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274화 강인했던 어머니, 이젠 어머니까지

누군가를 돌보는 사람에게도 충분한 쉼과 돌봄이 필요하다

부모님께서 나를 지켜주셨던 시간만큼 나도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고 있는가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ChatGPT]

 

강인했던 아버지의 달라진 모습

몇 해 전, 아버지께서 협심증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으셨다. 그 당시 병원에서 마주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언제나 강인하게만 느껴졌던 아버지였다. 그런데 병원에서 바라본 아버지는 내가 알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는 언제나 든든한 존재였다. 힘든 일이 있어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셨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오셨다. 그런 아버지께서 병원에서 치료받고 계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다행히 시술을 잘 마치셨고, 이후 아버지께서는 건강을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셨다. 꾸준히 운동을 시작하셨고, 오랫동안 함께했던 술과 담배도 모두 끊으셨다. 그렇게 건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시며 일상을 이어가고 계신다.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지난주, 이번에는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이번에는 어머니였다

지난주,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는 이야기였다. 순간 걱정이 앞섰다. ‘혹시 머리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서둘러 어머니를 모시고 인근 지역의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약 두 시간 동안 여러 검사가 이어졌다. CT와 MRI 검사까지 모두 마친 뒤 결과를 기다렸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다행히 머리에는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제야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응급실에서는 신경과 진료를 권유했고, 우리는 진료를 예약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모시고 신경과에 다녀오셨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편두통과 이석증 관련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시며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의 지난 몇 달을 돌아보았다.

 

어머니도 쉬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어머니께서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계신다. 하루에 두 집을 방문하며 어르신들을 돌보고 계신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몸을 움직이는 일도 많겠지만, 사람을 대하며 마음을 쓰는 일도 적지 않을 것이다. 어머니께서도 최근 몇 달 동안 무리하셨다는 사실을 인정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가족을 위해 부지런히 살아오셨다. 어릴 적부터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는 늘 강인한 분이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셨고, 가족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셨다. 그런 모습이 익숙했기에 앞으로도 언제나 건강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문득 어머니도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어머니는 가족을 돌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머니의 몸과 마음도 누군가가 살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돌보는 사람에게도 충분한 쉼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어쩌면 나는 그 당연한 사실을 너무 늦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부모님도 나이를 드신다는 사실

어느덧 환갑을 넘기신 어머니. 생각해보면 나는 어머니가 나이를 드신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살아왔던 것 같다. 내 기억 속 부모님은 언제나 강인한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든든한 존재였고, 어머니는 무엇이든 해내실 것 같은 분이었다. 그런데 몇 해 전 아버지께서 협심증으로 시술을 받으셨고, 이번에는 어머니께서 갑작스러운 두통으로 응급실을 찾으셨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흐른다. 나이가 들면서 몸의 상태도 달라질 수 있고, 이전에는 거뜬히 해내던 일들이 어느 순간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막상 부모님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그 의미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우리 부모님도 나이를 드시는구나.’ 그 사실이 조금은 서글프게 느껴졌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어머니께서는 두통을 앓고 계신다. 검사에서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통증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걱정이 된다. 하루빨리 통증이 가라앉고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오시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요즘은 어머니의 상태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기도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내 건강을 얼마나 챙기고 있을까

‘나는 내 건강을 얼마나 챙기며 살아가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나 역시 언제나 건강할 것처럼 살아간다. 아직 젊다는 이유로, 당장 아픈 곳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을 뒤로 미루곤 한다. 해야 할 일이 많으면 쉬는 시간을 줄이고,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미루기도 한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정작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건강은 언제나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때로는 하던 일을 멈추고 쉬어갈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오랫동안 이어온 생활 습관을 바꾸는 일도, 바쁜 일상 속에서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는 일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조금씩 실천해보고 싶다.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도. 부모님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정작 나 자신의 건강에는 무심하다면 그것 역시 돌아봐야 할 일이 아닐까.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부모님께서 나이를 드시고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실감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부모님의 건강과 일상에 평소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정작 나 자신의 건강은 소홀히 하고 있지 않은가?

사랑하는 가족과 오래도록 건강하게 함께하기 위해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결국 이제는 내가 부모님을 살펴야 할 때

몇 해 전에는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 그렇게 부모님의 달라진 모습을 마주하면서 나 역시 조금씩 삶을 배워가는 것 같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께서 언제나 나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프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부모님께 기대었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두 분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어느덧 나도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었다. 아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지금, 부모님께서 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마음을 쏟으셨을지 조금씩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두 분의 건강을 더 자주 살피고 마음을 써야 할 때가 되어가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부모님의 모든 어려움을 대신 해결해드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건강은 어떠신지 먼저 여쭙고, 몸이 불편하실 때 곁에서 살피며, 필요할 때 함께 병원을 찾는 일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작은 관심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지금은 어머니의 두통이 하루빨리 호전되기를 바란다. 며칠째 이어지는 통증이 가라앉고, 다시 편안한 일상을 보내실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도 지금처럼 건강을 잘 관리하시며 오래도록 우리 곁에 계셔주셨으면 좋겠다. 언제나 강인하게만 느껴졌던 부모님. 이제는 두 분도 충분히 쉬어가셨으면 한다. 부모님께서 나를 지켜주셨던 시간만큼, 앞으로는 나도 두 분의 건강과 일상에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며 살아가고 싶다.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서로의 곁을 지킬 수 있기를 바라면서.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11.08 20:03 수정 2026.11.0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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