스는 제조 방식에 따라 식이섬유가 적고 당류를 비교적 빠르게 섭취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의학적 제한이 없다면 과일은 주스보다 적절한 양의 통과일 형태로 먹는 것이 식이섬유 섭취 측면에서 유리하다.
식품 영양표시, 나트륨과 당류를 함께 확인해야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는 제품 앞면의 '저염'이나 '저당' 표시만 보기보다 영양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나트륨과 당류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표시된 수치가 제품 전체 기준인지 1회 섭취량 기준인지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제품의 영양정보가 1회 제공량을 기준으로 표시돼 있다면 실제로 두 배의 양을 먹을 때 나트륨과 당류 섭취량도 그만큼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무설탕'이라는 표현이 모든 종류의 당류가 전혀 없거나 열량이 없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다. 제품에 따라 당알코올이나 감미료 등이 사용될 수 있으므로 원재료명과 영양정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령자가 글씨가 작은 영양표시를 읽기 어렵다면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휴대전화 확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 같은 종류의 제품끼리 나트륨과 당류 함량을 비교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고혈압·당뇨병 예방, 작은 식습관 변화부터
나트륨과 당류를 줄이는 식생활은 고혈압과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나트륨과 당류를 줄이는 것만으로 모든 만성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 적절한 단백질 식품, 통곡물 등 다양한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는 특히 근육량과 체중 감소, 영양 부족 여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식약처가 제안한 '물·건·덜·삼'은 거창한 식단 변경보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음료 대신 물을 선택하고, 국물은 조금 남기고, 달콤한 간식의 양을 줄이며, 조리할 때 양념을 조금 덜 넣는 것이다.
처음부터 모든 식습관을 바꾸기 어렵다면 하루 한 끼의 국물 섭취를 줄이거나 달콤한 음료 한 잔을 무가당 음료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건강한 식생활의 핵심은 무조건 싱겁고 달지 않게 먹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영양은 충분히 섭취하면서 나트륨과 첨가당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고, 이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